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오브맨

일상/영화리뷰|2017. 2.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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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루키마인드입니다.

라라랜드를 보고 감동에 빠졌을 때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인 시네마 토크(?) 이름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여하튼 2016년 가장 훌륭한 영화를 선정하는데 라라랜드를 2위에 랭킹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라라랜드 보다 얼마나 더 재미있고 영화적으로 훌륭하길래 1위를 안줬지? 라며 생각하던 중 1위의 영화가 <칠드런오브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드디어 최근에서야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영화적 재미요소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화 초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은 '보통'이였습니다. 스펙터클하거나, 액션이 많거나 코믹요소가 많은 영화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집중하고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설날에 직장 동료들에게 추천했었는데 바로 무시당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주제가 매우 심오하기 때문에 오늘은 감정이입 대신 네이버의 힘을 빌려 <칠드런오브맨>을 학습하도록 하겠습니다.

원작 <출처 : 네이버>

영화 <칠드런오브맨>은 P. D. 제임스의 소설 〈칠드런 오브 맨〉(1992)이 원작입니다. 소설의 작가는 1920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난 P. D. 제임스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계승자로 불리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분야의 대표적 여성 작가입니다. 1962년 첫 소설 〈그녀의 얼굴을 가려라〉를 발표했으며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인 겸 수사관 애덤 달글리시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었고 〈칠드런 오브 맨〉은 그의 작품 중 우울하고 절망적인 미래를 그린 다소 색다른 소재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시놉시스 <출처 : 네이버>

서기 2027년, 인류는 임신 능력을 상실하여 더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됩니다. 탄생과 죽음이라는 생()의 순환 속에서 이제 인류에게는 무수한 죽음들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최후에 태어난 소년 디에고가 18년4개월로 사망하자 인류는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배경은 영국입니다. 폭력과 무정부주의가 만연한 런던에는 광적인 폭력주의자들이 활개를 치고,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워 일상적으로 불법이민자들을 색출합니다. 한편 사회운동가 출신의 테오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이민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저항단체인 피쉬단에 납치당하게 되고 여기서 옛 아내이자 피쉬단의 리더인 줄리언(줄리언 무어)을 만나고 그에게서 한 이민자 소녀 ‘키’를 국외로 탈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헌데 바로 그 흑인 소녀가 임신을 한 것입니다. 20년 가까이 신생아가 없던 세계에 드디어 새 생명이 탄생한 것을 보고 테오는 막대한 사명감을 갖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작품해설 <출처 : 네이버>

1. 사회적 배경

2027년이라는 미래적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영화 속 배경인 미래의 영국은 사실 폭탄 테러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현재의 영국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저 다른 것이라곤 거리의 자동차 디자인이나 테오의 옛 친구 집이 보여주는 으리으리한 인테리어 정도다. 피쉬단의 모습에서 지금껏 영국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영화들의 IRA(영국령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통일을 요구하는 반()군사조직) 묘사가 자연스레 떠오르고, 푸지(이민자)들이 겪는 고통과 수용소의 모습에서 여러 나치 홀로코스트 영화들이 연쇄적으로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P. D. 제임스의 원작 소설에서는 배경이 2021년이었고, 영화는 굳이 별 차이 없어 보이는 2027년을 굳이 미래의 시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현재와 별 차이 없이 미래의 공간을 다룰 거면서 왜 6년의 시간을 더 붙였을까?

바로 영화 속에서 인류 최후의 신생아로 태어나 19살의 나이로 죽은 디에고가, 엄마 뱃속에 있던 시간 1년 정도를 더하면 세계가 ‘불임’이라는 질병을 앓게 된 것이 바로 영화를 제작한 현실의 지금 이 시점(2006년)부터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칠드런 오브 맨〉은 SF 장르 영화임에도 ‘바로 지금 우리 세계의 이야기’이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킨다.

2. 영화사적 의미

시각효과와 내러티브의 효과적인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이후 암울한 미래 세계를 탁월하게 묘사해낸 SF영화들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칠드런 오브 맨〉은 현실의 모습과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그렸기에 더욱 직접적인 공포로 다가온다. 다른 SF영화들이 주로 환경 문제 혹은 외계의 낯선 침입자를 다뤘다면 〈칠드런 오브 맨〉은 더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세계라는 ‘가능할 법한’ 가정을 다룬다. 탈현실 SF 장르가 아닌 현실과의 밀접한 연관성이라는 점에서 〈칠드런 오브 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칠드런 오브 맨〉이 공개됐을 당시 비평가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시카고 선타임스〉의 로저 에버트는 무려 별 4개의 높은 평점을 부여하며 “뭐라고 쉽게 정리해서 얘기하기에는, 마음속에서 너무나 큰 소용돌이를 치게 한다”라고 했고, 〈LA타임스〉의 케네스 튜란도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와 비교할 정도로 호평으로 일관하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두렵고 희망 없는 세계에 대한 비전을 강력한 이미지로 보여준다”고 했다.

〈빌리지 보이스〉의 짐 호버먼 또한 스필버그의 〈우주전쟁〉, 워쇼스키 형제의 〈브이 포 벤데타〉와 비교하며 “미래를 향한 인류의 불편한 진실을 판타지와 스릴러 장르로 잘 소화했다”라며 “같은 해 아카데미에서 주목받았던 〈디파티드〉 〈아버지의 깃발〉 〈블러드 다이아몬드〉 〈아포칼립토〉 등과 비교해 홀대받는 것이 의아하다”고도 덧붙였다.

3. 주제

〈칠드런 오브 맨〉의 중요한 설정 중 하나는 ‘피에타’다. 영화의 초반부, 테오는 (아마도 변절한 옛 사회운동가처럼 보이는) 옛 친구가 사는 으리으리한 저택을 방문한다. 혼란스런 세상 속에서 막대한 돈으로 미술품을 사모으는 그 친구는 다리가 다소 손상되긴 했지만 다비드상을 어렵게 구했다며 자랑한다.

하지만 끝내 피에타상을 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경건한 마음, 동정이라는 뜻으로 ‘신이여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할 때 이 말이 쓰인다. 고유명사로서는 보통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의 시신을 무릎에 안은 구도를 특히 이렇게 표현한다.

바로 영화 속 테오의 친구가 막대한 자금과 정보력으로도 구하지 못한 피에타상은 마지막에 가서야 직접 등장한다. 이민자 소녀 키가 자신의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바로 피에타상인 것이다. 결국 〈칠드런 오브 맨〉은 이제는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를 문화역사 속의 보물 피에타상을 보잘것없는 인간들이 직접 재현해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옛 친구의 집에서 보지 못한 값비싼 문화재로서의 피에타상이 한 가난한 흑인 이민자의 모습으로 숭고하게 재현된다.

〈칠드런 오브 맨〉은 직접적으로 현대 선진국들의 이민제한정책을 정면 공격하며 동시대적인 사유를 담아내고 있기도 하지만, 피에타상을 빌려 그것을 시대를 초월하는 종교적 성찰로까지 승화시킨다. 어쩌면 그것이 〈칠드런 오브 맨〉이 거둔 가장 탁월한 성취 중 하나다. 덧붙여 〈칠드런 오브 맨〉은 흑인 예수를 그려낸 최초의 종교영화라 해도 틀리지 않다.

4. 영화의 후반부-12분의 롱테이크

알폰소 쿠아론은 〈그래비티〉 이전 〈칠드런 오브 맨〉에서 이미 압도적인 롱테이크 장면을 선보였다. 심지어 〈칠드런 오브 맨〉과 같은 해 만든 옴니버스영화 〈사랑해, 파리〉(2006) 중 자신의 에피소드인 〈몽소 공원〉도 단편 전체를 한번의 롱테이크로 완성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칠드런 오브 맨〉의 후반부, 정부군과 반란군이 맞부딪히는 포화 속에서 테오는 오직 아이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불길이 번지는 건물 속으로 뛰어든다. 팀 버튼의 〈슬리피 할로우〉(1999), 마이클 만의 〈알리〉(2001), 테렌스 맬릭의 〈뉴 월드〉(2005)에 참여했던 촬영감독 에마뉘엘 루베츠키는 이 장면을 거의 숨이 멎게 만드는 12분간의 롱테이크로 완성했다.

모두가 그를 총으로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그는 충분히 주변에 널려 있는 시체들의 총을 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아이가 있을 만한 곳만 찾아다닌다. 이 엄청난 롱테이크는 결국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정신없이 헤매는 시선의 간절함과도 같다. 이제 죽음만이 세상에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폐허 속에서 아이를 본 순간, 마치 예수의 탄생을 목격한 것처럼 경이롭게 탄식한다. 정부군, 반란군, 이민자 노숙자들 모두 그 순간만큼은 교전을 멈추고 아이의 울음에 숨을 죽인다. 암흑의 시대,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주제를 이처럼 절묘하게 잡아낸 순간도 드물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 <출처 : 네이버>

테오(클라이브 오언) : 사회운동가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관료로 일하고 있다. 더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절망의 시대, 우연히 임신한 소녀를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가담하게 된다.

줄리언(줄리언 무어) : 테오의 옛 연인이자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불법이민자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저항단체 피쉬단의 리더.

재스퍼(마이클 케인) : 한때 테오, 줄리언과 함께 사회운동에 몸을 바쳤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고 삶에 지친 노인. 딥 퍼플과 롤링스톤스의 옛 노래와 마약만이 거의 유일한 삶의 낙이다.

키(클레어 호프 애시티) : ‘키’(Kee)라는 이름이 ‘열쇠’(key)와 비슷한 어감을 갖고 있듯, 인류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열쇠를 쥔 여성. 18년 만에 아이를 잉태한 그녀는 온갖 세력의 표적이 된다.

명장면 명대사 <출처 : 네이버>

세상이 불임이 되었거든, 그래서 아무도 아기를 낳지 못했어.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그 이유를 찾아나가기 시작했지. 한 리포터가 고기를 열심히 먹고 있는 남자한테 물어보았어. 혹시 왜 아무도 아이를 낳지 못하는지 아세요?그러자 그가 대답했지. 글쎄?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황새 고기는 정말 맛있군.- 재스퍼

재스퍼가 테오에게 인류의 불임 원인을 설명하면서 들려주는 우스갯소리다. 왜냐하면 황새는 전설 속에서 아이(신생아)를 물어다주는 새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저 향수에 젖어 과거를 회상하며 사는 낙천주의자 재스퍼는 〈칠드런 오브 맨〉의 나른한 감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것이 오히려 이후 영화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무언가 심오하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고는 생각했으나, 예수의 형상, 그리고 현실에 대한 비판을 이렇게 폭넓게 다루고 있는지는 인지하지 못했다. 영화기법은 모르더라도 적어도 영화에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잘 이해하고 나만의 것으로 소화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천천히 꾸준하게 학습해야 겠다는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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