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담당자 VS HRDer

일상/HRD이야기|2017. 5. 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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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후배들에게 자주 이런 질문을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필요한 일이야?
그 업무가 HRD와 얼마 만큼의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넌 교육담당자야 HRDer야?

아마 다른 후배들 같았으면 '나를 엄청나게 이상한 놈'으로 생각하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후배들은 매우 긍정적이고 학습에 대한 의지가 강한 친구들이라 자주 업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곤 한다.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나에게 되묻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고 수행하는 업무가 교육담당자인지 HRD를 하는 사람인지를 자각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흔히 교육담당자 VS HRDer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교육담당자는 그야말로 주어진 교육적 요구에 의해 필요한 방법을 선택하고 운영하는 일을 주로 한다면, HRDer는 문제의 원인을 명확하게 분석해 내고 기존의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개선시키는데 더 큰 비중을 다루고 있다.  

HRD 실무자 전문가다. 아무나 HRD 담당자가 된다면 해당 조직의 HRD는 전문화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HRD 인터벤션은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 질 때만이 이벤트가 아닌 조직과 개인의 성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활동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서 교육이나 HRD 업무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업무 중의 하나이다. 특히 기업에 채용되는 신입사원 중 대학의 전공과 연결된 주특기가 없는 신입들이 인사나 교육업무에 배치되는 경우도 있으며, 영업현장에서 근무하던 실무자가 부서에 배치되기도 한다.

바로 이점 때문에 나는 후배들에게 질문한다.  외부/내부 강사를 섭외하고 일정관리하고 강의장 준비하는 일들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에 참여하며, 교육내용의 특기 분야가 생기면 강의를 하기 시작하고, 그나마 그렇게 교육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 과연 너희들이 바라는 바가 맞는지를 계속해서 물어본다. 교육담당자로 주어진 일만 하나둘 처리해 나가면서 시간을 보낼 건지, 아니면 진지하게 HRD에 대해 학습하면서 본질적인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기여하는 전문가가 될지를 말이다.


 

■ 교육담당자 VS HRDer

교육담당자
HRDer
프로그램 기획자
목적을 설정하고 내용을 정의하여 교육활동 상황을 체계화 한다.
프로젝트 관리자
(Project Manager)

경영자나 현업부서의 요구에 의해 진행되는 Performance 컨설팅 프로젝트의 진행순서와 일정을 관리하며, 의뢰자와 컨설팅 대상(조직/개인) 그리고 컨설팅 추진팀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한다.
교육훈련자료개발자
문서화된 강의자료를 만든다.
퍼포먼스 분석자
(Performance Analyst)

현장의 Performance를 분석하고 Performance 불일치에 따라 발생하는 니즈의 종류를 분류하며, 그 핵심적인 원인이 되는 요인을 찾아내는 활동을 체계적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
교육훈련관리자
교육프로그램과 서비스 전달에 대한 조정작업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결안 제공자
(Solution Guider)

분석되어진 원인을 해결하여 Performance를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안 중에서 최적안을 선정하고 관계자를 설득하여 현장에서 실천하도록 한다.
평가자
교육생 반응과 학습평가로부터 결과를 산출하고 보고한다.
효과 평가자
(Impact Evaluator)

개인의 Performance와 조직의 효율성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시도되어진 Performance 증진방안에 대한 효과와 효율을 규명한다.

 


 

■ ATD가 말하는 HRDer의 역량


 

1951년 플로렌스 채드윅은 영국 해협을 16시간 22분만에 왕복으로 수영한 세계 최초의 여성이다. 1952년 7월 4일, 채드윅은 또 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그녀가 도전한 코스는 미국 캘리니아의 카탈리나섬에서 롱비치까지 34킬로나 되는 거리로 16시간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쉼 없이 수영해야 하는 어려운 코스였다.

그녀가 첫 번째로 도전했던 그 날은 날씨가 몹시 춥고 해안에 안개가 자욱했다. 약 15시간 정도 수영을 했던그녀는 갑자기 자신을 물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녀를 응원하기 위해 배에 타고 있던 어머니는 거의 다왔으니 조금만 견디라고 그녀를 격려했지만 결국 그녀는 수영을 중단하고 물에서 나와 배에 올라탔다.

배에 오른 플로렌스는 육지가 불과 800m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자욱한 안개뿐이었어요. 만일 캘리포니아 해변이 보였더라면 저는 충분히 완주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안개가 제 승리를 앗아갔어요."

그로부터 두 달뒤 9월 4일 채드윅은 재도전에 나섰다. 이 날 역시 짙은 안개가 깔렸고 물속은 차가웠지만 그녀는 눈앞의 안개를 보지 않았다. 체온이 떨어지고 체력이 한계에 이를 때마다 그녀는 마음속에 캘리포니아 해안을 그리며 힘차게 물살을 저어갔고 마침내 쉽지 않은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두번의 도전 끝에 성공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이번에는 내가 목표지점을 마음속으로 새기고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헤엄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와 같이 내가 누구이고, 내가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와 목표가 정확히 모른채 일을 한다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 낭비되는 시간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HRD가 단순히 교육과정을 오픈하고 운영하는 일련의 서비스 행위만을 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심지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담당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기업에서 HRD 업무를 담당한다면 적어도 HRD의 범위와 이에 따른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당당히 HRD를 수행하는 사람이고 그 중에서 어떤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도 모르면서 단순히 업무만 수행한다는 것은 눈뜨고 밥먹고 자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교육담당자 VS HRDer에 대해 적어도 대답할 줄 알아야 하고, 수많은 영역 중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쌓아 HRD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40대가 되어도 강의장의 책상과 의자를 나르고 줄을 맞추는게 주된 업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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