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일상/영화리뷰|2017. 8. 3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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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택시운저사를 본지는 한달가까이 되어간다. 그동안 게으름을 부렸기 때문에 쓰자쓰자 하면서 이제야 영화 리뷰를 작성해본다. 난 영화를 볼때 사전에 어떤 내용인지 알기전에 본다. 영화에 대한 예고편을 접하게 되면 대략적으로 내 머리속으로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그보다 더 재미있고 생각하지 못한 변수를 감독이 제시했을 때만 영화가 재미있고, 그렇지 않고 내 시나리오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연출력을 보일때는 큰 실망감이 들기 때문이다.

난 택시운전사가 그저 일상적인 우리 이야기를 다루는줄 알았다.  

[택시운전사 줄거리] 

낡은 택시 한 대가 전 재산으로, 홀로 어린 딸을 키우는 서울의 평범한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 그는 택시비를 벌기 위해 광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 채 외국 손님을 태워 광주로 향한다. 그의 택시를 타게 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토마스 크레취만)는 ‘사건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가는 것이 기자’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이 둘의 공통점은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택시비를 받았으니, 손님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태워줘야 한다는 만섭의 도리와 고립된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려야 한다는 피터의 도리에서부터 <택시운전사>는 출발한다.
 
그들이 만나는 광주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가장이자 아빠인 소시민 택시운전사 ‘황태술’(유해진)과 평소 운동권도 아니었던 평범한 광주 대학생 ‘구재식’(류준열). 그러나 양심과 상식, 인간의 도리 면에서 이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비장한 사명감이나 신념 이전에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맞서서 사람으로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이러한 <택시운전사> 속 인물들을 통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소박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인 그들의 이야기가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

택시운전사 장훈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시작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취재했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그리고 서울에서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간 한국인 택시기사 김사복의 이야기였다. 한국 현대사의 큰 아픔으로 남은 사건을 다룬다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과연 내가 이런 큰 이야기를 누를 끼치지 않고 영화적으로 잘 그려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사> 안으로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동력은 만섭과 피터, 두 주인공이었다. 당시 위르겐 힌츠페터는 일본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국의 상황을 듣고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광주에 취재를 왔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한국의 광주까지 오게 했을까? 그리고 우연히 그 길에 동행한 평범한 택시운전사는 그 곳을 함께 다니며 무엇을 보고 겪었을까? 너무도 평범한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의 눈에 비친 시대의 모습과 작은 한 소시민의 마음 속의 격랑을 따라가면서, 역사는 위인들로 인해 이뤄지는 거대한 어떤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선택과 용기가 모여서 이뤄져 가는, 멀리서 조망한 벽화가 아닌, 가까이서 들여다 본 세밀화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이 만섭의 택시에 함께 타고 가면서,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국은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은 계기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광주'에서만 일어난 것인가?

영화를 본 후에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5.18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궁금했다. 도대체 왜 광주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분명 그 당시에는 민주화 열풍으로 전국의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며 민주화를 요구했다. 그런데 왜 하필 '광주란 말인가?' 서울도 있고 부산도 있고 대학은 전국에 너무나도 많이 있었는데 말이다.

 

[출처] 유스트라다무스

나 또한 광주에서 10년을 넘게 살았다. 서울에 살때에는 모래시계에나 나오는 시대적 히스토리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광주에서 경험해본 5.18은 서울에서 알고 있는 정보와는 너무나도 달랐고, 가슴시리도록 아팠었다. 바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였는데도 말이다. 헌데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5.18에 대해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는 흥행을 했지만 지금까지 많은 5.18과 관련된 영화가 다큐가 나왔음에도 진상규명과 죄값을 치르게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무 이유도 없이 학살당했던 광주의 시민들이 받는 유공자혜택까지도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이번 정부와 언론은 그나마 감성이 있는 것 같다. JTBC가 광주사태에 대해 집중 보도하자 마자 청와대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적어도 국민이 궁금해하고 억울해 하는 것을 풀어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정부는 처음이다. 이게 시늉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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