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다? 내린다?
집값 오른다? 내린다?
"서울 집값이 너무 장기간 올랐다. 위험 관리를 시작할 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아니다.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른다.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연구소장)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대표하는 두 부동산 전문가는 사안마다 충돌했다. 박 위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시장 분석 전문가이자 재테크 강사다.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등 베스트셀러 서적도 냈다. 김 소장은 인터넷에서 '빠숑'이라는 필명(筆名)으로 더 유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다. '서울 부동산의 미래' 등 5권의 베스트셀러 서적을 썼고, 그의 블로그를 구독하는 고정 팬만 7만명이 넘는다.
두 전문가는 이달 24~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D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의 '부동산 썰전(戰): 보유세 개편에 따른 2019 주택시장 대전망' 코너에서 1시간 동안 토론을 벌인다. 본지가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두 사람을 미리 만났다. 박 위원이 "제도권 전문가와 그냥 '고수'는 격이 다르다"며 기선 제압에 나섰고, 김 소장은 "누구 말이 맞는지는 나중에 보면 알 것"이라고 응수했다.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까?
김학렬(이하 '김')=서울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규제로 누르고 있음에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 서울 위성도시 거주자는 모두 서울 진입 대기 수요로 봐야 한다. 여기서 정부가 재건축에 규제를 가해 추후 주택 공급이 늘어날 길을 막아버렸다. 지방은 미분양으로 신음하는데, 서울만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원갑(이하 '박')=물론 단기간에는 집값이 빠지지 않을 거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5년째 오르고 있다. 1987년 이후에는 서울 집값이 5년 이상 계속해서 오른 적이 없다. 과거의 패턴이 반복될 거라 볼 수는 없지만, 통계와 확률을 마냥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때이다.
-지금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집 사야 할까?
김=실수요자는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 정부가 "지금 집 사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판단은 소비자가 해야 한다. 좋은 입지에 있으면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아파트라면 망설이지 말고 사야 한다.
박=지금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집을 사기에는 불확실한 시기이다. 집값이란 게 생각만큼 튼튼하지 않다. 대부분은 하락이 본격화한 뒤에야 비로소 그걸 깨닫는다. 다만 청약가점이 높거나 신혼부부면서 자녀가 있는 실수요자라면 우선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또는 신혼부부 희망타운을 추천한다. 일반 아파트 매매는 우선적으로 권하고 싶지 않다.
-최근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다양한 규제를 내놓았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박=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정부 정책보다 '시장'의 에너지가 더욱 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양도세를 중과하고, 보유세까지 개편했는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부동산 올인(all-in)' 기조가 강화된 탓이라고 본다. 다만 집주인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한 것은 근로 소득 없이 월세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 됐을 것이다.
김=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출구 조치 없이 부동산 세금 규제만 쏟아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실거주하는 사람에게는 영향이 없고, 다주택자는 집을 내다파는 대신 가족에게 증여하고 있다.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만 낸 것이다. 공급이 줄어들면 당연히 가격이 오른다.
-정부의 추가 규제가 나올까.
김=기껏해야 투기지역 지정인데,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오히려 그 지역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이 지역에서는 추가 매물이 나오기 힘들다'는 신호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가 규제 방법이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협박성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실은 마땅한 카드가 없다.
박=서울 집값 오름세가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경우 분명히 추가 규제가 나올 것이다.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퍼져 있는데, 이걸 건드릴 가능성이 있다. 고가(高價) 1주택 보유자가 혜택을 본다는 비판이 나오는 만큼 장기보유특별공제비율을 현행보다 낮춰서 1주택자에게서도 양도세를 더 걷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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