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나가”는 사이에....

일상/다양한이야기|2018. 9. 1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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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뎌나가”는 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진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한다.

자신이 지닌 한정된 양의 재능을 필요한 한 곳에 집약해서 쏟아붓는 능력. 그것이 없으면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그리고 이 힘을 유효하게 쓰면 재능의 부족이나 쏠림 현상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나는 평소 하루에 3시간이나 4시간 아침나절에 집중해서 일을 한다.


매일 쉬지 않고 계속 써나가며 의식을 집중해 일을 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정보를 신체 시스템에 계속해서 전하고 확실하게 기억시켜 놓아야 한다.
그리고 조금씩 그 한계치를 끌어올려 간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는 두뇌 노동이다. 그러나 한 권의 정리된 책을 완성하는 일은 오히려 육체노동에 가깝다. 재능이 별로 풍부하지 않은 평범한 작가들은 젊었을 때부터 자기 스스로 어떻게든 근력을 쌓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은 훈련에 의해서 집중력을 기르고 지속력을 증진시켜 간다. 그래서 그와 같은 자질을 재능의 '대용품'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견뎌 나가'는 사이에 자신 속에 감춰진 진짜 재능과 만나기도 한다.


여기까지 쉬지 않고 게속 달려온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나 스스로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다음 나 자신의 내부에서 나올 소설이 어떤 것이 될지 기다리는 그것이 낙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끌어안은 한 사람의 작가로서, 모순투성이이의 불분명한 인생의 길을 더듬어가면서 그래도 아직 그러한 마음을 품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역시 하나의 성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주어진 개개인의 한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연소시켜 가는 일, 그것이 달리기의 본질이며, 그것은 또 사는 것(나에게 있어서는 글쓰기)의 메타포이기도 한 것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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