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모든 것의 기원(★★★★)

일상/도서리뷰|2018. 11. 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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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키마인드입니다.

이번에 괌으로 휴가를 가면서 그동안 연속해서 읽었던 글쓰기 책 대신 조금 흥미를 이끌만한 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휴가기간이라 몰입해서 읽는 책 보다는 흥미를 이끄는 책이 더 잘 읽힐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했던 것과 같이 이국종 교수님의 <골든아워1, 2>는 괌 왕복 비행기에서 모두 읽었고 나머지 한 책이 오늘 소개시켜 드리려는 데이비드 버코비치가 쓴 <모든 것의 기원>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이 흥미를 이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인데 막상 책을 다읽고 나니 저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책이였습니다. 솔직히 다 읽긴 했는데 머리속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역시 저는 과학쪽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은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우주, 지구, 생명, 인간 등에 대해서 그동안 수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설프게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동안 과학을 나와는 관계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에 광범위하고 흥미로운 우주, 지구, 생명, 인간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데이비드 버코비치의 <모든 것의 기원>을 한번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불면증이 있거나 걱정거리가 유난히 많은 날은 자책 모드로 접어들면서 '왜'로 시작하는 질문으로 점차 수렴한다. 나는 왜 이럴까. 누굴 닮아서 이럴까,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그러다가 결국은 항상 똑같은 최종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마지막 질문은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의 두뇌는 더이상의 초과노동을 거부하고 스위치를 꺼버린다. 질문 자체는 아주 간단한데 답을 아는 사람이 없다.

여기서 질문을 살짝 바꿔보자. "나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왜why'를 '어떻게how'로 바꿨을 뿐인데, 갑자기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상념과 과학의 차이다(사실은 종교와 과학의 차이이기도 하다)

과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알아내는 것은 why가 아니라 how이며, 그 결과는 동질同質의 모든 대상에 예외 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올바른 답을 찾으면 누구나 '유레카Eureka!"를 외칠 수 있다. 그리고 단 한 번 찾은 답은 후속 질문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스스로 지식을 축적해나가는 자자생력까지 갖고 있다. " 



 

 

인류는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나?


인류는최초의 다세포생물이 탄생하고 수억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서 등장했다. 생태계의 짬밥으로 따지면 까마득한 신참이다.

인류의 조상은 공룡시대에도 살고 있었다. 다만 이 시절에는 공룡이 출몰하지 않는 구석에 숨어서 조그만 설치류의 형태로 살았을 뿐이다.(주로 야행성이거나 지하에서 살았다). 집채만 한 공룡들이 세상을 호령하던 시대에 그 보잘것없는 설치류가 훗날 지구의 주인이 되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공룡과 동시대에 살았던 일부 소형 포유동물들은 열대우림의 나무 위에서 살았다. 나무 위로 올라가면 포식자의 공격을 받을 염려가 없고 나뭇잎과 과일, 곤충 등 풍부한 먹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영장류의 선조는 아마도 공룡이 멸종하던 무렵에 등장한 나무두더지 tree shrew일 것이다. 이들은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물건을 쥘수 있었고 안구 근처의 골격 구조가 특이했으며, 주로 과일을 먹고 살았다. 아프리카와 동아시아, 그리고 아메리카 등지에 서식했던 꼬리 없는(또는 짧은) 원숭이는 꼬리가 긴 원숭이류(개코원숭이, 여우원숭이, 붉은털원숭이, 히말라야원숭이 등)로부터 약 3천만 년 전에 분화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후 꼬리 없는 원숭이의 가계는 대략 1,800만 년 전에 대형 유인원과 소형 유인원으로 분리되었으며, 대형 유인원은 오랑우탄, 고릴라로 분리된 후 700만 년 전에 최종적으로 침팬지와 인간으로 분리되었다. 방금 열거한 네 종류의 속屬, genus(생물분류법에서 종種, species의 바로 윗 단계에 해당하는 범주)은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데, 오랑우탄과 고릴라, 그리고 침팬지는 두 개의 종으로 분화된 반면(예를 들어 침팬지속은 침팬지종과 보노보bonobo종으로 구분된다), 인간은 호모 사피에스Homo sapiens라는 한 가지 종만 존재한다.

나무 위에서 사는 동물들은 항상 나무를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지가 자유롭지 않았으나, 이들이 땅으로 내려온 후로는 앞발이 자유로워지면서 나뭇가지로 음식을 찾는 등 사물을 다루는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것은 진화의 역사에서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했다. 결국 대형 유인원 중 앞발을 하늘로 치켜들었던 인간은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먹이사슬의 정점에 오르게 된다.

왜 식민지 확장 사업은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는가?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그의 저서인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했다. 근대사에서 식민지 확장 사업은 왜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는가? 아닌 게 아니라 식민지 시대에는 유럽의 몇 나라들이 지구에 존재하는 여타 문명을 식민지화하거나 아예 흔적도 없이 쓸어버렸다(여기에는 유럽인들이 퍼뜨린 전염병도 한몫했다.) 언뜻 생각하면 유럽인들이 여터 종족들보다 지적, 도덕적 또는 유전적으로 우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그 원인을 인종의 차이가 아닌 대륙의 방향성에서 찾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주장은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인류가 지구 전역으로 진출했을 무렵, 각 대륙의 문명적 차이를 결정한 것은 거주민의 특성이 아니라 대륙의 방향성이였다. 거대한 대륙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던 유라시아 문명(유라시아에서 유럽에 걸친 문명권)은 주로 동-서 방향으로 영토를 확장했기 때문에 제국 전체에 걸쳐 기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후가 비슷한 영역 안에서는 곡물과 가축을 운반해도 환경 변화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화석에너지는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를 변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어두운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지금 당장 누리는 편리함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생활습관을 바꾸려면 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문명의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술과 의학으로 무장한 인간은 지난 수십 억 년 동안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왔던 자연선택의 섭리를 교묘하게 피해왔다(선진국일수록 심하다). 그러나
자원이 고갈되어 자연선택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면, 가장 하찮게 여겼던 미생물의 먹이로 전략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탐욕이나 나태함의 문제가 아니다. 주어진 자원을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것은 경쟁자가 없는 생명체에서 흔히 나타나는 성향이다. 실험용 페트리 접시에 박테리아를 넣어두면 음식과 에너지를 마구 소모하다가 자원이 고갈되면 모두 굶어죽는다. 여기에 이유 같은 것은 없다. 살아가는 방식이 원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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