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5 경제기사 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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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영란법 때문에…설선물 `수입산` 점령

신세계百, 수입산 세트 작년보다 57% 늘려
호주 쇠고기·러 명란 등 5만원 이하가 대세

'아르헨티나산 새우전(煎), 호주산 쇠고기 뭇국?'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이 민족의 최대 명절 설의 차례상 풍경까지 바꿔놓을 전망이다. 설 선물세트 가격을 김영란법 시행령 규정대로 '5만원 이하'로 구성하려다 보니 백화점들이 원가 절감, 수량, 부피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수입산 제품을 대거 내놓아서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유통업계는 이달 1일부터 일제히 설 선물 판촉행사에 돌입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은 뉴질랜드산 갈치, 페루산 애플망고, 러시아산 명란, 인도양 자연산 새우 등 수입산 설 선물 제품을 작년 설보다 57%나 늘려서 내놨다고 4일 밝혔다. 2015년 18개, 2016년 21개였던 수입산 신선식품 설 선물 품목을 올해 33개로 늘렸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상무는 "수입산 명절 선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동시에 김영란법과 다소 얇아진 지갑 사정 등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수입산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입산 설 선물을 주요 품목으로 설정한 건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호주 와규 정육세트, 태국 망고세트 등 수입산 제품을 작년보다 40% 늘린 100여 개로 확대했고, 물량도 작년 설보다 5배 많은 8만여 개로 늘렸다. 또 현대백화점은 인도양 자연산 새우, 호주산 구이 센스 세트를, 갤러리아백화점은 일본 홋카이도산 르타오 치즈케이크, 아마드티 런던 익스프리언스 등을 설 선물로 내놓아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금액대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아예 5만원 이하의 설 전용 제품이 흥행을 예고하자 5만원 이하 상품도 무료로 배송해주는 'L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수입산 제품은 명절 선물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수입산 설 선물 세트의 매출 신장률은 2015년 24.5%, 2016년 66.6%를 기록했지만 올해 설에는 2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산 설 선물 세트는 재작년 7.3%, 작년 8.1% 성장했지만 올해 4.5%를 기록해 성장률이 전년보다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란법 영향으로 국내산 제품 판로가 사라지는 대신 수입산 제품만 난데없는 혜택을 보는 셈이다. 서울 잠실에 사는 주정훈 씨(40)는 "물가도 오르고 주머니도 얇아져 이번 설 관련 매장에서 수입산 제품에 눈길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민족의 명절에 국내산 제품을 수입산 제품이 대체하는 건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아산이 고향인 중견기업 임원 A씨(48)는 "민족의 명절에 부모님이 계신 농가는 한숨을 쉬고 있는데 정작 수입산 설 선물이 유행한다니 씁쓸하다"며 "설 선물의 '5만원 규정'에 발목이 잡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화점들은 국내산 5만원 이하 설 선물도 대거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전통 식품 브랜드인 '명인명촌'을 활용해 5만원 이하 제품을 구성했다. 강진 고추장, 장흥 매실식초, 제주 어간장 등을 혼합해 3만~5만원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벽제 설렁탕 세트, 삼진어묵 일품세트, 금쌀세트 등 5만원 이하 국내산 제품을 지난해 설 대비 43% 늘렸다.

참 아이러니 하다. 이번 최순실 테러를 경험하면서도 부정부탁, 뇌물 수수와 관련된 김영란법에 대한 탓을 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조금도 발전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현실적인 조건에서 시대상에 맞는 금액의 조정 정도는 필요할 수 있을지 몰라도 무조건 김영란 법 때문에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식의 보도는 앞으로도 우린 고통받기 싫으니 최순실 같은 인간들이 지배해 줘 라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인프라] 美·日선 SOC 재투자 활활…넋 놓은 한국 `강 건너 불구경

1970~1990년대 지은 도심 SOC 집중 노후화
유지·보수 적기 놓치면 비용 4~10배 늘어
인프라 예산정책축 `건설→관리` 전환 시급

◆ 노후인프라 대란 ◆

지난해 2월 서울시가 갑작스럽게 폐쇄를 결정했던 내부순환로는 안전 결함이 문제였다. 일부 구간 부식으로 성능이 떨어진 것에 대한 추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1999년 개통했으나 예상보다 교통량과 혼잡도가 급증하자 더 빨리 노후화한 것이다. 한국의 도로가 감당하는 자동차 대수가 선진국의 2~3배나 된다. 특히 대도시권역 집중도가 심해 노후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유지보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인프라 유지보수 체계를 마련해 예산을 늘리고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을 놓고 있다. 이제서야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공부를 시작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국토연구원에 외국의 인프라 유지보수 현황을 조사하는 연구용역을 맡겼다. 노후 인프라 급증을 방관하며 세계적인 추세에 거꾸로 가던 한국이 간신히 거북이걸음을 시작한 셈이다.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한 1970~1990년대 건설됐던 인프라스트럭처가 2020년 이후 노후도가 급증하는 바람에 경제성장에도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진영 서울시 도시안전건설위원장은 4일 "주요 기반시설물이 지어지던 과거 당시에 적용된 설계와 시공 기준이 현재 시점과 격차가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안전처는 매년 공동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 등 중에서 재난 발생 위험이 높거나 예방을 위해 관리될 시설을 특정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대상은 2015년 말 전국적으로 16만4047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연도별 붕괴사고가 2009년 220건에서 2015년 431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붕괴사고 5건 중 1건은 시설관리 부실로 발생했다.

이뿐 아니다. 1970년대 1인당 국민소득 945달러 시절의 기준에 맞춰 설계한 기반시설들은 3만달러 시대에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교량 설계하중이 차량 32.4t을 견디는(DB18) 수준에서 43.2t(DB24)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거나 교통용량 급증에 따라 차로 수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개편이 필요해졌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30년 이상 된 노후시설 급증에 대비해 체계적 인프라 관리 대책은 물론 관련 예산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은 고품질의 인프라, 보건, 교육 부문과 더불어 노후 인프라의 보수보강 및 유지관리에 대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한 점도 주목된다.

사회간접자본(SOC) 주기 비용 관련(LCC·Life Cycle Cost) 연구에서는 선제적인 유지보수 비용 투자를 하면 미래의 4~10배에 달하는 보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설물에 대한 유지보수 투자가 지연되면 향후 노후시설 성능 보완, 수명 연장을 위한 경제적 부담이 급증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사회간접자본 중장기 투자방향' 보고서에서 SOC가 노후화되면서 시설 경과 연수에 따른 유지관리 비용이 크게 늘어 보다 체계적인 인프라 성능관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건 국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SOC 투자 증가는 고용 창출의 경제 선순환 구조를 촉진시키고, 실업률을 제고할 수 있는 전통적 경기부양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2015년 일반국도 포장유지관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행 유지보수 예산을 현 수준보다 약 30% 늘려야 2018년 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다.

국민안전처가 '1단계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 기본계획(2011~2015년)' 추진 결과 내진 보강 실시 건수는 3811건으로 계획(6762건)의 56.4%, 예산은 6446억원으로 계획(3조251억원)의 21.3% 수준에 불과했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인프라 내진 보강 계획 추진실적이 중앙정부는 55%로 높은 반면, 지자체는 7%에 불과해 지자체가 관리하는 중소 인프라에 대한 안전이 더 위험하다"며 "추가경정 예산을 신규 SOC 건설에 집행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유지보수 관리 예산으로 돌리는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후관리 대상 인프라에 대해 성능을 진단하고 생애주기 분석을 통한 효율적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하고 해당 예산을 확보해나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시설물 안전관리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 하현선 국회 예산정책처 평가관은 "시설물에 대한 유지보수 투자가 지연되면 앞으로 노후시설 성능 보완, 수명 연장을 위한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므로 기본계획 이행을 위한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며 "일본 사례처럼 민간 사회복지시설 보수·보강 공사와 자발적 위험시설물 철거 시 비용 일부를 국고 보조와 세제혜택, 대출 등의 방식으로 지원해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본계획(5년 주기)에 연도별 시행계획 실행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도록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도 제언했다.

예산정책처의 소규모 취약시설 안전점검 결과 후속조치 대상(2283개) 중 조치가 끝난 시설물은 7.2%(164개)에 불과했고, 특정관리대상시설 중 긴급 조치가 필요한 E등급(안전도 불량) 시설도 방치돼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불량으로 남는 사례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소규모 취약시설(사회복지시설 등) 안전점검 결과 불량·미흡 등급판정 비율도 25.6%에 달했다. 1950년 이전 지어진 소규모 취약시설 267개 중 안전점검을 받은 시설물은 48개(18.0%)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기준 국가가 관리하는 주요 인프라인 1·2종 시설물의 95.5%가 안전상태가 양호하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교량 균열관리 부적정, 대형 옹벽 안전관리 부적정 등이 적발됐다.

선진국, 안전+경기부양 `두 토끼 잡기`

◆ 노후인프라 대란 ◆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는 사회 인프라스트럭처(간접자본)에 1조달러(약 1200조원) 투자를 선언했고, 영국도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0년까지 270억파운드(약 39조원) 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민 안전과 행복은 물론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국가 경제의 혈관이라 할 인프라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야 산업활동도 원활하다. 선진국은 신규 인프라 투자와 기존 인프라 유지·보수 비용을 7대3 정도로 맞추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꼽히는 영국은 이미 '인프라스트럭처UK'라는 컨트롤타워 조직을 구성하고 국가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인프라 평가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행한다.

일본은 더 적극적이다. 2013년 안전한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재해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한 '국토강인화 기본법'을 제정하고 노후화 대책과 연계해 국가 차원에서 장수명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집행 중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시설물 유지·보수 투자 비용이 이미 신규 건설 투자 총액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예정하고 있는 자국 내 인프라 유지관리 비용은 2013년 3조6000억엔에서 2023년 최대 5조1000억엔, 2033년에는 최대 5조5000억엔까지 급증한다.

또 일본은 2030년 세계 인프라 시설 유지관리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시 인프라 관리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야심을 담은 것이다.

노후 인프라에 제때 투자하지 못해 실패 사례로 여겨졌던 미국도 2000년대 이후에는 달라졌다. 이미 2003년부터 교통·수자원 인프라 운영과 관리 예산이 신규 건설 예산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2003~2014년 시설물 신규 건설 예산을 23% 줄이고 유지관리 예산은 6% 증가시켰다. 또 인프라 성능지수를 개발해 2011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제서야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6월 전국 지자체 중에서 처음으로 서울시가 노후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노후기반시설 성능 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 조례'를 통과시켰다. 

뭐든지 사전에 리스크를 관리하고 예방해야만 나중에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소하지만 기본이 되는 것을 충실히 지키고, 지속적으로 관련된 자료를 자산화하여 다양한 시뮬레이션에 대비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SOC의 과도한 투자는 피해야 하지만 관리를 해야 하는 인프라에 대한 내역을 철저히 확인하여 우선순위 및 중요도에 따른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경제] 포드 美에 주저앉힌 트럼프…GM에도 "잠깐"

멕시코 공장 지으려던 포드, 16억弗 투자계획 결국 취소
"美 남든지 세금 더 내든지"…트위터로 GM향해 으름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미국에 기업 주저앉히기'가 점입가경이다. 이미 지난해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공장 이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던 포드가 결국 못 견디고 미국 내 공장 설립으로 유턴을 결정했다. 이에 신이 난 트럼프는 압박 대상을 제너럴모터스(GM)로 돌렸다.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셰비 크루즈'를 국경 넘어 미국 판매점에 보낼 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서 "미국에서 차를 만들든지, 아니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 미국 기업이 멕시코,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최고 3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기업의 공장 해외 이전을 막아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분이지만, 이 같은 조치가 오히려 기업의 생산단가를 높여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부담을 키워 궁극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논란이 적지 않다.

GM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셰비 크루즈는 기본적으로 미국 오하이오 로즈타운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해외 수요가 급증하자 지난해 6월부터 일부 해치백 모델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판매된다.

팻 모리세이 GM 대변인은 "멕시코 라모스아리스페 공장에서 생산된 셰비 크루즈 해치백 모델이 미국에서 일부 판매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GM이 2016년 미국에서 19만대의 셰비 크루즈를 판매했는데 이 중 멕시코산은 4500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집중 공세에 캐리어 포드 보잉 록히드마틴 등이 '울며 겨자 먹기'로 새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나섰던 만큼 GM 역시 미국 내 공장 확장 등 추가 조치가 예상된다.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트럼프에게 비판받았던 포드는 이날 16억달러 규모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소형차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멕시코 공장 대신 미국 미시간 플랫록에 7억달러 규모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포드는 새 공장 건설로 미국 내 700개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다만 소형차 모델인 포커스는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계속 생산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9월 미시간 플린트 유세에서 "포드가 공장을 멕시코로 옮기고 있다. 멕시코에서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해 자동차를 만들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한다. 이 같은 일을 그냥 둘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압박을 계속했으나 포드는 "소형차 생산시설의 멕시코 이전은 강행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다가 결국 트럼프의 지속적인 압박에 백기 투항한 셈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보잉의 대통령 전용기 납품 가격을 공개 비판하고 록히드마틴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생산비용을 지적해 결국 인하 약속을 받아냈다.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의 공장 이전 계획을 철회시켰으며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 대해서는 공정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과격 행보로 인해 향후 백악관과 의회 간 잦은 충돌이 예상된다.

미국 제115대 의회가 이날 정식 개원했으나 시작부터 의회윤리국(OCE) 기능과 독립성을 제한하는 방안을 놓고 트럼프와 부딪쳤다.

[경제] 이탈리아 57년만에 첫 디플레…작년 소비자 물가 0.1%↓

이탈리아의 지난해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1959년 이래 첫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다. 최근 독일의 물가가 급등하는 것에 반해 대비되는 물가 하락이라 유로존 내의 경제 성장이 확연히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4일 이탈리아 통계청(Istat)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소비자 물가가 전년 대비 0.1%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도 단 0.1% 상승하는 데 그친 이탈리아 소비자 물가는 57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탈리아 통계청은 "디플레이션이 나타난 것은 물가가 0.4% 하락한 195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나마 작년 12월 물가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5% 깜짝 상승한 것에 힘입어 디플레이션 폭이 줄었다.

이탈리아의 디플레이션은 예상됐던 바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이탈리아가 낮은 성장 기조 속에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 바 있다. 높은 실업률 등 경제 기초 체력이 약한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이어 작년 12월 개헌 국민투표 부결과 부실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등 악재가 겹쳤다. 한편 이탈리아 통계청은 2017년 소비자 물가가 1%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인테사 산파올로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0.8%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테크] "사드의 저주…화장품·음식료株 털어내야"

강방천은 역발상 "오히려 中소비주 노릴때"…철강·화학株유망

전문 자산운용사 CEO 5인의 새해 투자전략

"올해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될 거라고 봅니다. 철강·화학·조선·건설 업종 상승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칭기스칸' 펀드로 국내 대형주 투자에서 한 획을 그은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의 올해 시장 전망 핵심이다. 황 대표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 최고 투자 고수로 꼽히는 자산운용사 대표 상당수가 올해 수출 업종 중심의 대형주가 작년에 이어 반등을 이어가면서 코스피가 전고점(2011년 5월 2일 2228.96) 경신을 노려볼 만하다고 예상했다. 다른 고수들과 달리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만 지난해 크게 조정받은 화장품·헬스케어 등 중국 소비와 인구 고령화 관련주의 반등에 무게를 뒀다.

4일 매일경제신문은 강방천 회장,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 황성택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가나다순) 등 독립계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5인에게 2017년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을 물었다. 이들은 펀드매니저로 시작해 직접 자산운용사를 창업했고 지금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하고 있어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최고의 투자 고수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투자 고수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코스피 2000을 바닥으로 2200 이상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는 강세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저평가된 수출 대형주의 상승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최권욱 회장은 "작년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최대 1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국면은 강세장 진입의 초입이고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 기록을 깨볼 만하다"고 예상했다.

황성환 대표는 "1분기까지는 지수가 견고하게 하방을 지키면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 이후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책이 현실화되는 2분기 이후 미국 경기·금리·증시 등 지표에 따라 우리 시장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투자를 늘려야 할 유망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 화학 철강 등 미국 달러 대비 원화 약세 효과를 입을 수 있는 수출 업종, 금리 인상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 업종이 꼽혔다. 자동차 업종도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의견이었다.

원종준 대표는 "중소형 종목을 무리하게 찾는 것보다 대형주 중에서 주가가 많이 빠진 곳을 찾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롯데케미칼 현대제철 등이 꼽혔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40% 이상 상승하면서 시장을 견인한 삼성전자에 대해 전문가별로 미묘한 시각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

원 대표는 "핸드셋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모든 사업부문 전망이 밝아 삼성전자 이익이 작년 대비 올해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강방천 회장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하드웨어 혁신이 거의 끝났고 반도체 부문의 미세공정 기술 차별화 역시 내년 하반기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황성택 대표는 "일단은 긍정적이나 어느 시점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느냐가 올해 투자성과를 가를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줄여야 할 업종으로는 화장품, 제약바이오, 음식료 등 중국 소비 관련 중소형 성장주가 꼽혔다. 지난해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다는 게 이유다.

황성환 대표는 "최근 중소형주가 반등하고 있지만 코스닥이 700까지 가기는 어렵고 어느 정도 상승하면 결국 수출주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회장은 헬스케어와 화장품 업종이 지난해 충분히 가격 조정을 받은 만큼 올해는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색다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 소비 잠재력과 인구 고령화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라면서 "관련 소비주들이 작년에 많이 빠진 만큼 올해는 기업가치 대비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新투자 트렌드] 펀드도 대체투자 시대

특별자산펀드에 석달새 4천억
年평균 수익률 8% 넘어 `쏠쏠`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0월 주식형 펀드를 결국 해지했다. 그동안 쌓여만 갔던 손실은 그렇더라도 마냥 들고 있어 봐야 손실만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환매에 나선 것이다. 그러던 중 "미국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인 조언에 따라 글로벌 인프라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특별자산펀드로 갈아탔다. 그리고 한 달 만에 9%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정통파'인 주식·채권형 펀드가 아닌 '대체' 유형인 특별자산펀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에 맞춰 특별자산펀드에 석 달 새 4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특별자산펀드에 최근 3개월간 40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전체 설정 규모(지난 3일 기준)가 1조9736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해외형 인기가 높아 유입금의 90%(3600억원)가 해외특별자산펀드로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해외특별자산펀드 설정액은 1조8254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부분 펀드가 환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 달리 특별자산펀드는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특별자산펀드로의 자금 유입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이 예고되면서 해외특별자산펀드가 '트럼프 수혜 상품'으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익률도 자금 유입만큼이나 상승세다. 해외특별자산펀드는 전체 평균 연수익률이 8.1%로, 국내 주식형과 국내 채권형의 전체 평균 연수익률(각각 0.6%, 1.4%)을 훌쩍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도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개인들도 포트폴리오에서 관련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고 추천하면서 최소 3년 이상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용어 설명>

▷ 특별자산펀드 : 펀드 자금의 50% 이상을 선박, 지하철, 유전, 광산, 대출채권, 지식재산권, 예술품 등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다.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공모펀드 규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레이더 미국] 美주식 낙관적…말레이·인니도 유망

러시아·브라질도 잠재력 커…중국은 경기하강 불안 여전
브렉시트 정치리스크 변수

 지난 몇 년간 고르지 않았던 글로벌 성장률 추세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을 제외하고 일부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신흥국 거시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꾸준한 소비지출·고용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경제의 점진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올해 미국 경제는 경기 확장 국면 8년째로 접어들며 이 같은 확장세가 단기적으로 완만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프랭클린템플턴 주식운용팀에서도 아직은 자본투자 과잉이나 주택시장 과열 등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원자재 가격과 미국 금리 상승세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및 글로벌 주식시장은 낙관적이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해 미국 이외 선진국에서는 재정 부양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신흥국에서는 장기적인 경제 재편과 구조 개혁이 예상된다. 대다수 선진국들은 물가 하락 압력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은 중앙은행의 정책 수단이 바닥난 듯 보이지만 신흥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 미국의 경우 비록 경로가 불확실하고 지표에 의존적이긴 하나 임금 인상 조짐, 긍정적인 고용지표, 주요 인플레이션 수치들이 전반적으로 강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금리 상승 여부가 불확실하다. 글로벌 부채 수준이 역사상 최고치이며, 글로벌 경제성장은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부양책을 도입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시키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최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보다 완화적인 예산정책을 시사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재정부양 정책이 발표됐다. 일본은행은 장·단기 일본 국채 금리 차이를 확대하는 가파른 형태의 수익률 곡선 관리를 시작했다. 이러한 정책 전환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여타 지정학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성장에 장기적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신흥국에서도 위험과 기회는 공존한다. 중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투자 견인 성장에서 소비 주도 성장으로 재편되면서 경제성장률은 단기적으로 둔화될 것이다.

한편 남미 지역의 경기 침체는 원자재 가격의 점진적인 회복과 전반적인 재정여건 완화에 힘입어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 조치는 러시아의 원유 기반 경제를 붕괴시키고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가져왔다. 브라질의 오랜 정치적인 혼란 또한 브라질 경제를 크게 훼손했다. 

하지만 중국 이외에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들은 매력적인 편이다. 남미에서는 멕시코, 칠레, 페루가 다른 남미 국가들과는 상당히 달라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한다. 러시아와 브라질도 지난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락에 주된 역할을 했지만 올해에는 잠재력이 큰 상태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예측하기 어려운 한 해였다. 현재 글로벌 경제가 성장 속도나 경제확장 지속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이지만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전 세계 지역 및 업종에 걸쳐 주식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35층`에 묶여 디자인 외면하는 서울시

"층수규제 풀어 성냥갑 벗어나야" 연구 용역결과 한달째 서랍속에

서울시가 '성냥갑 아파트' 탈피를 위해서는 공공주택에 대한 층수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받아 놓고도 한 달이 지나도록 내부 보고와 정책 반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초 주택국에 제출된 '서울시 아파트 디자인특화방안' 용역보고서에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명시된 35층 층수제한과 부딪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다양한 디자인의 아파트를 위해서는 층수나 용적률 제한을 풀어주는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서울시는 2015년 발표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서부터 아파트의 디자인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용역보고서 발주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2015년 보고서에서 서울시는 '아름다운 건축계획 유도'를 하나의 목표로 잡고 '입체적 디자인 라인' '세계적인 수변공간 창출' 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을 통해 건축디자인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통경축에 대한 계획·관리를 통해 도시내부~한강으로의 열린 경관을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보고서는 효율성만을 생각해 지은 성냥갑 모양의 직사각형 아파트를 지적하며, 향후 '서울의 얼굴'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건축설계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서울 한강변에는 상업용 건물이 거의 없고, 네모반듯한 아파트만 즐비해 홍콩, 뉴욕, 상하이 등에서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야경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마침 이들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이 일제히 다가오고 있는 만큼 앞으로 새 아파트를 지을 때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디자인의 건물을 많이 넣어 스카이라인을 다채롭게 만들자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도시경관을 고려한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을 지으려면 설계비와 공사비가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용적률이나 층수 등 제한을 풀어주는 방식의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가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공동주택의 건물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일괄 제한하고, 용적률 역시 2~3종 주거의 경우 300% 이내로만 허가를 내주는 것과 상충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의뢰해 나온 용역보고서임에도 정책 반영 절차에 들어가지 못하고 박원순 시장에게 보고도 되지 않은 채 사장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주택국 관계자는 "내용이 방대해 다양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 역시 "획일적 저비용 아파트 디자인을 탈피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최종 보고서는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석주 서울시 의원은 "은마아파트가 기존 성냥갑 아파트로 재건축하려 했다면 설계용역비가 50억원 이내로 들었겠지만, 희림건축사무소와 네덜란드 건축설계사 유엔스튜디오에 의뢰하면서 용역비가 150억원까지 치솟았다"면서 "비용을 많이 들여서라도 서울의 랜드마크와 같은 건물이 될 수 있다면 시는 이를 장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특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건물을 지으려면 설계용역비와 공사비는 수직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런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면 기존과 똑같은 성냥갑 아파트만이 즐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도시전문가는 "건물 높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건물인지, 시민들의 생활과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돼 향유할 수 있는 건물인지를 봐야 한다"면서 "한강 유람선을 타면 보이는 게 성냥갑 아파트밖에 없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비규제·커뮤니티·개발호재…실수요자 눈길끄는 용인·원주 분양

올해 분양 시장의 주축이 '실수요·실계약'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강원도 원주와 경기도 용인 등 일대에서 조용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특히 용인이나 평택 등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은 2015~2016년에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미분양 우려가 불거졌지만 입지와 교육·교통 등 주거 여건이 나쁘지 않은 단지는 실계약률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 태장동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들어서는 아파트인 '이안 원주태장'이 분양시장에 나왔다. 올해 KTX 원주역이 개통될 예정인 데다 단지가 들어서는 곳은 평창올림픽 최대 수혜지로 꼽힌 원주 문화체육공원(캠프롱 문화체육공원, 면적 34만㎡) 인근이다. 작년 11월 개통한 제2영동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강남과 수도권을 1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고 광주~원주고속도로가 추가 개통될 예정이다.

대우산업개발이 짓는 '이안 원주태장'은 지하 3층~지상 24층 12개동 총 920가구로 구성되는 대단지로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59~84㎡형 366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분양 관계자는 "일대에서 가장 몸집이 큰 아파트로 지어지다 보니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작은 도서관' 같은 기본 커뮤니티 외에 6개의 테마 가든과 소극장, 멀티프로그램실, 어린이집 등이 단지 내에 들어선다"며 "태봉초와 북원여중 등 학교가 가까이에 있어 '새 아파트 갈아타기' 수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용인테크노밸리(2018년 완공 예정) 배후 도시인 고림지구에서 양우건설이 짓는 '양우내안애 에듀퍼스트 2차'가 시장에 나왔다. 용인경전철 고진역 역세권인 고림택지지구 H4블록에 지하 1층~지상 27층 18개동 전용면적 63~84㎡형 총 1098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 미적용 단지로 중도금 60% 무이자 대출 지원 외에 발코니 확장 시 안방 붙박이장이 무료 등 실수요자를 위한 조건을 내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산 테크노밸리 인근에서는 이른바 '직주근접'형 아파트인 '이안 더 서산' 250가구가 분양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을 포함해 300여 개 기업이 입주하고 1만8000여 명이 일하게 되는 서산 테크노밸리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와 대전~당진고속도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등을 인근에 두고 있다.

[부동산] 건설사가 중도금대출 직접 보증…방배아트자이, 강남권 올 첫 적용

정유년 새해 서울 강남권에서 서초 '방배아트자이'가 분양에 나선다. 이른바 11·3 부동산 대책으로 얼어붙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나온 첫 분양 소식이다. 최근 강남권에서는 처음으로 건설사가 나서서 집단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하기로 한 단지이기도 하다. 강남권 분양시장은 국토교통부가 작년 7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 총액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기로 하면서 집단 대출 통로가 막힌 곳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강남권 내 실수요를 감안해 회사가 집단 대출 보증에 나선 것"이라며 "평균 분양가는 3.3㎡ 당 3798만원 선으로, 서리풀 터널이 개통하면 서초동 대법원과 법조타운, 강남역까지 차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혀 인근 거주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방배아트자이는 지하 4층~지상 15층 5개동에 전용면적 59~128㎡형 총 353가구 규모며 이 중 96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대중교통으로는 인근에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있고 도로망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있다.

단지로부터 반경 1㎞ 내에 서울고와 상문고, 동덕여고를 비롯해 서초·이수중, 방일·신중초 등이 몰려 있다. 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9일에 당해 지역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견본주택은 강남구 대치동 983-5 자이갤러리에 있고, 입주는 2018년 10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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