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일상/영화리뷰|2017. 1. 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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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CGV에서 3편의 아시아 영화를 선보였다.
아마 아시아 영화들을 독접으로 공급해서 아트하우스 형식으로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이중 방콕영화 선생님의 일기와 일본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보았는데 이번 리뷰는 바로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에 대해서이다.

왼편부터 선생님의 일기, 세상에서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카페6

일본 영화는 다들 알고 있다싶히 복불복이다.
정말 엄청나게 따뜻하고 감명깊은 영화도 있고, 이게 영화냐? 라고 생각하게 끔하는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성, 인간, 일상에 대한 영화는 대부분 좋다고 생각되어지고 액션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블록버스터나 액션영화는 못찍는다. 흥행도 안되고.

영화의 총평을 하자면...
솔직히 생각보다 재미 있거나 감동적이지 않았다.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분명했으나 그것을 표현하는 연결고리가 틀어진 느낌?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두려움인 존재감과 잊혀지는 두려움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의 유무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영화의 주된 내용은 갑자기 멀쩡한 20대 청년이 말기 뇌종양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 사신(영화에서는 악마)을 만나 세상의 물건을 하나씩 없애면 하루씩 생명을 연장해 주겠다는 거래를 하면서 본 영화는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얼마나 두려울까? 

갑작스럽게 통보된 죽음 앞에서도 주인공은 상상으로 억울함과 두려움을 표현하지만 실상 현실에서는 쉽게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저 똑같은 하루와 같이 집으로 퇴근해 다음날 출근하기 어렵다는 전화만 할 뿐.. 나라면 어떨까? 아마 나에게 죽음에 대한 통보가 내려지면 어떻게 할까? 아마 엄청난 두려움에 떨거 같다. 초기에는 부정할 것 같고, 점차 이성을 잃다가, 마지막에 어쩔 수 없이 수긍하며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 고민할 것 같다. 결국 죽기전에 무엇을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과거 인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 그리고 추억이 얼마나 많은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사신은 하루를 더 살수 있는 조건으로 전화기를 없애자고 제안한다.
주인공도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통화할 사람을 고르는데 옛 여자친구에게 연락하게 되고 대화 중 서로 전화기로 인연이 맺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전화기는 사라지고 전화기와 관련된 추억도 사라지게 되자 주인공은 그때서야 추억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나 역시 전화기에 대한 추억이 많이 있다. 과거에 전화기로 장난쳤던 일, 전화기는 아니지만 삐삐로 전국의 친구들과 펜팔 비슷한 것을 했던일,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공중전화에서 고백했던 일등 지금 생각하면 영화에서 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 즐겁고 가슴설레는 추억들이 표현될 수 있을 것 같다.

전화기가 없어지기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과거 여자친구였다.
여자친구와 대화를 해 나가면서 전화기와 관련된 추억들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주인공이 하루를 더 살기위해 없애야 하는 것은 바로 '영화'였다.
영화를 통해 여자친구를 처음 만나게 되었고, 대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날 수 있었던 매개체가 바로 영화였던 것이다. 전화기에 대한 추억을 잃어버린 주인공은 영화가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우 마지막으로 친구에게 죽기전에 꼭 하나 보아야할 영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지만 시간이 없어 결국 영화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여기서 부터 영화는 좀 헤매기 시작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없이 그냥 강요조로 죽음을 앞둔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추억' 뿐이다. 그리고 나를 계속해서 생각나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추억과 연관된 물건이라를 억지스럽게 풀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말해주는 장면인데. 이 또한 쌩뚱맞다.
아리헨테이나에서 만난 일본인의 갑작스럽은 죽음에 충격받은 주인공들은.. 세상을 향해 외친다.
죽기싫다고, 죽고 난 이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그래서 죽기 싫다고, 꼭 살아 남겠다고 외친다.

좀 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이 영화매개마다 잘 연계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없어지는 것은 바로 고양이다.
주인공에게 고양이는 매우 특별한 존재였다. 바로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고, 본인도 좋아했으며 아버지와도 연관된 추억이였기 때문이다. 고양이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며 보고싶은 어머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서도 세상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 가장 두려웠을 것다. 주인공은.. 그래서 소중한 추억들을 없애더라도 하루라도 더 살고 싶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쓴 편지를 읽다가  주인공은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고양이를 통한)이 바로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했었던 사실이며, 분명 자신을 위해 슬퍼할 사람은 가족이라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단지 종이하나지만 주인공이 태어났음을 진심으로 기뻐했고, 주인공의 변화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며, 주인공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마지막 이 장면을 보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됐다.
어느 가정이나 화목한 가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와 나의 성장을 바라보던 부모, 그리고 나의 연애를 지지해준 부모가 있다. 우리네 인생을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감독은 우리 부모인 것이다. 그리고 조연배우들은 내 주변의 가까운 친구와 동료들이다.

이들과의 하루하루를 의미없게 보내면 안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나갈 방법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죽음이라는 시련은 분명 두려운 것이지만,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 많이 있는지에 따라 인생에서 작별하는 마음가짐은 매우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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