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일상/다양한이야기|2018. 3. 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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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와 문화 전반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계급·계층 간 불평등과 갈등, 경제적 약자에게 불리한 각종 제도 등 겉으로만 드러난 사회 문제 개혁에 주목하던 시선들이 그 속에 감춰진 여성 억압 구조와 같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 대하게 되면서다. 그동안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여성은 ‘예민한 사람’으로 이상하게 취급받거나 ‘꽃뱀 아니냐’는 등의 치욕적인 언사와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영화 <아이캔 스피크> 만 보더라도 충분히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어떠한 시선으로 약자를 바라 보았는지를 알 수 있다. 영화에서는 복순할머니가 자신이 위안부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실시한 후에 어머니 산소에가서 그동안의 심정을 이야기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 장면에서 복순 할머니는 가슴을 치며 무덤속 어머니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왜 돌아왔을때 내팽겨쳤냐고, 고생하고 왔다 따뜻하게 말한마디 안해줬냐고"

여성들이 피해를 당하고도 쉽게 고발하지 못했던 이유다. 그러나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여성들은 ‘힘을 합치면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피해자가 모든 상처를 참아내야 했던 분위기에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한 것이다. “2차, 3차 피해를 당할 것이 두려워 침묵하고 있던 피해 여성들이 미투 운동을 계기로 ‘말하면 바뀔 수 있다’는 용기를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검사조차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도화선이 됐다”며 “여성들은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 되는가?

그동안 우리 사회는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온 이들의 인권의식 수준이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방관하지 말고 조직의 제도나 시스템도 가감하게 투쟁하여 바꾸어야 한다. 투쟁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권력자나 지위를 갖춘 "인간"들은 단체가 투쟁을 하면 쫄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갖추고 투쟁을 하여 얻은 현재이기도 하다.

진상조사로 미투 영역 더 확대되어야 한다.

미투 바람은 한국 사회 곳곳에 옮겨붙어 쉽게 사드라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엄청난 여진을 몰고온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도 그 출발은 정부 부처의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이었다. 여기서 수집된 각종 불법 사례를 통해 그 전모가 드러났다. 정부 관련 부처들이 ‘성폭력 진상조사위원회’를 속속 꾸리고 있어 위계질서가 엄격한 공무원 사회와 군대, 경찰, 체육계, 민간기업에서도 ‘미투 폭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 등 수사당국은 2013년 6월 성범죄 친고죄 폐지 후 발생한 성범죄는 피해자의 고소 여부와 상관없이 단서가 잡히는 대로 적극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투 운동이 ‘몇몇 유명인의 몰락’으로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조직 내 권력형 성폭력을 뿌리뽑기 위한 제도 개선이 급선무이다. 개인 윤리에만 기대서는 성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피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문제제기할 수 있고 어떤 절차로 처리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절차에 따라 사건을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성폭력 사건이 진정된 사업장에 대해 정부가 사건처리 과정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점검하는 등의 절차를 강화해야 이 같은 조치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반성과 학습을 통해 그간 성폭력에 둔감하던 문화를 바꾸는 것 역시 필요하다. 교육은 인식 개선을 위한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21만3000여 명의 국민은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초·중·고교에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하자’고 올렸다. 청와대는 성평등을 포함한 통합 인권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직장 단위의 성폭력 예방교육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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