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이책의 원제목은 The Moment of Clarity (Using the Human Sciences to Solve Your Toughest Business Problems)이다. 우리가 흔히알고 있는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업은 항상 어렵고 위기라고 말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는 비즈니스 문화속에 인간행동을 이해하는 '잘못된 모형' 때문이다.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인간 행동'에 대한 가설이 존재하는데 인간을 측정 가능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기술과 성능의 혁신은 계속되었고 , 업계의 행동 패턴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달라진 쪽은 서비자들이었다. 소비자들의 행동양태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충분히 예측 가능한 패턴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현존하는 대다수의 기업들은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포착하고 제대로 대처할 만한 능력이 없다.기업들은 대부분 도구적 합리주의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시나리오 플래닝과 트렌드 스포팅이 그것이다. 이들은 직접적인 문제해결 기법이 아니다. 다양하게 생각하고 고정관념을 벗어난 전략을 도출해내는 것을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주목한 새로운 조류. 바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오늘날 회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근본부터 다시 짚어야 한다. 즉, 철학과 인류학, 심리학 등 인문학의 세계를 넘나들며 경영의 해법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자신만의 관점, 철학, 세계관이 없는 기업은 오래 갈 수 없다
바야흐로 무한경쟁의 시대, 혼돈과 변화의 와중이다. 어제 웃던 기업이 오늘은 울고, 오늘 쇠락해가는 듯 보이던 기업이 내일은 부활한다. 국경과 언어와 인종을 초월한 글로벌 경기장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운명을 건 격투, 그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거대 기업의 경영자들이 연일 ‘인문학 예찬’이다. CEO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가 인기를 끌고 동서양의 고전으로부터 지혜를 배우자는 흐름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사람, 세상, 흐름, 미래를 읽는 혜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당장의 경쟁력 제고에만 급급해 원가를 낮추고 비용을 줄이고 사양을 덧붙이고 신상품을 줄지어 선보이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데 집중하면서 열심히 달려왔는데, 이제 정작 그것들 중 그 어떤 것으로도 지속적인 승부수를 만들어낼 수 없는 막다른 벽에 부딪혀버렸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기업을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최신 트렌드를 줄줄 꿰기도 하고 행동경제학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보기도 하고 빅 데이터와 플랫폼 솔루션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하지만, 정작 가슴 깊은 곳은 구멍이라도 뚫린 듯 텅 비어 있다. 우리를 우리이게 했던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한 신념, 난관을 뚫고 기필코 길을 찾아내던 열정, 골몰하며 탐구하던 정신이 자꾸만 실종되어간다. 바로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마 대다수의 기업과 구성원들은 아래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회사가 세상의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께름칙한 느낌이 든다.’
‘뭔가 변화가 다가온다는 것은 알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회의도 자주 하지만, 공허한 반복일 뿐이다.’
‘이전의 논리로는 해석할 수 없는 고객층이 등장하고 있다.’
‘근근이 버티고는 있지만 뭔지 모르게 본질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이것저것 손은 대는데 어느 것 하나 확실히 장악하지는 못한다.’
이와 같은 궁금증(물음)에 대해 기존의 정량적이고 분석적이 기법들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친 인문학의 지혜와 자산, 낡은 철학자의 가방 속에서 오늘날 기업이 잃어버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업종, 제품, 산업을 막론하고 물어야 할 ‘업의 본질’, ‘사람(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버둥거리며 뒤만 좇는 대신, 길목을 지키고 넓은 보폭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왜 오늘날의 기업, 거기 몸담은 구성원들은 에너지와 활력을 잃었나?
자신만의 내러티브, 스토리가 있는 기업이 사람과 성공을 얻는다
희한한 회사가 있다. 중국에 사는 60대 노부부의 집을 며칠이고 찾아가 죽치고 앉아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인류학자. 하이데거와 키에르케고르, 후설에 열광하는 철학자의 연구실을 찾아 ‘기계와 인간의 차이점’에 관한 조언을 청하는 철학 연구가. 망치, 부엌칼, 제초기, 라디오 같은 흔하디흔한 물건을 마치 부시맨이 콜라병을 쳐다보듯 생뚱맞은 표정으로 새삼스레 탐색하는 민족지학자. 맥킨지나 BCG,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이면서 후줄근한 셔츠에 캐주얼한 재킷을 입고 경영학 책이 아닌 인문학 책을 끼고 다니며 전략보다 사람 사는 얘기를 더 많이 하는 기업전략 전문가…….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요즘 가장 핫한 전략컨설팅 회사, 레드 어소시에이츠(ReD Associates)다. 뉴욕과 코펜하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들은 철학, 미학, 인류학, 심리학 등 인문학에 바탕을 두고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는 것이 필생의 임무다. 파산의 위기에 처한 레고에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것도, 낡아빠진 스포츠계 골동품으로 전락할 뻔한 아디다스를 구출한 것도, 반도체 회사 인텔을 전방위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한 것도 바로 이들이다. 바로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사람과 시장, 변화를 바라보는 시야를 파티션 안 책상에서 벗어나 진짜 살 냄새가 나는 현실의 공간으로 향하게 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거듭나게 하는 인문학적 통찰을 가능케 함으로써 그런 일이 가능했다.
<책속의 사례>
‘혁신’은 기업 밖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은 진정한 해결책을 알려줄 것이다. 이것이 이 전략에 담긴 기본 신념이다. 아웃소싱, 크라우드소싱, 소스 공유로 모든 것을 오픈하라! 만약 컨테스트나 경매 등을 통해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대가로 소비자, 파트너, 창업 전문가들이 당신을 위한 진정한 혁신을 창조해줄 수 있다면, 아마도 당신의 회사는 앞으로의 시장을 석권할 다양한 방법과 뛰어난 아이디어를 무궁무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 113
“이 아이들은 포장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자기 삶의 모든 물리적 공간이 어른에 의해 관리되고 기획된 것입니다. 과거의 아이들은 적절한 수준의 위험과 만나고 자유를 누리면서 동네 골목이나 시골길에서 마음껏 뛰어놀았던 반면, 이 아이들은 가상공간의 온라인 게임이나 신기한 독버섯 상자 같은 상상속의 영역에서 자유를 찾아야 했습니다.” 조사팀은 관찰 결과를 둘러싼 토론을 거쳤고, 결국 중대한 통찰에 도달했다. 놀이의 한 가지 역할은 ‘어른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나 숨 쉴 틈을 찾는 것’이다. ---p. 170
제임스 칸스는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도심 거리를 지날 때나 조깅을 하거나 체육관에 갈 때, 산악자전거를 탄 사람들이나 요가 매트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들은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겼고 익숙했지만, 특정 스포츠 종목을 좋아하는 듯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특정 종목 협회에 가입해 있지도 않았고 스포츠 영웅을 흠모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은 거창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멀리까지 가는 대신 도시 안에서 운동을 즐겼다. 그래서인지 칸스가 거리에 나갈 때면 어김없이 그들과 마주쳤다. ---p. 210
삼성의 임원들은 문제의 재구성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질문을 바꿨다. 즉 ‘어떻게 하면 TV를 더 많이 팔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꾼 것이다. ‘가정에서 TV라는 현상은 무엇일까?’ 그들은 인문과학 분야의 분석가들을 팀으로 구성하여, 관찰 데이터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TV를 거실 구석에 둔다. TV를 사는 일에 여성들이 관여하기 시작했고, TV 외관이 예쁘지 않다는 불만이 있다. 소비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매력적인 물건을 집에 두고 싶어 했다. 여기에는 TV도 포함된다. 뿌연 화면만 보다가 어느 순간 조리개를 정확히 맞춰 초점이 뚜렷해지는 것처럼, 연구팀에도 마침내 통찰이 찾아왔다. ---p. 222
비즈니스 환경이 갑자기 바뀌면, 이런 사고 습관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인문과학은 사람들을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이론적 발판을 제공한다.
-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 우리의 의사결정은 그 세계와의 친밀감 정도에 의해 이루어진다.
- 우리가 속한 분위기와 사회적 조건에 따라 ‘선호’는 변화한다.
- 우리의 선택은 거의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진다.
- 우리는 자신이 속한 세계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을 때 최고의 상태가 된다. ---p. 256 ---p.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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