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 : 김지운감독

일상/영화리뷰|2018. 7. 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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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키마인드입니다.

오늘은 주말에 관람한 [인랑]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근데 솔직히 포스팅까지 해야 하나? 생각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예고편으로 [인랑]을 보았을때 "강철비"같은 느낌의 영화일 줄 알았습니다. 남과북의 상황을 가지고 많은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들이 있는 영화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헌데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느낀점은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들도 화려했고 주제도 이야기할 거리가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지극히 개인적 관람평입니다)

저는 영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대로 이야기 할 뿐입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하게 하거나 액션신이 화려했다거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등 한가지라도 와닿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본 [인랑]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그야말로 無의 감정을 느끼며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그것도 진작에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좌석 위치가 중앙인지라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워낙 영화적 지식수준이 낮으니 기사를 인용하여 [인랑]이 전하고자 했던 진짜 메세지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ㅣ 인랑, “외로운 늑대 따뜻한 인간”

‘코미디’에서 ‘잔혹스릴러’까지 충무로의 장르대가 김지운 감독이 선택한 신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의 실사영화 프로젝트이다. <인랑>은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가 창조해낸 ‘대체역사’ 액션물이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몇 편의 연작물로 만들어진 ‘인랑’이야기는 이번에 충무로에서 실사영화로 완성된 것이다.

일본 원작(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 애니메이션,1999년)의 경우는 1960년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독특한 대체역사를 다룬다. 2차 세계대전에 미국은 참전하지 않았었고, 독일이 일본에 핵무기를 떨어뜨렸고, 일본은 독일의 식민지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다. 이후 경제성장 과정에서 과격시위가 일상화되고, 이를 막기 위한 정부 내 권력기간-경찰,공안,수경사,특기대 등-간의 권력 다툼이 처절하게 펼쳐진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 내레이션으로만 커버 가능한–슬쩍 던져놓는- 장치에 불과하다. 영화는 결국 거대 권력기간의 졸(혹은 개)에 불과한 인물의 자아성찰에 대해 다룬다.

김지운 감독은 한국에서 실사영화로 만들면서 다른 시대적 배경을 구축한다. 2029년의 통일한국이다. 남과 북은 5년 내 통일을 목표로 차근차근 통합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주변강대국의 딴지와 국내 공안기관 내 반통일세력이 어깃장을 놓는다. 그래서 경제는 악화되고 시위가 일상화된다. (한국판도 영화 시작 전 던져놓은 내레이션으로 충분하다!) 그 갈등의 중심에 특기대 요원 임중경이 있다. 임중경은 시위진압에 나갔다가 한 소녀의 여린 눈을 보고 방심했다가 자폭테러에 희생될 뻔하다. 그리고, 이야기는 통일의 거창함도, 미래세계의 암울함도 사라진다. 빛나는 비주얼과 육중한 강화복, 그리고 액션과 멜로의 어색한 동거가 영화를 이끈다.

김지운 감독은 이 영화가 집단에서 떨어져나간 개인의 자아성찰을 다룬다고 이야기한다. 상명하복, 집단의 목표에 기꺼이 충성하고, 희생하는 군인정신에서 벗어나 ‘인랑’으로 길러진(훈련된) 대원이
‘어이없는 일로’ 진로를 바꾸는 것이다. “왜?”,“무엇을 위해?”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각성을 다루는 것이다. 아마도 AI가 어떻게 인간의 심장을 갖게 되어, 회로고장을 일으켰다면 오히려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수많은 군중집단 속 한 개인의 고뇌와 트라우마를 ‘통일의 거창함’과 ‘강화복이라는 미학’속에서 뽑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김지운 감독은 초반부 광화문 데모(진압)씬에서 압도적인 액션씬을 선사하고, 남산타워, 지하수로 장면 등을 통해 오리지널 <인랑>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월등한 비주얼 액션을 선사한다. 액션의 이면에는 공안기관과 경찰기관 등 권력기관의 암투와 입신양명의 배신, 그리고 프락치 존재의 절망감이 뒤섞여있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결국 늑대가 되지 않으려는 인간을 이야기한다. 아니면, 늑대가 될 수 있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준 셈이다.

2029년의 미래는 여전히 방석복과 화염병, 공안들이 설치는 정치적 사회이다. 프락치가 되거나, 탈영병이 되어야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게 되다니. 김지운 감독이 그린 미래 통일(직전) 한국의 암울한 상상도이다. 강화복 옵티큘러에 김이 서려 길을 잃은 게 확실해 보인다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전문기자의 기사를 읽더라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 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인랑]의 관계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은 참고하셔도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실 겁니다.


 ㅣ 영화 [인랑]의 캐릭터들...

섹트: 반통일 전선의 최선봉에 선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중국이 동북아의 맹주를 선언하고, 일본이 재무장하고 동북아에 전운이 감돌자, 불안감을 느낀 남북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들의 무역 봉쇄와 석유수입제한 등으로 사회적인 불안이 고조되고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자 생겨난 강력한 무력을 갖춘 반정부테러단체. 반통일전선을 구축해, 국가시설과 랜드마크 파괴 등의 게릴라식 테러와 전례가 없는 강력한 폭력 시위로 정국을 일대 혼란 속으로 빠트린다.
 
 특기대: 섹트를 제압하기 위해 통일준비정부가 설립한 새로운 경찰조직

 통일준비정부가 섹트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한 새로운 경찰조직. 수도경비특수기동대, 줄여서 특기대라 부른다. 가공할 만한 화력으로 섹트의 강력한 무력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력으로 혼돈에 처한 치안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간다. 대통령의 통일 플랜으로 존립 근거가 미약해진데다가 특기대라는 새로운 권력기관의 등장에 불만을 품은 국가정보기관 공안부는 과잉진압이라는 비난 여론을 등에 업고 끊임없이 특기대 해체를 주장한다.
 
 공안부: 통일준비정부와 특기대에 맞서 권력 장악을 꾀하는 국가정보기관

 남북 분단으로 인해 공고하게 권력의 핵심에 위치했던 국가정보기관. 남북 정부가 극비리에 계획한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자신들의 존립 근거가 불안해지자 대통령의 통일 플랜에 불만을 품는다. 섹트로 인한 치안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 특기대 또한 눈엣가시다. 특기대로 인해 입지가 약화된 기존 경찰 조직 및 군 수뇌부와 이해관계를 같이 해, 여론을 선도할 특기대 관련 스캔들을 기획하고. 이를 통해 특기대 해체와 권력의 장악을 노린다.

ㅣ "인랑" 줄거리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민생이 악화되는 등 지옥 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혼돈의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자
‘섹트’를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가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이에 입지가 줄어든 정보기관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돌이켜보면 나의 영화적인 동력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대한 끌림이었다. 애니메이션 <인랑>에서 느꼈던 어떤 전율과 매혹의 순간들이 나를 뒤흔들어 놓았고, 그 무모한 끌림을 에너지로 해서 <인랑>의 영화화라는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전후, 혼돈기를 배경으로 한 심오한 세계관과 독보적인 무드. 그리고 인간병기로 길러진 주인공이 겪는 깊은 마음의 행로에 인랑 앓이를 시작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다루는 SF장르에 대한 끌림 또한 컸다. 처음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만 해도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의 통일은 그 자체로 SF였다. 그 만큼 민족적 염원도 컸고 그 만큼 요원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통일을 준비 중인 시기의, 혼돈기의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 한국에서 SF가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인랑>의 세계는, 통일 한국이 신흥 강국으로 떠오를 것을 두려워한 강대국들의 경제 제재로 민생이 악화되자 반정부 테러리스트 단체 ‘섹트’가 등장하고 이에 맞선 가공할 무장력의 경찰조직 ‘특기대’가 등장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분단 구조의 고착화로 이익이 생기는 무리가 있고 거기에 이해관계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관이나 테크노크라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기반하여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들, 통일 조성에 반기를 든 권력 핵심에 머물고 있던 정보기관인 공안부가 새로운 권력집단인 특기대의 등장에 불만을 품고, 특기대를 말살시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권력기관 간의 대결과 전쟁으로 확장되는 근 미래의 혼란과 암투를 다루고 싶었다.

이러한 미래사를 다루고 있기에 큰 틀에서 SF지만,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기관들 사이의 대결은 스펙터클한 액션 장면들을 필요로 했고, 배신과 암투라는 설정은 느와르적인 코드를 담고 있으며, 의도를 감춘 채 적을 교란하는 스파이 장르의 뉘앙스 또한 가지고 있다. 

제목 <인랑>의 뜻인 ‘인간’과 ‘늑대’, 이질적인 두 존재가 한 인물의 내면 안에서 부딪히고 충돌하면서, 인간의 길을 갈 것인지, 짐승의 길을 갈 것인지.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심리적인 요소와 함께 그에게서 인간의 마음을 일깨우는 한 여인의 존재가 던지는 ‘야만의 시대에도 사랑은 가능한가?’라는 물음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관통하면서 마음을 닫은 두 사람의 힘겨운 멜로 드라마의 심상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마음의 상처와 인생의 어떤 굴레를 뒤집어 쓴 이 두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또 한편으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클래식으로 불리웠던 원작 <인랑>에서 느꼈던 감동과 전율, 그리고 원작의 가장 훌륭한 성취이기도 하면서 어쩌면 가장 취약점일 수도 있는 특유의 무드, 즉 인물들의 감정과 스토리의 모호함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질문과 그 영화적 해답이기도 하다.

 <인랑>의 세계는 스토리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 동안 만들어왔던 다양한 장르 영화의 요소와 재미들을 한 영화 안에 담게 하는 최초의 경험으로 이어졌다. 새롭고 놀랍고 재미있고 섹시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애초의 바램이 얼마나 구현되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순 없지만, 관객들이 <인랑>에서 이러한 요소를 발견하고 재미있게 봐 주었으면 좋겠다.

 - 감독 김지운
 
 ㅣ 나만의 결론

전문기자의 기사를 읽어봐도 그렇고 영화에서 소개하는 주요정보를 검색해봐도 결과적으로 난 [인랑]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 영화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무리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관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영화의 메세지를 잃는게 아닌가? 감독이 이야기 하는 다양한 요소를 나는 한개도 느끼지 못했다. 오죽하면 영화관에서 먼저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참을성을 굉장히 강한편임에도...)

내가 관람한 [인랑]의 점수는 김수현이 주연으로 나왔던 [리얼]과 같은 평점을 주고 싶다. 그냥 시간과 참을성이 많으신 분들만 관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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