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개발] HRD를 통해 누군가를 성장시킬 수 있나요?

일상/HRD이야기|2018. 4. 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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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회사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어 송별회겸 만난 자리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지면서 얼마전 저희 부서에 배정된 신입사원이 술한잔을 더하자고 저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팀이 서로 달라 딱히 이야기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기회를 통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신입사원과 저는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2차 술자리에서 신입사원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HRD를 통해 누군가를 성장시킬 수 있을까요? 지금 하는 업무로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요" 라는 질문이였습니다.

저도 HRD 업무를 수행하면서 항상 가지고 있었던 고민이였는데 신입사원인 후배가 이런 질문을 한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초기에 HRD 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누군가를 성장시킨 다는 개념 보다는 전문성있어 보이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후배의 질문에 제가 어떤 답을 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그리고 제가 경험하고 느꼈던 부분을 기반으로 이렇게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HRD를 통해 본인이 성장하면 분명 누군가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입니다.

HRD는 1-1=0이라는 정답을 추구하는 업무가 아닙니다. 즉 영업과 같이 목표된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목표된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공하고 내재화 시키는 게 목표인 업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닌 누군가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누군가"보다 더 많이 학습하고 고민해서 효과적인 대안이 도출 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영업직무가 아니더라도 영업에 대한 직무와 영업직무가 가지고 있는 매출달성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방법도 숙지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HRDer는 교육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숙지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여 업무절차에서 발생되는 현상과 문제점을 교육적으로 해결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않았던 직무를 알게 되고 직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솔루션을 도출하기 위해선 실제 업무를 통해 성과를 도출해 내지는 못하더라도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확실한 대답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적어도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다양한 HRD 활동을 미루어 보았을때 적어도 제가 성장해야 그리고 누군가보다 더 많이 알아야지만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 시간, 비용의 문제가 대두되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HRD의 방향성이 효과적일지는 아직까지도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ISD를 비판한다! TRAINING 誌 2000년 5월호 By Jack Gorden and Ron Zemke


 

 

비판 1.
ISD는 오늘날 트레이닝 업계가 직면하는 많은 장애들에
대처하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느리고 엉성하다.

ISD에 대한 비판 중 확실한 내용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ISD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느리고 엉성하다는 점이다. 군대에서 약간의 기술을 갖춘 몇천명의 조교들이 수백만명의 군인들을 앉혀놓고 M-16을 분해, 조립하는 것을 가르치는 식의 공식과 같이 굳어진 프로그램들의 개발에서는 ISD가 그 효과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수년동안 똑같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밧데리를 생산하는 조립공장에서 상대적으로 단순한 작업을 담당하는 공장의 수많은 인력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도 그 나름대로의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종류의 트레이닝 니즈는 대부분 우리가 과거에나 다루던 것이다. 지금의 신경제(New Economy)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변화와 속도(Change and Speed)이다.

ISD 프로세스는 그 지지부진한 속도로 인해, 우리가 모두 수용하기에 벅찰 정도로 극도로 많아진 비즈니스 니즈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프로세스가 되어 버렸다.

한 예를 보자.

1975년 Fred Nickols는 AT&T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길 컨설팅 업체를 찾고 있었으나 허탕을 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AT&T에는 당시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 시스템을 위한 복합 라인을 판매하고 관리하는 30명의 ‘고객 시스템 지원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프로젝트는 90일 동안 이 30명의 전문가들의 인원을 3배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Nickols는 이 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이 시스템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몇몇 계약은 수백만 달러에 달했었구요. 하지만 회사에는 이 시스템을 판매한 후에 관리를 담당하게 될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자 고객들은 계약 취소를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AT&T로서는 이미 설치된 시스템을 다시 회수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형 컨설팅 회사 3곳과 프로젝트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250,000달러라는 금액에도 불구하고 모두 그 프로젝트를 맡기를 거절하였다. “AT&T로서는 그 큰 돈을 아무렇게나 버릴 수는 없었죠. 근데 당시 컨설턴트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ISD 프로세스를 사용할 것을 주장했죠. 하지만 ISD 프로세스를 따르다가는 우리가 가진 시간 내에서는 제대로 된 과제 분석도 끝낼 수 없었습니다.”

Nickols는 AT&T 측에 문제의 핵심을 트레이닝이 아닌 고용 측면에서 바라보도록 제안했다. :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이미 대부분 갖추고 있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들 60명을 찾아서 고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먼저 30명 정도의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여 기존에 근무하고 있는 30명의 베테랑 전문가들과 2인 1조로 짝을 정하여 약 1달 간 엄격하게 OJT를 받도록 한다. 한달 후에 이들이 업무에 익숙해 지면 다시 30명의 인력을 새로 충원한다. 그리고 처음과 같은 방식으로 한달 간 업무를 배운 처음 30명이 새로운 인력 30명과 2인 1조로 짝을 정하여 다시 후배들에게 현장에서 지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별도의 교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의 시스템 전문가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던 팩키지 트레이닝 프로그램들을 활용하였다. 이 때에도 학습자들이 자기 스스로를 진단하여 어떤 교육을 받을지를 결정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의 솔루션은 그리 정교하거나 세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효과는 충분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도 못하는 프로세스를 따라가느라 투덜대며 고생하기 보다는 실제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Nickols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 프로젝트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핵심은 “90일 이내로 60명의 능력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ISD는 단순히 생각해 보아도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점 때문에 여기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만약 계속해서 ISD를 주장했다면, 오히려 문제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시장에서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이 AT&T의 이야기는 25년 전의 이야기이다. 모든 기업들이 인터넷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오늘날에 90일이라는 시간은 이전의 90년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Sivasailam “Thiagi” Thiagarajan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근에 제 제자 중 한사람이 어떤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서 ISD를 활용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이 ISD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면서, 니즈 분석과 학습자 분석에 각각 한달 반, 그리고 그 외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알렸지요. 그러자 그 고객은 ‘그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아마 가르치려는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버전이 두, 서너 개는 개발 될거요.’라고 이야기하며 반대했습니다.”

“느리고 엉성하다”는 비판은 학습 시스템으로서의 ISD보다는 오히려 관리 시스템으로서의 ISD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ISD에서 이야기하는 학습의 효과나 직무 수행을 높이기 위한 학습 방법으로 인해, ISD 프로세스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지지부진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통적인 ISD는 그 본질 자체가 학습이라는 측면보다는 프로젝트 관리라는 측면에 가까운 프로세스로서, 특히 극단적일 정도로 신중하고 관료적이며 형식에 의존하는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다.

Geary Rummler는 이에 대해 더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알다시피, 거대한 ISD 시스템에서는 모든 부분에서 패널과 위원회, 이사회가 관여되어, 결국은 정치적 혼란으로 마무리될 뿐입니다. 각 단계마다 목표를 문서화하여 승인을 받느라 소요되는 시간은 정말 끔찍하지요. 결국, 90% 이상의 시간은 돈을 두고 싸워대는 사람들을 관리하는데 소요되고, 실제 트레이닝에 투자되는 시간은 극히 적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트레이닝 부서의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모토로라나 AT&T와 같은 기업에서 적용하고 있는 ISD 시스템이 많은 공을 기울였지만 엉성한 관리 시스템이 되어버린다면, 결국 사람들은 ISD 뿐만 아니라 트레이닝 전체를 한꺼번에 거부하게 되겠지요.”

Rummler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지금은 멸종해버린 공룡과 같습니다. 심지어 한참 전의 구시대에도 엉성하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때도 그리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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