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 다큐로 볼것인가 영화로 볼것인가

일상/영화리뷰|2017. 7. 3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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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함도>가 뜨겁다. 개봉 첫날 90만의 관객이 본 영화고 지금은 400만을 넘어섰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나뉘며 사회적 논란을 야기 하고 있다. 나 역시 영화를 보고 나서 미비한 부분과 다양한 질문이 떠올랐다. 그래고 주변의 반응들을 실제로 들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리뷰는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한 나의 생각이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 걸고 탈출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영화가 요즘 크게 화두되고 있는 이슈는 크게 3가지 관점이다. 첫째는 역사왜곡 둘째는 양비론, 셋째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다. 기타 배우들의 인터뷰 내용 등 이슈화 되고 있는 내용은 굉장히 많다. 물론 이것도 대형 제작영화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논란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로 바라 본 "군함도"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이다. 섬의 모양이 일본의 해상군함 ‘도사’를 닮아 ‘군함도(軍艦島)’라고 불리며 일본어로는 ‘하시마(端島)’라고 한다. 19세기 후반 미쓰비시 그룹이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이곳을 개발, 탄광 사업을 실시하며 큰 수익을 올렸으나1950~60년대 일본 석탄 업계가 침체되면서 서서히 몰락해 1974년 폐광됐고 현재 무인도로 남아 있다.

특히 군함도는 1940년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이기도 하다. 국무총리 산하 기관인'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端島) 탄광 강제 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 실태 기초 조사>(2012)에 따르면 1943-45년 사이 약 500~800여 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징용되어 강제 노역을 했다.

당시 군함도는 가스 폭발 사고에 노출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가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좁고 위험한 곳이어서 ‘지옥섬’ 또는 ‘감옥섬’이라  불렸다. 이처럼 노동 환경이 열악한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은 하루 12시간 동안 채굴 작업에 동원되었다. '사망 기록을 통해 본 하시마 탄광 강제동원 조선인 사망자 피해실태 기초조사'에 따르면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 중 질병, 영양실조, 익사 등으로 숨진 조선인만 122명(20%)에 이른다.

한편, 2015년 7월 5일(현지 시간)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의에서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철강, 조선, 탄광’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그러나 이 유산에는 조선인 5만 7900여 명이 강제 동원됐던 하시마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 7개 시설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일본은 군함도와 관련된  역사를 왜곡하고 산업혁명의 상징성만을 부각시켜 홍보해 우리 국민의 거센 공분을 샀다.  이에 유네스코의 자문기관이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일본에 권고했지만, 일본 측은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군함도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제작 이유는?

군함도의 섬 사진을 보는 순간 탈출 스토리가 떠올랐다. 거대한 감옥 같았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군함도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다고 한 건 전달이 잘못 된 것 같다"

"군함도 역사 알린다는 게 목적 중 하나이긴 했지만 첫번째 이유는 아니다. 군함도 이미지를 보고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일에 자극돼 영화를 만들었다"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의무나 책무는 작업 과정에서 생긴 것"

"'군함도'에는 나쁜 조선인들도 많이 나온다. 조선인들을 그런 식으로 묘사한 것은 그게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군함도 자료를 보면 나쁜 일본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에게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대배경, 소재를 다룰 때 착한 조선인, 나쁜 일본인이라고 하는 건 너무 쉬운 이분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관객들을 자극시키는 방식은 오히려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

"현재 군함도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된 것을 갖고도 우리 내부를 돌아보면 비판의 화살이 그 당시 우리 외교부에도 책임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제국주의에 모든 악을 씌우는 게 아니라 과거를 통해서 지금을 어떻게 돌보고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 그런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그야말로 난리다. 영화를 보고 이렇게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 놓는 곳은 대한민국 밖에는 없을 것 같다. 5천만 국민중에 5/1이 영화를 보니 이건 뭐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영화에 대한 취향을 독과점으로 막았으니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도 있다. 여하튼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를 보았을 때 <군함도>는 감독의 의도에 맞게 제작된 것이 맞아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영화를 조선인들이 당했던 처절한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추느냐 아니면 모티브를 계기로한 창작물로 만들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역사적 사실을 알지는 못했지만 영화적 취향은 저격했다고 말하고 싶다. 즉 감독이 영화를 연출한 이유에 대한 당위성을 이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것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역사왜곡에 대한 사실과 멀어지더라도 영화적 요소로만 보았을 때는 감독의 의도를 이해했다는 측면이기도 하다.

사실을 이야기하는 다큐가 있다. 그리고 창작된 허구화된 내용을 연출하는 영화라는 매체가 있다. 난 이번 <군함도>를 보면서 다큐적인 면보다는 창작물인 영화적 요소에서 이해가 되었다. 바로 여기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나오는 것이고 여기서 역사왜곡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흔히 우리를 중심으로한 "통쾌함"을 바란다. 이 말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한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영화가 제작되었어도 난 흥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2시간의 러닝타임동안 계속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억울함과 분노만 보여준다면 영화적 요소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기기도 한다.

바로 이점에서 류승완감독의 초기 인터뷰와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의 대응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류승완감독은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극 중 등장하는 인물 등 픽션이 가미돼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역사적 고증을 짚었다고 하기엔 전체적인 스토리가 연관되지는 않는 것 같다. 즉 감독의 의도를 관객의 입장에서 이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양비론 논란 

몇몇 조선인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그린 것은,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군함도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게 그곳엔 나쁜 일본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너무 쉬운 이분법으로 진용을 나누고 관객을 자극시키는 방식은 오히려 이야기를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한다. 조선인 선, 일본인 악으로 그리는 것은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난 일제강점기 제국주의를 가지고, 일본에 모든 악을 씌워서 다루려는 게 아니라 전쟁 안에서 사람이 얼마나 연약해지고, 연약한 줄 알았던 사람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 또 과거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일제지대 독립이 될 수 있을 지 꿈에도 몰랐을 많은 조선인들이 일제치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일적 행위를 했을 것이란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 생존을 갈망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역사물을 다룰때의 사실의 전달이다. 무차별적인 징용과 픽박 받았던 사실적 역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일제 시대가 영원히 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조선인들의 친일적 행위를 정당화 한것은 너무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이분법적 사고로 진영을 나누지 않으려 했다면 보다 충실하게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군함도>를 보면 역사적 사실은 뒤로한채 조선인들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식의 스토리로 푼 것이 가장큰 문제인 것 같다. 이럴거 같았으면 역사적 사실을 뒤로한 픽션물로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이야기 하면 <군함도>는 영화로서 즐기기에는 괜찮은 작품이다. 크게 지루하지도 않고 재미요소도 있다. 다만 역사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작품이다. 그 어떤 말로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의도를 파악할 수 없다. 최후의 장면으로 탈출한 조선인이 나가사키에 떨어지는 원자폭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닌 탈출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역사물을 다룰때에는 픽션적 접근 보다는 사실을 기반으로한 드라마가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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