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힘들게 일하고 난 뒤 후배가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면?

일상/다양한이야기|2017. 12. 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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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지원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연말에 자신의 팀의 중점추진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시행과제를 도출해 앞으로의 3개년 계획을 수립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앞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의 미래방향을 사전에 설정해 두자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3개년의 단계를 그리라고 하면 안정화, 자립화, 고도화등 온갖 "있어빌리티"한 단어들로 보고서를 장식한다.

오늘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중점추진전략의 3개년의 모습을 구체화 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리더가 워낙 뛰어나신 분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했다가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기에 팀원들과 같이 앞으로 우리파트가 담당하고 있는 과제의 3개년 뒤의 모습을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더가 우리에게 요구한 것은 "있어빌리티"한 3년뒤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담당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방향, 그리고 실제 해당 시행과제들을 직접 수행할 주체들의 구체적이고 직시적인 실제 수행과제에 대해 고민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방향성에 기초해 서로 논의 하며 3개년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중점추진전략에 따른 3개년의 모습을 생각한다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어찌 3개년 뒤의 모습을 그리라는 말인가? 그동안 왜 "있어빌리티"한 단어들로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이해가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여하튼 계속해서 중점추진과제의 정의, 범위, 방향, 실행내용, 과제등을 논의하다보니 그래도 모두의 생각을 하나로 맞추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오전부터 시작된 논의는 퇴근할때까지 계속되었고 3가지의 중점추진전략 중 2개의 3개년 방향은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중점추진전략이랄지 실행과제를 어떻게 도출하는 것이 맞는지를 이야기 하려고 한것이 아니다. 그저 각자 고민한 결과를 논의해서 공통의 합의점을 이뤄나가는 프로세스와 논리의 구조를 명확히 하는 "일"을 후배가 "재미있다"라고 말해 준 것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월급 때문에 일을 하기도 하고, 그냥 시키기 때문에 일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그 일을 왜 하는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관심이 있는 일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아니면 그 일이 재미가 있는 일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난 HRD를 전공했고 HRD와 관련된 일을 한다. 요즘 계속해서 연재하고 있지만 난 HRD가 좋고 재미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함께 근무하는 후배들이 나와 같이 HRD를 좋아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하지만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논리적, 구조적, 체계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후배들도 이러한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에 HRD적 시스템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관심을 가지지 못하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헌데 요근래 몇번을 운이 좋게도 논리적, 구조적, 체계적으로 고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업무를 왜 해야 하고, 이 업무가 어떻게 구조화되어야 하며, 이 업무가 실제 어떻게 실행되어야 되고, 실행된 결과를 어떻게 분석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는데 후배들이 재미를 느낀 것이다.

마무리가 어설프긴하지만 그동안 일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후배들에게 조금의 긍정적 영향력을 미쳤다는게 좋다. 앞으로 일 외적으로도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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