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후기
정말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후기를 남기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부터 기록한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들기 시작했다. 써도 써도 나아지지 않는 글 실력이 답답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글쓰기 실력 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보았을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나만의 느낌을 기록하고 싶은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줄거리를 대충 요약 한다거나 궁금한 내용들을 일일이 찾아 가며 기록했던 영화 후기는 후기가 아니라 대학교 과제 수행을 위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한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난 영화 리뷰를 비롯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행위를 잠시 멈췄다.
아직 글쓰기에 자신이 있다거나 자료를 종합하는 수준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 블로그를 내팽겨둘수 없기에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 생각을 끄적거리려 한다. 그 시작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다.
세계 3대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 칸영화제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예술성을 인정 받는 권위있는 영화제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규모나 권위적 측면에서 칸영화제가 제일 유명하다고 한다.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 등의 상은 받았었지만 최고 등급인 황금종려상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성장한 지난 10여년의 시간동안 한번도 받지 못했던 황금봉려상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듣어 받게 된 것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겠으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자 전 언론이 일제히 봉준호 감독을 보도했다. 그의 영화 인생, 그동안의 작품들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매체에 쏟아냈다. 사전조사를 하지도 않았을텐데 수많은 정보를 취합해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언론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한국경제> 낯 뜨거운 CJ ‘용비어천가’.. ‘기생충’ 봉준호에 배워라
ㅣ 기생충이란 제목을 왜 붙였는지 이해가 되네
기생충은 국어사전에 이렇게 정의 되어 있다.
1) 다른 동물체에 붙어서 양분을 빨아 먹고 사는 벌레.2)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남에게 덧붙어서 살아가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영화제목인 <기생충>의 전체 내용을 보게 되면 국어사전에서 정의한 개념을 그대로 영화화로 표현한 것 같다. 부자집에 기생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말이다.
물론 영화 연출을 한 봉준호 감독은 더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을 거고 똑똑한 평론가들 또한 영화에서 보여지는 부의 불평등한 상황인 현대사회의 모습을 영화에서 보았기 때문에 상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딱 국어사전의 정의로 영화 <기생충>을 이해하는 정도로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2시간 내외라는 짧은 시간동안 메세지를 관객에게 주어야 하기 때문에 극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실제 영화에서 연출되는 상황을 일반적인 사회현상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부자집에 들어가 그들의 공간과 음식을 기생한다는 설정이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이기에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인간이 상상해 낼 수 있는 극대화된 상황을 영화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현실세계에서 발생되는 기생적 상황은 아무래도 밋밋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ㅣ 나 또한 누군가에게 기생하고 살아가지는 않을까?
난 기본적으로 남에게 기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들 그런걸 좋아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살아가는대 의외로 많은 부분을 남에게 기생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작은 부분이든 큰 부분이든...
당장 생각나는 것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들에 있어 타인에게 기생한다고 생각한다. 갑작스런 법적 이슈가 생겼을때, 금전적 어려움으로 누군가에게 절대적 도움을 요청할 때가 그렇다. 물론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기대는 것이 당연하지만 맹목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스스로 헤쳐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은 그들에게 내 삶을 조정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적으로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문제적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노력하고 극복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누군가에게 기대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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