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임신했다.
몇일 전 <아빠가 임신했다>는 SBS 스페셜을 보았다. 대2병에 대한 다큐를 본 이후 특별히 다른 볼 것이 없었기 때문에 다운받아서 보았는데 나자신을 다시 되돌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였다. 프로그램의 취지는 간단하다. 과연 대한민국의 남성들이 임산부의 마음을 알아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임산부에 대한 공감을 하기 위해 SBS 스페셜에서는 임신한 여성의 남편들에게 임산부와 동일한 조건의 특수 복장을 입히고 일주일간 임산부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해 볼 것을 제안한다. 처음에 남편들은 별다른 경험이라 생각하지 않고 체험에 적극 동참한다. 하지만 하루도 못지나 체험복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편함에 따른 불만들로 하루하루를 지내게 된다.
다큐를 보면서 느꼈던 사항이 많지만 결과적으로 느낀 점은 상대방에 대해 공감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그 사람에 대해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지 못한 다는 것이였다. 설명하기 어려워 두리뭉실한 문장을 선택했지만 다큐에서 보여진 남편들의 모습은 진정으로 공감하거나 자신의 아내의 어려움, 그리고 두려움을 캐치 못한 다는 것이였다. 물론 다큐의 막바지로 다다를 때에는 아내의 어려움과 힘듦을 공감하긴 하지만 그 전까지는 그저 자신이 체험을 하는 창피함과 더불어 어려움을 토로 하는 장면이 도출되곤 했다.
남자들은 여성들의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은 나를 포함해 대다수의 남자들이 가진 생각일 것이다. 헌데 난 다큐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무려 10개월 동안 내 몸과 같지 않은 임산부의 몸을 가지고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정작 보호되어야할 임산부의 삶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얼마나 배려 받고 있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다큐의 일부 장면에서는 임산부의 삶이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도 있었다.
기억에 남은 다큐의 장면으로는 일주일간 여성의 임산체험을 간접적으로 한 것도 있긴 하지만 마지막에 산통에 대한 경험을 간접 체험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보통 실험에서 사용하는 8단계의 고통을 산모들은 10시간이상 견디는데 반해 남편들은 4정도의 강도에서도 포기를 외치며 기권했기 때문이다. 난 여기서 강도의 시험에 대한 사항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외국의 남편들은 다양하게 산모들에 대한 고통을 체험하기 위한 실험을 참여하고 있었고 공감을 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다큐의 마지막 장면에 실제 아내들이 산통을 통해 아이를 출산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난 속으로 큰 감동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그저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나 당연스럽게 출산하는 아내의 모습을 상상한게 아닌지. 그리고 그 어려운 일을 아내의 몫으로만 치부해 버런건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이와 같은 일에 대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일, 그리고 공감하지 못한 일이라고 해서 남처럼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히 무례하고 상식적으로 어긋난 일이라는 것을 이번 다큐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다수 대한민국의 와이프들은 동일하게 직장을 다니면 가사를 책임지고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그동안 감당했었던 전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 딸, 그리고 내 아내들이 겪는 어려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도 및 가정에서 변화될 수 있는 사항들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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