2017.02.02 경제기사 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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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미국 생산 증가 우려에 하락…WTI 0.6%↓
두바이유 가격, 18개월 만에 최고치…55달러선 근접
달러화 약세 지속에 추가 하락 전망… 1144원 수준 예상
트럼플레이션·中경기회복에 원자재값 상승…리플레시대 개막
국제 금값, 달러약세에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

[경영일반] 4년여만에 2%대로 치솟은 물가

계란·배추 등 식품물가 1월에만 4.4%↑
油價 고공행진…물가 더 끌어올릴 듯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치인 2%에 진입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계란값은 60%나 껑충 뛰었고, 작년 말부터 국제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2012년 10월(2.1%)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정부의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예측치(1.6%)보다도 0.4%포인트 높다. 2%대 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식료품·비주류음료와 교통 분야였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년 전보다 5.3%, 교통은 3.8%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각각 0.73%, 0.41%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월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 채소·과일·생선·조개류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12.0% 상승했다. 지난해 9월(16.6%)부터 5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은 작년 여름 유독 무더웠던 날씨 탓에 작황이 부진했던 게 수급 불균형을 일으켰고,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도 많이 뛰었다. 계란값 폭등은 AI가 주범이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내내 확산되다가 최근 잠잠해진 AI가 계란값을 1년 전보다 61.9% 올렸다. 계란값은 AI가 발생하기 전 1판(30개)에 5000~6000원이었다가 발생한 후 1만원을 넘겼고, 최근에는 9일 연속 하락하며 이날 현재 1판에 8749원이다.

계란뿐 아니라 배추(78.8%), 무(113.0%), 당근(125.3%) 등의 가격도 1월에 급등했다. 이에 지난달 식품물가는 4.4%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배 넘게 상회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제 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도 물가에 반영됐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8.4% 올랐다. 휘발유는 8.9%, 경유는 12.2% 각각 상승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가 전망이 그렇다. 작년에는 유가가 물가를 억누르는 상황이 계속됐는데, 올해에는 여기서 탈피해 반대로 유가가 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작년에는 배럴당 20~40달러 선에서 움직였지만, 지난해 말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올해는 5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바구니·식탁 물가도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봄철 배추와 무 등은 4~5월이 돼야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년 전보다 5.3%, 교통은 3.8%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각각 0.73%, 0.41%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월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전년 동월 대비 8.5% 올랐다. 채소·과일·생선·조개류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12.0% 상승했다.
지난해 말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올해는 5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일반] 에쓰오일, 유화·윤활유부문 실적 쌍끌이

■ 불황 파고 넘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

 에쓰오일이 석유화학산업 호황 덕에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쓰오일은 2일 "지난해 매출액 16조3218억원에 영업이익 1조69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8%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07%나 늘었다. 에쓰오일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울산공장 시설 개선 사업 등의 효과로 10.8%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 호황의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선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는 55%를 차지했다. 특히 윤활유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연간 기준으로 32%에 달했다. 에쓰오일은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유 부문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일본의 노후 정유시설을 포함한 80만배럴 규모 시설 폐쇄가 예정돼 있어 수익성의 기준이 되는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화학 부문과 윤활유 부문에서도 작년 못지않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총 3조1900억원 투자에 나선다. 작년(1조755억원) 대비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시작한 울산공장 고도화 및 석유화학복합시설 투자가 올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2018년까지 총 5조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공정이 끝난 뒤에 남은 잔사유에서 휘발유 등을 생산하는 고도화 시설과 각종 석유화학 제품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작년 말 현재 34.7%의 공정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8%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07%나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 호황의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선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에서는 55%를 차지했다. 특히 윤활유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연간 기준으로 32%에 달했다.

[금융] 하나銀 `부자 보고서` "부동산 보단 금융자산"

올 유망상품 ELS·ELT 꼽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굴리는 부자 고객들이 올해 부동산 투자는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2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7년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부자 고객 1028명(운용자산 10억원 이상)의 절반 이상(56%)이 올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투자 규모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이 24%에 달했는데 이는 반대로 금융자산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응답자(12%)의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하고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 투자 매력도가 확 떨어졌기 때문이다.

선호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지수연계증권(ELS)과 지수연계신탁(ELT)이 꼽혔다. 김지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ELSELT는 주식에 비해 투자 위험도가 낮으면서 수익률은 예·적금보다 높다"며 "리스크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한 수준에서 중수익을 노릴 수 있어 부자들의 선호도가 꾸준히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단기 금융상품이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기예금과 외화예금에 대한 투자 선호도도 높았다. 주식형 펀드 투자와 주식 직접투자 등도 선호하는 금융상품에 포함은 됐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선호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부동산 투자는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ELSELT는 주식에 비해 투자 위험도가 낮으면서 수익률은 예·적금보다 높다"며 "리스크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한 수준에서 중수익을 노릴 수 있어 부자들의 선호도가 꾸준히 높은 것 같다"

[금융] 베어링가치형펀드, 매출·이익·미래성장 가치주 발굴…1년 수익률 15%

가치주펀드 평균대비 50배 성과…금리·물가 상승기에 가치주 유리
삼성전자 등 대형주 비중 65%

◆ 상품 분석 / 베어링가치형펀드 ◆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실적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에 꽂혔다. 특히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 성적표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부 전문가들은 3년 만에 다시 가치주 펀드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이 중에서도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가치형펀드'는 국내 가치주 펀드 중에서 성적표가 최우등생 수준이다. 2006년 출시된 '베어링가치형펀드'는 '베어링고배당펀드'와 함께 국내 주식형 펀드 부문의 강자로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베어링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다.

2일 펀드평가사인 KG제로인에 따르면 베어링가치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지난달 31일 기준)은 14.8%에 달했다. 최근 2년 수익률은 16.7%였다. 가치주 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이 최근 1년 0.3%, 최근 2년 0.1%였던 점을 감안하면 베어링가치형펀드 수익률은 '압도적'이었다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꾸준함이 이 펀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120%가량으로 매년 10%가량의 수익률을 내온 셈이다.

가치주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기업의 가치보다 주가가 낮다고 판단되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상품이다.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가치주 펀드 실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시장은 올해 가치주 펀드 수익률에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가치주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는 점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한 분위기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베어링가치형펀드의 차별화된 가치주 운용 전략은 백화점식으로 단순히 저평가 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가치함정(항상 주가가 싼 기업)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매출과 순이익이 동시에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저평가 영역을 빠르게 탈피할 수 있는 종목을 찾아내는 데 전력하는 것이다.

또 주가가 시장이나 동일 업종과 비교해 높더라도 상대적 가치가 부각되는 가치주에 투자한다. 높은 브랜드 가치를 지닌 기업, 경쟁 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견고한 사업모델이나 신기술을 갖추고 있는 기업, 뛰어난 경영능력이 있는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 문화·콘텐츠 등 탁월한 무형자산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 중 상대가치가 부각되는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이와 함께 현금 창출과 배당능력이 뛰어난 기업, 일시적 업황 악화·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기업 등도 편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베어링자산운용은 계량모형을 활용해 개별 기업의 가치·성장 잠재력 등을 철저히 분석한다. 장기적 사업 전망과 미래 실적이 불투명한 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조치다.

덕분에 수익률은 물론 샤프지수도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샤프지수란 펀드가 한 단위의 위험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얻은 초과수익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따라서 샤프지수가 높을수록 투자 성과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베어링가치형펀드의 샤프지수는 최근 1년은 1.0, 최근 6개월은 1.7로 다른 가치주 펀드의 평균인 -0.1을 크게 상회한다. 이는 곧 대다수의 가치주 펀드가 손실을 낸 데 반해 베어링가치형펀드는 꾸준히 초과수익을 올렸다는 것을 뜻한다.

작년 11월 1일 기준 펀드가 담은 주식 종목은 총 83개다. 대형주 투자 비중이 65.1%로 높다. 펀드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로 펀드 내 비중이 16.05%다. 이어 포스코(3.2%) 롯데케미칼(2.2%) 현대차(2.2%) SK에너지(2.2%) 등이 상위 보유 종목이다. 신광선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 철강 화학 기계 조선 IT하드웨어 소재 등의 저평가 가치주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투자했던 점이 성과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할 때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며 "미국이 올해에도 세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데다 국내 금리도 추가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PER(주가수익비율)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어링가치형펀드의 차별화된 가치주 운용 전략은 백화점식으로 단순히 저평가 기업에 투자하기보다는 가치함정(항상 주가가 싼 기업)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매출과 순이익이 동시에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저평가 영역을 빠르게 탈피할 수 있는 종목을 찾아내는 데 전력

[부동산] `35층 덫`에 갇힌 강남 재건축

법이나 조례 아닌 가이드라인에 불과한데 50층 잠실5단지는 보류, 35층 반포는 통과

 서울 강남 아파트 재건축이 '35층의 덫'에 갇혔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계획이 전날(1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됐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는 종상향해 50층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시의 반대에 막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압구정 일대 1만가구는 추진위 설립조차 하지 못한 채 묶여 있다.

이에 비해 서울시의 35층 규제를 받아들인 반포 일대 재건축은 순항 중이다. 반포1, 2, 4주구(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지난달 본회의에서 수권소위원회로 이관돼 사실상 통과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반포14차 재건축 역시 최고층수를 34층으로 하고 지난 1일 도계위의 용적률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가 강남권 재건축 승인의 핵심 잣대로 사용하는 '35층 규제'는 2013년 수립한 '2030 서울플랜'에 근거하고 있다. 이 플랜에 포함된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원칙'과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가 원칙이라고 명기했다.

그러나 이는 가이드라인일 뿐 법이나 조례가 아니다. 서울시 행정의 지침이지만 도시계획위원회 통과라는 형식을 통해 법적 효력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계법) 16조는 지자체의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여건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개략적으로 수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030서울플랜은 35층을 못박음으로써 국계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석주 서울시의원은 "선진국 어디에도 층수를 이렇게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곳은 없다"며 "층수보다 중요한 것이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갖춰 첨단미래도시, 국제관광단지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미국 뉴욕시의 경우에도 일률적 높이 규제의 한계를 인정해 특별구역이나 주변이미지정합지구 등을 통해 도시이미지 형성을 위한 높이 관리를 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싱가포르는 공간의 용도와 기능을 구분한 '조닝(zoning)' 개념을 도입해 높이를 관리한다.

35층 규제는 적용 일관성에서도 논란이 제기된다. 2014년 4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잠실주공5단지의 대로변 인접 일부 동에 한해 50층까지 건축할 수 있다는 자문 결과를 낸 적이 있다. '잠실 일대는 일반 주거지역만이 아니라 광역중심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후 강남 아파트 재건축 연한이 일제히 도래하면서 많은 조합들이 35층보다 높은 고층 아파트 건축을 희망하자 서울시는 잠실에까지 제동을 걸었다.

서울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미국 뉴욕시의 경우에도 일률적 높이 규제의 한계를 인정해 특별구역이나 주변이미지정합지구 등을 통해 도시이미지 형성을 위한 높이 관리를 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싱가포르는 공간의 용도와 기능을 구분한 '조닝(zoning)' 개념을 도입해 높이를 관리한다.

[부동산] 법은 `탄력 대응` 요구…서울시는 `35층 고집`

대치은마, 35층보다 가구수 증가 없는 50층인데도 제동
잠실주공5단지, 광역중심 포함되지만 "더 높이는건 곤란"
단지별 이해관계 다른 압구정은 `통합` 묶어 35층 적용

35층 덫에 걸린 강남권 재건축

 35층을 받아들인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강남 3구에 위치한 소위 '한강변 3총사'는 재건축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서울시 방침에 순응해 35층을 받아들인 반포는 정비계획안이 속속 통과되며 속도를 내고 있고, 그렇지 않은 잠실과 압구정은 답보 상태다.

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합쳐서 8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한강변 단지이지만 지난달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수권소위원회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정비계획안이 통과된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은 됐으나 과거 서울시가 '광역중심지구'로서의 기능을 인정한 만큼 기대감을 모았던 잠실주공5단지는 첫 상정에서 보류 처리를 받아 소위원회로 보내졌다.

결국 법에서는 지자체가 도시계획을 만들 때 탄력적으로 대응토록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아랑곳하지 않는 셈이다. 50층을 원하는 재건축 아파트들이 단순히 개발 차익을 노리기보다 지역과 환경에 적합한 개발안을 내놓더라도 '35층 규제'는 요지부동이다.

일례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조합은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대로변 4개의 동뿐 아니라 제3종 주거지역에 있는 동에 대해서도 일부 50층을 짓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역 사거리가 광역지역이라 이곳과 가까운 곳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까지 지을 수 있다는 조합 측의 주장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2년여 전 도계위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부분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조합 측이 이 4개 동에 대해선 50층을 양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4개 동 외에 한강변과 안쪽에 위치한 동에 대해선 서울시의 35층 규제에 맞춰 설계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이 밖에도 이 단지가 워낙에 크다보니 교통 문제와 주차장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충분히 계획안에 담기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부채납 비율을 높게 하는 대신 임대주택을 아예 넣지 않겠다고 한 것도 서울시와 도계위원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합은 용적률 315%로 6483가구를 짓겠다는 안을 내놓은 상태다. 이 중 소형임대주택은 없다.

조합은 한강과 석촌호수를 연결하는 가교와 공원, 문화시설, 학교용지 등 공공시설 기부채납 비율을 22%까지 올린 만큼 임대주택이 없어도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시 도계위는 이것이 타 아파트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은 "기부채납 명목으로 현재 설계가 된 공공건축물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돌리는 안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소위원회에서 현장 실사 등을 나올 예정인 만큼 다양한 수정안을 준비해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층수의 덫에 걸린 것은 한강변 아파트만이 아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역 랜드마크가 될 50층 아파트 건축을 추진하면서 발이 묶여 있다. 1979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현재도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14층짜리 아파트 28개 동이 성냥갑처럼 늘어서 있다. 이 때문에 주차장 확보도 제대로 안 돼 몸살을 앓고 있고, 동 간격이 좁아 프라이버시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유주들은 재건축 때 이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용적률은 법에서 정한 한도에 맞추되 50층까지 층수를 올리고 대신 동 수를 줄여 아파트 간 간격을 확보하고 디자인에도 신경 쓰겠다는 것이 은마아파트 추진위 측의 바람이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50층으로 올린다고 해서 35층으로 지을 때보다 가구 수가 많아지는것도 아니다. 집주인들의 욕심으로 몰아붙이는 건 맞지 않는다"면서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재건축을 한다면 동 간격도 넓히고, '교육1번지' 명성에 걸맞은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하는 게 낫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 역시 35층 문제로 추진위조차 설립하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특히 구현대와 신현대의 경우 은마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가까운 동 간격과 주차장 부족 문제가 있어 재건축 시에는 동 수를 줄이고 높게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든 지역에 다 똑같은 층수를 적용하는 곳은 없다"며 "과학기술 발전을 활용해 합당한 절차를 거쳐서 바꿔 나가야 한다", "높은 건물을 지으면 한강변 조망에 방해가 된다고 하는 의견이 있는데, 오히려 35층으로 다닥다닥 붙여 짓는 게 더 경관에 방해가 된다",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의 핵심은 층수가 아니라 한강을 주민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얼마나 잘 돌려줄 수 있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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