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당신에게도 기적 같은 사랑이 있었나요?
원작의 판타지적 설정에 현실적 공감 더해 새롭게 완성!
2018년 가장 특별한 이야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저번주에 손예진, 소지섭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았습니다. 저번주에 리뷰를 작성하려고 했는데 또 늦어버렸네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적인 느낌을 가미해서 재 창작한 작품입니다. 특별히 재미가 있거나 새롭지는 않지만 왜 손예진 손예진 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1. "지금 만나러 갑니디" 줄거리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빈자리를 그대로 남겨둔 채 아직은 더디고 어설프지만 씩씩하게 일상을 채워가는 남자 ‘우진’. 여느 때보다 긴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 날, 비가 오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겼던 그녀 ‘수아’가 ‘우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존재도, 사랑도, 추억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명 ‘수아’가 틀림없는 그녀. 그렇게 세상에 없을 기적 같은 순간이 찾아오고, 그들의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다시 만날 수 없는 두 사람의 기적 같은 재회로 시작하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다는 원작의 판타지적인 설정과 스토리에 감성적인 터치와 현실적 공감을 더해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했고 그녀를 잃은 후 단 한 순간도 사랑하기를 멈춰본 적 없는 ‘우진’과 그런 그의 곁에 기억을 잃은 채 나타난 ‘수아’. 그녀가 돌아온 후 하루하루를 깨고 싶지 않은 꿈 같은 행복에 살아가는 남자와 꿈을 꾸는 듯 낯설지만 익숙하게 느껴지는 현실에 적응해가는 여자가 서로 소중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우진’이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을 되짚으며 점점 더 서로가 애틋해지는 ‘우진’과 ‘수아’. 함께했던 긴 시간만큼 깊었던 사랑과 자석에 이끌리듯 제 자리를 찾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따뜻하고 진한 감성으로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하지만 ‘수아’의 기억이 온전히 되돌아온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따라야만 하는 그들의 모습은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가슴 속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기억과 기적과도 같은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한 했다.
2.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클래식이 떠오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고 나니 과거에 "클래식"이라는 영화가 떠올라 주말을 이용해 다시한번 보았습니다. 예전에 보았을 때는 그저 재미있게 보았다는 느낌인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슬프거나 눈물이 나더라구요. 왜 이렇게 슬프지? 라고 생각해보니 아련함, 그리고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감정이입의 폭이 더 넓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손예진은 '나의 멜로 영화' TOP3의 마지막 작품으로 '클래식'을 꼽았다고 합니다. 손예진은 ‘클래식’(2003년)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년) 등 수 많은 멜로 작품에서 뽐낸 청초한 외모 그대로 입니다. 오늘도 클래식을 보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의 모습과 변화가 너무 없었거든요. 지금부터는 손예진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생각을 들어시죠.
-오랜만에 멜로물을 선택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이전까지 들어온 작품 중에는 눈에 들어온 게 없었다. 그러던 중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꽤 두꺼웠는데 단숨에 읽었다. 읽자마자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이 있지만 전체적인 틀이 새로웠고 판타지지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엄마 역할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뭐, 중학생 아이를 둔 엄마 역도 해봐서 딱히 부담은 없었다. 사실 엄마의 모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는 내용이 아니고 우진(소지섭)과 수아의 사랑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흥미로웠다.”
-소지섭과 ‘맛있는 청혼’(2001년) 이후 17년 만에 재회했다.
“‘맛있는 청혼’이 내 첫 데뷔작이다. 그 당시 (소)지섭 오빠와 남매로 나왔는데 오빠는 기억을 잘 못한다. 내가 그 때 연기도 할 줄 모르는 상태였다. 오빠는 내 치부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아예 처음 만나는 사람도 아니라 연기하기 편했다.”
-소지섭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오빠는 일단 멋있다. 수영하는 장면을 보고 너무 놀랐다. 정말 남자답게 잘 나온 것 같다. 또 마음이 참 착한 사람이다. 작위적인 배려가 아닌 마음 속 깊숙이 배려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촬영을 할 때도 항상 나와 (김)지환이를 배려해줬다. 사실 촬영을 하다 보면 먼저 찍고 싶은 감정신이 있다거나 예민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런 걸 느끼지 못했다. 너무 고맙고, 참 좋은 사람이다.”
-사랑에 진취적인 수아와 닮았나.
“소극적인 모습도 있고 진취적이기도 한 것 같다. 어릴 때는 이성을 만날 때 되게 소극적이었다. 지금도 적극적인 편은 아닌데 아무 말도 못하는 수줍음은 아니다.”
-여배우들이 ‘여성 캐릭터가 한정됐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남자 배우들에 비해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한정적이다. 나야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체감 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하지 않은 역할에 대한 갈증은 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여배우들이 ‘라라랜드’와 같은 영화를 찍고 싶어하지 않나. 한국에서도 이런 작품이 나왔으면 한다. ‘물랑루즈’도 개인적으로 탐나는 작품이다.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은 늘 있는 것 같다.”
-멜로퀸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공개적으로 연애를 한 적이 없는데.
“그러게. 연애야 늘 하고 싶은 거 아니겠나. 개인적으로 운명처럼 불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정말 이 사람이야’ ‘너 아니면 난 죽을 것 같아’ 이런 느낌을 받고 싶다. 점점 감정에 대해 무뎌지고 사람의 단점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이 사람은 나랑 안 맞아, 그러니까 결혼은 안 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진짜 내 짝을 찾고 싶다. 그래서 아직 결혼을 못 했나 보다. (웃음)”
-아직까지 ‘멜로=손예진’이라는 공식이 따르고 있다.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오랜만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멜로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서 기사 댓글들을 찾아봤는데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신 것 같았다. 기분 좋고 행복한 마음이다. ‘멜로퀸’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다. 언젠가는 내려와야 할 텐데 어렵다. 오래 매달리기가 떠오른다.
3.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감독의 생각은?
영화는 일본 동명소설이 원작. 이장훈 감독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만들게 된 계기는 개인적인 경험이었다.
"계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글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글을 잘 쓰고 싶어 소설책을 많이 봤는데 지하철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원작을 읽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작사 대표님이 영화로 만들고 싶은 원작이 있냐고 물었을 때 이 소설책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이렇게 큰 작품을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리메이크 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지겠어?'라고 생각했죠. 설마 했는데 제가 하게 됐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품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게 꿈 같았어요. 하늘이 준 기회였죠."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영화로도 리메이크됐다.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관객뿐 아니라 우리나라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이장훈 감독은 원작의 뼈대는 가져오되 일본판보다 코미디를 더 강화했다. 코믹 요소는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기본적으로 결말이 정해져 있죠. 결말을 맞이하기 전, 주인공들의 행복한 시간이 유쾌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고민 끝에 웃음 포인트를 넣었고 관객이 주인공들과 함께 기뻐하고 웃을 수 있길 바랐어요. 이렇게 된다면 나중엔 같이 슬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뿐만 아니라 제가 소설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그린 인물들의 이미지는 일본영화 속 그림과 달랐어요. 소설이 가지고 있는 유쾌함, 그걸 살리고 싶었고 이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가져왔죠. 다행히 많은 관객 분들이 포인트마다 웃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영화는 로맨스판타지 장르로, 현실과 판타지 사이를 묘하게 줄타기 한다. 이장훈 감독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판타지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기반으로 하지만 캐릭터와 이들이 처한 몇몇 상황에서는 현실감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극 중 수아와 우진의 첫사랑, 수아와 아들 지호와의 모습 등이 그 예다.
"판타지이지만 관객 분들이 등장 인물들에게 이입하면서, 이들과 같은 감정선을 따라가길 원했어요. 원작이나 일본영화에선 우진과 수아의 과거가 정보전달 정도로만 그려졌다면 우리 영화에서는 관객이 함께 설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었죠. 그래도 현실과 똑같이 보여주지 않으려 했어요. 과거 우진과 수아가 만나는 레스토랑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90년대 가요를 쓰지 않은 것처럼 당시 그 시점을 정확하게 표현하진 않았죠."
"지섭 씨와 예진 씨가 이 작품을 선택해줬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내가 과연 이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사실 겁이 났죠.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프리 단계에서부터 예진 씨를 만나면서 걱정이 많이 줄었고 현장에서도 너무 소통이 잘 돼 놀랐어요. 순간 순간 이야기를 나눌 때도 서로가 잘 받아줬고 한번도 충돌하거나 얼굴 붉힌 적이 없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운이 좋았죠. 스태프 모두 모난 사람이 없다고 서로 얘기하기도 했어요. 괜히 포장하는 게 아니에요.(웃음)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웠고 좋았어요."
전작 드라마 '여름향기' 영화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많은 멜로 작품을 흥행시킨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또 한번 멜로퀸임을 입증했다. 이장훈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일단 먼저 예진 씨를 잡는 게 목표였다. 수아의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또한 "예진 씨는 멜로 작품을 많이, 잘 해왔기에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장훈 감독은 소지섭이 연기한 우진의 캐릭터에서 일본영화 속 모습을 지우고 싶었다고 했다. 지병은 있지만 이것 때문에 지능이 다소 떨어진 것처럼 묘사된 느낌이 싫었다고. 그는 "우진을 정상생활이 불편한 정도로만 그리고 싶었다"며 소지섭의 캐스팅 과정과 작업 소감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지섭 씨가 원래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영화 속 터널 앞에서 울면서 누군가를 바라보는 우진의 눈빛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막상 함께 작업하면서 지섭 씨의 매력을 많이 발견했어요. 터널 신뿐 아니라 착하고 순수한 모습, 때론 어설픈 것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죠. 사실 시나리오 단계에선 '우진이 너무 착하게만 그려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는데 지섭 씨가 연기할 걸 보고 '착한 사람인데도 저런 매력이 있구나'라고 느꼈죠. 그렇게 지섭 씨와 예진 씨가 우진과 수아를 완벽하게 그리는 걸 보고 '이제 됐다' 싶더라고요.(웃음)"
이장훈 감독은 극 중 감정톤을 과하게 표현하지 않으려 소지섭·손예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슬픔과 눈물을 자극하지만 신파스럽지 않다. 특히 터널 신 속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은 상대적으로 건조하게 표현된다.
"이 장면을 어떻게 할지 정말 끝까지 고민했어요. 원작이나 일본영화에선 지호와 수아의 장면이 너무 슬퍼 우진과 수아의 터널 신은 크게 와닿지 않더라고요. 이들에 대한 감정을 더 끌어올리고 싶었어요. 그 방법이 오히려 과하게 표현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죠.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감정이 다 설명될 수 있을 거라고 여겼어요. 다만 두 사람이 그 상황에서 나누는 대사,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행복했어"는 꼭 있어야 했죠."
이장훈 감독은 그 장면에서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 촬영이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이장훈 감독뿐 아니라 소지섭 또한 '점점 그날이 다가오는구나'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고. 그는 "우진이 수아를 보며, 웃는 듯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게 너무 좋았다"며 완성된 장면에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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