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글로벌 1위 삼성, 앞으로는 혁신의 삼성이 되어주길

일상/다양한이야기|2018. 1. 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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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매출액 612억$로 인텔(577억$) 제쳐…오너 결단과 추진의지·우수한 인재 육성과 영입·선택과 집중 '결실'

인텔이 25년 만에 삼성전자에 '반도체 왕좌' 지위를 내줬다. 최고 경영권자의 강한 사업 추진의지와 우수한 인재, 적기에 맞아떨어진 사업전략 등이 삼성 반도체 신화의 비결로 꼽힌다.

◇결정적 순간에 빛 발한 오너 결단=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 612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01억400만달러) 대비 52.6% 성장한 수치다. 이에 반해 인텔은 지난해 577억1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준에 불과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인텔은 1992년 이후 쭉 반도체 시장 1위 지위를 누려오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그 자리를 넘겼다. 25년 만의 1위 뒤바뀜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 데에는 3대에 걸친 오너 결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역사는 1974년 미국 모토로라 출신 강기동 박사가 설립한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수 이후 삼성은 반도체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3년 2.8 도쿄구상을 거쳐 그 해 3월15일 '왜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반도체 산업 진출 선언문을 발표하고 기흥 공장을 짓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 미쓰비시 연구소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고 성장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기도 했지만 삼성이 그와 같은 분석이 틀렸음을 입증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1983년 11월, 삼성전자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한 것. 이는 삼성 반도체 성공신화의 전주곡으로 평가된다.

이 선대회장이 30여 년을 내다본 혜안으로 반도체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면 중요한 고비 때마다 성장의 길을 연 것은 이건희 회장으로 평가된다.

대표적 예가 2001년 '자쿠로 회동'이다. 이 회장은 일본 도쿄 오쿠라 호텔 인근의 타쿠로 음식점에서 당시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반도체총괄사장, 황창규 메모리사업부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 도시바로부터 낸드플래시 합작 개발을 제의받은 것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일본은 낸드플래시를 처음 개발한 회사로서 해당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삼성전자 고위 임원진은 자력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 이 회장도 이에 동의해 도시바 제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독자 사업을 추진했다.

비휘발성 기억장치인데다 대용량화가 가능한 낸드플래시는 2000년 이후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시대에 와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가 도시바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해당 부문에서의 경쟁력이 지금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뿐더러 일본의 그늘에 가려져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적절한 때 투자도 놓치지 않았다. 이 선대회장은 작고 직전까지도 기흥 공장 1~3라인 공사를 재촉했고 1987년 신임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적자로 인해 공사 중단을 건의하는 임원진에 오히려 화를 내며 '제2 창업'을 공언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1992년에 D램 1위, 1993년에 메모리반도체(D램과 낸드플래시)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둔 지난해, 총 투자 규모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 밝힌 평택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자원없는 우리나라에서 우수한 인재로 할 수 있는 건 첨단산업"…사람에 공들인 삼성=이 선대회장은 반도체 산업진출 선언문을 통해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우수한 인재로 할 수 있는 산업이 첨단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중 반도체산업은 성장성이 크고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도 지대하며 기술 및 두뇌 집약적인 고부가 산업이기 때문에 한국에 적합한 산업이라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삼성은 반도체 분야 우수인재 육성과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사업 초창기 반도체 사업인력은 이 선대회장의 특명을 받아 해외지사를 통해 반도체 정보를 입수하고 철저한 시장 조사 및 사업성 분석에 돌입해 64K D램 개발 등 첫 성과를 내는데 매진했다. 김광호 전 부회장이나 이윤우 전 부회장 등이 1세대 경영진에 속한다.

1983년 삼성 반도체 1라인 설립 당시 107명의 64K D램 개발팀이 경험과 전문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해 무박 1일간 64Km 행군하며 정신력과 체력, 굳건한 팀웍을 다졌다는 일화는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미국에서 선진 기술을 배워 한국으로 돌아온 점이 공통점인 진대제 전 사장과 황창규 전 사장 등은 2세대 반도체 경영인으로 꼽힌다. 특히 진 전 사장은 미국 IBM 출신으로 당시 사측의 만류에도 불구, 1985년 고국으로 돌아와 삼성전자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전 사장과 황 전 사장 등의 명맥은 권오현 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과 김기남 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초창기 메모리 집중·단일부지 전략 구사로 경쟁력 '확보'=적기에 주효했던 삼성전자의 선택과 집중 전략도 성공요인이 됐다. 그 중 하나는 사업 초창기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한 전략이다.

반도체업은 크게 D램·낸드플래시로 구성된 메모리반도체와 그 이외 종류의 반도체를 모두 아우르는 시스템반도체로 구성된다. 그 비중이 약 3대 7수준인데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세계 시스템반도체 매출액은 2083억달러, 메모리반도체 820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으로 치면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가 더 컸지만 삼성전자는 당시 사업 실정에 맞다고 판단한 D램 분야에 우선 집중키로 결정했다.

잘 할 수 있는 한가지에 집중한 뒤 낸드플래시, 시스템반도체 등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가자는 취지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PC 성장기인 1990년대~2000년대까지 PC 종속 사업으로 여겨졌던 D램 부문에서 큰 결실을 거뒀고 2000년 이후 모바일 시기를 맞아 낸드플래시가 캐시카우로 급부상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지속중이고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내놓는 등 성과도 창출중이다. 다만 최근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에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했던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단일 부지전략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연구소는 도쿄에, 사업장은 자연재해 등을 우려해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산재해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1983년 기흥에 사업장 첫 터를 닦은 이후 최근까지도 기흥·화성 클러스터(권역)에서 연구와 생산을 모두 담당해왔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생산지와 연구소가 가까이 있을 경우 각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이다보니 빠른 속도로 단점을 수정하고 강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국내를 넘어 세계 1등기업이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아프리카 보다 가난했던 나라에서 이제는 글로벌을 선두하는 1등 기업이 대한민국에 생긴 것이다. 정말 대단한 일이고 그동안 고생해오신 선배님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실적과 함께 세계를 리드하는 삼성전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 생각보다 다양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게 현실이라는 점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기사 내용으로만 보면 현재 1등이 된 기업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으며 리더와 구성원 모두 얼마나 독하게 노력해서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그 사실이 맞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런 방식이 맞을지는 한번 고민해 보아야 한다.

얼마전에 이런 아티클을 본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특징을 이야기 하는 기사였다. 그 기사에서는 일본처럼 체계적이고 프로세스적으로 꼼꼼히 일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한국의 기업처럼 빠르게 추진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것이 맞는 것인지를 비교하는 기사였다. 예시를 든 일본의 대표 기업은 도요타였고, 한국은 삼성이였다. 그 기사의 결론은 이러했다. 과거와 같이 프로세스적이고 체계적으로 모든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이 이제 빠른 속도로 개발하고 설계하는 한국에 뒤쳐지고 있다고 말이다.

나도 얼마전까지는 일본과 같이 모든 단계단계마다 프로세스적이고 체계를 고려한 업무방식을 더 선호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생각해보니 아무리 좋은 프로세스와 체계를 구축한다하더라도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게 되면 아예 발도 붙이지 못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서 솔직히 이제는 무엇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결론은 삼성이 지금과 같이 글로벌 1등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공격적으로 시설증축을 하였고, 인력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해외의 선진 기술을 습득한 부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선진기업의 한 부분을 모방하고 따라하면서 글로벌 1위의 자리를 잡기는 했으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제 더이상 따라잡을 기업이 없다. 이제 더이상 배울 수 있는 기업이 없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반도체 시장을 먹기 위해 달려들고 있다. 그리고 낸드플래시는 저장을 위한 반도체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시스템 반도체가 더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물론 클라우드 때문에 D램과 낸드플래시도 함께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중국이 따라오고 있다.

1983년 D램 개발성공을 다짐하는 당시 삼성전자 임직원의 64Km 무박2일 행군 장면/사진=삼성전자

"안되면 되게하라"의 정신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앞으로 분명히 한계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과거의 성공에 젖어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1등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수 있다. 단지 개발, 생산에만 치중하지 않고 보다 생태계를 독점할 수 있는 혁신의 삼성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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