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B48은 왜 한국 연습생들을 넘지 못했을까
루키마인드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덥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오랜만에 집에서 정리좀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동안 보지 않았던 TV 예능도 좀 보고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도 보고 말입니다. 성격인지는 모르겠는데 편안하게 쉬었는데 오히려 불편한 감정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나태해졌다는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조금은 피곤하게 생활하면서 지쳐있던 몸을 충전했다는 생각으로 위안 삼으려 합니다.
저는 [아이돌]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특별히 아이돌이라고 하기 보다는 연예인들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참 유행을 했었고, 요즘에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듀스]와 같은 프로그램도 한번도 보지 않았습니다. 헌데 이번 [프로듀스 프로그램]은 한국의 연습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구도(?)로 진행된다는 기사는 본적이 있어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었는데 오늘 중앙일보 기사를 보니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라 함께 공유하려고 합니다.
제가 연예인 혹은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사람]을 상품가치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인 것 같습니다. 이 기사에서 보여주는 영상 중에서도 어린 아이돌들이 철장 같은 곳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보자 마자 충격을 먹었습니다. 거부감도 엄청나게 들었구요. 헌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고 수많은 사람들은 이런 아이돌 그룹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열정적으로 응원하기도 하니 참 모를 일입니다.
제가 오늘 [프로듀스]에 대한 기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한국 아이돌 그룹과 일본 아이돌 그룹간의 경쟁력에 대한 분석 때문이였습니다. K-POP은 이제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로 돌이켜보면 정말 상상할 수 없었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에 과거에는 일본의 문화를 개방하면 우리나라 문화가 쑥대밭이 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헌데 한국은 이런 걱정을 날려버리고 보란 듯이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대한민국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과거 그렇게 걱정했던 일본 대중문화를 어떻게 한국의 대중문화가 넘어설 수 있었을까요?
중앙일보 [잉여로운 탐구생활]의 잉여력 그 자체, 유성운 기자입니다. 소녀시대 데뷔와 비슷한 시기에 기자 생활을 시작하면서 걸그룹에 대한 '덕력'을 차곡차곡 쌓아 왔는데요, 정치부에 있던 지난해엔 잉여력이 뿜어져 『걸그룹 경제학』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제가 오늘 나눠보고 싶은 주제도 ‘걸그룹'입니다. 그중에서도 한창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프로듀스 48’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프로듀스 101’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프로듀스 48’은 한·일 연습생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죠. 특히 일본 연습생으로는 이미 데뷔한 AKB48의 멤버들이 참여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AKB48은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이거든요.
그런데, 지난달 15일 첫 막을 올린 ‘프로듀스 48’는 시작부터 그야말로 충격! 충격이었습니다.
AKB48 멤버들이 등급 평가에서 줄줄이 최하등급인 D·F를 받을 줄이야… 빈약한 퍼포먼스에 한국 심사위원단의 혹평이 쏟아졌고, 일부 멤버들은 “(일본에서) 어떻게 뽑힌 거냐”는 질책성 질문에 눈물을 줄줄 흘리기도 했죠.
그나마 HKT48의 에이스 미야와키 사쿠라가 A등급을 받아 간신히 체면치레했지만 "한국 분들은 일본에서도 인정받는데, 일본 아이돌은 일본을 벗어나는 순간 인정받지 못해 분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죠.
때는 바야흐로 1986년,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서울 국제가요제에서 소녀대의 화려한 공연을 보면서 일종의 ‘컬쳐 쇼크’를 느꼈죠. '아니, 이렇게 예쁘고 매력적인 여성들이 한 팀으로 노래를 부르다니…'. 전 솔직히 그 순간 일본이 너무너무 부러웠습니다.
SKE48 출신의 마츠이 쥬리나와 HKT48 출신의 미야와키 사쿠라는 올해 열린 AKB48 총선거에서 각각 1·3위를 차지한, 그야말로 최정상급 스타입니다. 일본에서 이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한국으로 보면 소녀시대의 윤아나 missA의 수지 정도랄까요.
그런 스타들이 '프로듀스 48'에 참여한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AKB48 총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마츠이 쥬리나는 등급 심사에서 B등급을 받은 데 이어 조별 대결에서도 센터에 서지 못했거든요. 일본이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또한 소녀시대는 2009년 ‘Gee’로 원더걸스를 제치고 부동의 1인자로 올라섰고, AKB48도 이 해 발표한 ‘River’로 첫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이했죠.
이렇게 배경은 비슷하지만, 두 그룹의 국내외 활동 결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요. 먼저 음반 판매량을 볼까요.
그런데 해외 시장으로 범위를 확장해서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또 'Gee'가 동남아·미국·유럽·남미에 걸쳐 높은 관심을 받은 반면, AKB48은 일본 밖에선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죠.
AKB48로 대표되는 일본 걸그룹은 철저히 ‘내수용’입니다. 자국 시장이 크기 때문이죠.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데다, 음반이나 굿즈 등에 대한 소비가 탄탄하게 시장을 받쳐줍니다.
AKB48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내수시장 맞춤형' 걸그룹이었기 때문입니다.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 ‘가까운 곳에서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아이돌’이 이들의 컨셉트입니다.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会いに行けるアイドル)을 표방하는 AKB48은 각 지역에 자매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야와키 사쿠라가 있는 HKT48은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큐슈 지역에서 활동하는 AKB48의 자매그룹입니다. HKT는 후쿠오카의 서부 지역인 하카타를 의미합니다. 올해 AKB48 총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마츠이 쥬리나의 SKE48은 나고야를 거점으로 활동합니다. SKE는 나고야의 번화가 사카에를 가리킵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NMB48은 오사카(난바), NGT48은 니가타, STU48은 세토내해 지역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습니다. 통상 AKB48이라고 하면 이들 전체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류 걸그룹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완벽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한다. 미인에다 팬들에게 최고의 상품을 선사하겠다는 엔터테이너로서의 프로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AKB48은 한류와 다른 식으로 접근한다. 여리고 어리지만, 성장하고 매일 발전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 AKB48은 완제품은 아니다. 그러나 팬들의 관심과 성원 하에 정지하지 않고 매일 변해가는 것이 AKB48의 매력이다.” (월간중앙 2014년 9월호 ‘한류에 기죽지 않는 일본 걸그룹의 별난 세계’)
따라서 AKB48에서는 노래를 못하고, 몸치에다가, 외모가 내 여자친구보다 별로인 멤버가 16위 안에 들어가는 ‘기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또 사람들은 이런 결과에 열광하고요. 마치 피파(FIFA) 랭킹 56위의 한국이 1위 독일을 잡았을 때 반응 같다고 할까요.
실제로 2013년 후지TV가 방영한 AKB48 제5회 총선거 방송의 평균 시청률은 20.3%, 순간 최고시청률은 32.7%에 달했을 정도니까요.
성장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도 없는 데다, AKB48 총선거에도 참여할 수도 없으니까요. 무엇보다도 노래나 춤 실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멤버를 우상(아이돌)로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보이그룹보다 팬덤이 약하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생존이 만만치 않습니다.
문화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수 시장만으로 버티려면 인구가 1억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데, 한국은 그 절반 수준인 5200만명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한국 시장은 음반 등의 콘텐트로 수익을 내기 어렵기로도 유명하죠.
가창력과 칼군무를 기본 '탑재'하고, 영어·일본어 등 외국어 능력까지 갖춘 걸그룹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획사라면 연습생들에게 노래와 댄스뿐 아니라 외국어 레슨까지 시키는 게 보통입니다.
최근엔 트와이스나 블랙핑크처럼 해외시장 공략의 한 방편으로 아예 외국인 멤버를 포함하는 방식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트와이스는 일본인 멤버가 무려 3명이나 있는데요, 그 덕인지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또 '프로듀스 48'이 아직 초반인 데다 한국어 위주로 진행된 만큼, 일본 연습생들의 적응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HKT48 출신의 야부키 나코는 '프로듀스 48' 3화 조별대결에서 수준급 가창력을 선보여 현장 투표단의 표를 싹쓸이하기도 했습니다.
국적을 떠나 열심히 노력하는 한·일 양국 소녀들의 선전을 쭈욱 기원하겠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잉탐] AKB48은 왜 한국 연습생들을 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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