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내 세상 : 밋밋함이 영화의 목표였다면 성공

일상/영화리뷰|2018. 1. 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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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는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사건을 간접 체험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감독도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은 다양한 영역을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관객들은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비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을 간접체험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죠. 관객은 이제 선택만 하면 됩니다. 현실에서는 절대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초현실적인 상황을 즐기거나 아니면 우리와 같은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내어 내적 동질감을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는 것을 말입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크게 두가지 영화 장르 중 "일상적이고 동질감을 얻기 위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수도없이 많이 있었죠. 아무리 현실적인 영화라고 해도 등장인물이나 소재가 밋밋하면 관객들은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실적 배경이지만 등장인물의 특이성, 환경의 다양성, 드라마적 극적인 사건 등을 다루게 되는데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정확히 이 세가지 요소를 반영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드라마적 영화라 하더라도 관객이 재미를 느끼고 공감을 하고 감동을 하는 요소에는 분명하고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그것은 공감성을 기반한 미 인지적 요소의 발굴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내 상황은 아니지만 "공감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가 이뤄질 때 지극히 현실적인 드라마적 영화라고 해도 관객들은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등장인물의 특이성을 제외하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나 공감요소가 부족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 영화를 보셨던 분들은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만남, 등장인물과 사건과의 연계성, 그리고 모든 요소들이 잘 끼어 맞춰진 톱니바퀴가 아닌 어딘가 어긋나고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전개등이 너무나도 많이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관객들의 취향도 많이 높아져서 영화에 대한 의견이나 감독의 의도를 면밀하게 파악합니다. 저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서 그저 제가 관람한 느낌정도의 비교를 할 뿐인데 결과적으로 "기대이하"의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쉽게 예측되는 상황과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의 연계로 인해 등장인물의 특이성 또한 부각되지 못했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줄거리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오갈 데 없어진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우연히 17년 만에 헤어진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고,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따라간 집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뜻밖의 동생 '진태'(박정민)와 마주한다.
 
 난생처음 봤는데… 동생이라고?!
 
 라면 끓이기, 게임도 최고로 잘하지만
 무엇보다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진태.
 조하는 입만 열면 "네~" 타령인 심상치 않은 동생을 보자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캐나다로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꾹 참기로 결심한 조하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기 시작하는데…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만났다!

<그것만이 내 세상> 최성현 감독 인터뷰
 
 1. <그것만이 내 세상>을 연출하게 된 계기


 따뜻하고 유쾌한,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자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이웃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진태와의 만남을 통한 조하의 변화와 진태의 순수함과 재능, 이 모든 것이 관객에게 마치 선물처럼 다가가기를 바란다.
 
 2. 영화에 담고 싶었던 조하와 진태 두 형제의 이야기


 인간 관계에 있어서 사소한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에서 큰 분노도 생기고, 사소한 것에서 큰 사랑도 생긴다. 조하와 진태가 같이 라면을 먹고, 같이 전단지를 돌리고, 같이 게임을 하고, 같이 자는 사소한 부분들이 두 형제의 관계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이다. 일상적인 사건이 쌓였을 때 두 형제가 더욱 가까워지고 조하가 진태의 손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유쾌한 일들에 포커스를 두고 두 형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3. 배우들과의 작업에 대해


 연기신들의 조합이었다. 이병헌, 윤여정 배우는 두말할 나위 없고, 박정민 배우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카메라가 돌고 세 배우의 연기가 시작되면 제가 설계했던 것보다 더 좋은 그림들이 쏟아진다. ‘아, 이게 진짜 연기구나. 너무 잘한다’라고 매 순간 느꼈을 만큼 세 배우의 조합은 경이로웠다. 감독으로서 세 배우와 함께 작업한 것은 최고의 행운이었다.
 
 4. 프로덕션에서 중점을 둔 부분


 촬영의 경우 아름답고 예쁘기만 한 앵글에서 탈피해 인물들과 거리감을 둔 화면들로 구성하고자 했다. 핸드헬드 위주의 촬영과 거친 느낌의 영상들이 유쾌하고 경쾌한 이야기와 적절한 하모니를 이루게 하였다. 음악에 있어서는 극중 조하의 대사처럼 ‘이거 어디서 들어본 노래인데? 유명한 노래인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친근한 곡들 위주로 선곡하려 했다. 미술의 경우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나서 300여 장에 가까운 키 이미지를 직접 그렸다. 이미지들을 토대로 화면 밖에 위치한 소품 하나하나까지 정성을 들여 리얼리티를 높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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