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

일상/영화리뷰|2017. 1. 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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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10분이면 외울 수 있는 심리학 이론을 1시간 30분동안 배운 느낌이였다.

하지만 단순히 10분만에 용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게 심리적인 이론을 나에게 접목시켜 볼 수 있었고,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픽사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고 그것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수 있었을까?

과연 우리나라에서 동일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제작사를 찾아간다면 영화화 시켜줄 수 있을까?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본 느낌이 아니라 감정에 대한 이해, 산업적 환경의 한계, 상상력의 실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였다.


# 내 머릿속에서 활동하는 다섯 가지 '감정'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이 낯선 환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라일리'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경이로운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에서 감정 컨트롤 본부 대장은 '기쁨'이다. 어떤 일에 대한 성취, 즐거움과 재미, 욕망과 쾌락 등이 기쁨에 포함되는 감정들이다. 우리가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기쁨이란 감정은 매우 중요한 것은 틀림없다. 그에 반해 슬픔, 분노, 짜증, 소심한 감정들은 참거나 숨기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든 감정들은 존재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 만약 어느 감정이 인간에게 해가 된다면, 인간의 긴 진화 과정 속에서 퇴화되거나, 그런 감정이 없는 존재만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는 이런 감정의 필요성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슬픔'은 실의에 빠진 '라일리'가 휴식을 취하도록 도와주고, '소심'은 위험한 전기코드 줄을 피할 수 있게 하며, '까칠'은 맛이 없는 브로콜리를 거부하고, '버럭'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며 싫다는 의사표현을 한다.


결국 이 모든 감정들은 라일리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성취지향적이고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긍정적인 감정만 강요하는 경향이 생겼다. 그러나 한쪽 감정에 치우친다면 감정의 깊이가 생기지 않고, 타인에 대한 이해에도 제한이 생긴다. 분명 모든 감정은 필요하다. 실제로 현대 심리학의 흐름을 보면 모든 감정에는 나름의 동기가 있고, 그 감정들 사이의 연결이 긴밀해지면 보다 고차원적인 감정인 '사회적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항상 슬프고 화나는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모든 감정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자신의 행복이다.

# 잊을 수 없는 순간의 감정 '핵심 기억' 

 
영화에서 라일리의 감정들은 고유의 색으로 표현된다. 기쁨은 노랑, 슬픔은 파랑, 버럭은 빨강, 까칠은 초록, 소심은 보라색이다. 그리고 다양한 감정들 중 라일리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억'은 가장 밝게 빛나는 구슬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핵심 기억이란 무엇일까? 영화에서 시간이 지난 기억들은 색깔을 잃어버린다. 이는 곧 어떤 경험과 함께 느꼈던 감정이 잊혀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 중 대부분은 감정이 배제된 기억이 많다. 평범한 과거를 떠올릴 때 밥을 먹고, 양치를 하고, 잠을 잤다는 식의 절차적 기억만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특별한 기억들 중엔 감정이 분리되지 않은 채 당시의 기쁨이나 슬픔, 분노 등이 떠오르게 만든다. 그것이 핵심 기억이다. 핵심 기억은 행복한 기억일 수도 있고, 트라우마처럼 고통스러운 기억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핵심 기억들이 사람들의 성격을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 내 눈에만 보이는 비밀친구, '빙봉'

'빙봉'은 어린 시절 라일리가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비밀친구이다. 온몸이 분홍색인 '빙봉'은 코끼리와 솜사탕, 돌고래 등 어린 라일리가 좋아하는 것들이 몽땅 합쳐져 있다. 비밀친구는 아동용 그림책이나 심리학 등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빙봉 같은 비밀친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현실에서 충분히 위로받기 어려울 때 상상 속 친구를 만들어 자기 위안을 얻는다.


영화에서도 빙봉이 등장하는 시점은 라일리가 혼자 놀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이다. 가장 절친한 친구와 헤어져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갔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만 하며, 바빠진 부모님은 이전처럼 라일리를 돌봐주기 힘들다. 이렇듯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아이들은 상상 속 비밀친구를 호출하여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 모든 감정은 소중하다!

기쁨은 슬픔을 라일리에게서 떼어내려 한다. 라일리의 행복한 삶에 슬픈 감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는 아이에게 '그만 좀 울어!'라고 호통치는 부모님들이 많다. 하지만 슬픈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슬플 때는 충분히 슬퍼해야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슬픔을 느끼면 보통 무기력해지고, 슬픈 감정을 제외하고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 여기서 얻는 장점은 온전히 그 상황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주변 상황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해결 방안을 찾고, 극복할 수 있다.


슬픈 감정을 계속 억압하고 산다면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무의식적으로 '절대 슬퍼해서는 안돼'라는 강박이 들기 때문이다. 약한 것과 슬픈 것은 별개다. 스스로를 강한 존재라고 믿는다면 마음껏 슬퍼하는 일이 더 이상 겁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껏 슬퍼하고, 또 슬퍼하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슬퍼해주는 것이 좋다. 감정을 공감해주는 것만큼 큰 위로는 없기 때문이다.


# '다섯 감정 업무 분담 영상' 최초 공개

머릿속 세상의 다섯 감정들은 라일리가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부터 늘 함께 해왔다.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며 활짝 웃을 땐 기쁨이가 있었고, 응애 ~ 응애 ~ 울 때는 슬픔이 있었으며 정신없이 뛰놀다가도 조심조심 할 때는 소심이가 당신을 지켜줬으며, 부모님이 먹기 싫은 음식을 주셨을 땐 까칠이가 나서서 온몸으로 거부를 하게 해줬다. 또 '어린아이도 화날 수 있다!'는 것은 버럭이를 통해서 알려줬다는 사실을 아는가? 지금 이 순간도 당신의 머릿속에서 바쁘게 움직일 감정들의 업무 분담을 영상을 통해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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