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 꿈이 없어도 괜찮아

일상/영화리뷰|2021. 1. 2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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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소울>은 ‘태어나기 이전의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심오한 종교적, 존재론적 의미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다.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아야기이다.

 

소울 줄거리

 

먼저 이 남자, 조를 소개해야겠다. 중학교 밴드부를 지도하는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 재즈를 접한 후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일찌감치 결정한 사람이다. 언젠가는 꿈꾸던 무대에 설 수 있으리라 생하고 계속 음악을 해 오고 있지만 지금 조가 서 있는 곳은 어린 아이들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삑삑거리는 악기소리를 내는 밴드부 교실이다. 물론 그 중에서 눈에 뜨이는 학생 한 명 덕분에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조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이름난 재즈 클럽의 당일 연주에 피아노를 맡아 줄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고 클럽에서 연주하는 옛 제자가 조를 섭외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 기쁜 나머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조는 그만 맨홀에 빠지고 만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던 조는 허겁지겁 도망치다가 다른 세계로 빠져버린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들이 모여 지구에서 탄생하는 데 필요한 통행증을 채워가는 그 곳, 수많은 제리들이 영혼들을 돌보는 그 곳에서 얼떨결에 조는 ‘22’의 멘토가 된다.

 

꿈이 있어야만 행복한 것일까?

 

우리의 일상을 떠올려 보자. 매일이 비슷한 것 같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아차릴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리고 청각을 자극하는 온갖 소리들과 마음을 찔러대는 온갖 것들로 늘 피곤하고 지쳐있는 일상.(그렇게 떠올린 일상과 삶은 서글프다)

하지만 조금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에겐 수많은 친구들이 있다. 작지만 단단하고 온기가 있으며 곧 사그라질 듯 보잘 것 없지만 분명 용기와 활력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 문득 바라본 하늘과 구름, 세상을 눈부신 빛으로 감싸주는 태양과 야옹 하고 울어주는 고양이와 반갑게 꼬리를 쳐주는 강아지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 조각과 손에 움켜 쥔 따끈한 커피 한 잔...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나기 싫어하던 ‘22’의 마지막 한 칸은 바로 이런 ‘일상의 사소하고 소소한’ 조각으로 채워진다.

꿈을 좇는다는 건 분명 필요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면 희생하고 봉사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단단히 다져가는 시간을 갖는 이 모든 것들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당신을 채우고 있는 것, 당신을 감싸고 있는 것,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아보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인 것이다. 그러니 남들처럼 큰 꿈이 없다고, 재능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나의 ‘불꽃’은 그것이 아닐 뿐이지 저마다 ‘불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울>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로가 필요한 때 우리를 찾아 온 훌륭한 작품이다. 당신이 조이든 ‘22’이든 상관없다. 그저 일상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당신이면 충분하다.

 

 

<소울>은 묻는다. 당신의 삶과 일상,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그리고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이 왜 소중하고 당신의 삶이 왜 아름다운지. 큰 소리를 내지도 않고 어렵게 꼬아서 말하지도 않고 강하게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소울>은 슬며시 우리 곁에 작은 온기를 퍼뜨려 주는 것으로 설교를 대신한다.

#소울 #꿈이없어도괜찮아 #일상의소중함 #작은것에행복 #불꽃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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