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일상이 일상이 아닌게 된다.

경제적 자유|2019. 9. 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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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 같다.

나름 많은 변화와 일상에서 기억할만한 추억거리가 많았음에도

난 글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대신 쇼파에 누워 몇주 동안 넷플릭스만 시청하며 지냈다.

블로그 기록을 살펴보니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자 매일 경제기사를 스크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달정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달 전 기록조차 그 이전 한달을

건너뛰며 오랜만에 썻던글이기에 실상 몇달만에 글을 올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변명을 하자면 올해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는 도중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졌다.

그냥 평상시와 같이 달렸을 뿐인데 오른쪽 내측 반월판 연골이 찌릿하더니

걷고 무릎을 구부리는 것 조차 눈물이 날만큼 아파왔다. 그저 몇일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무릎 통증은 쉽게 사그라 들지 않았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정형외과를 찾았고 엑스레이와 초음파 결과 반월판 연골이 손상된 것 같다고

이야기 한뒤 무릎에 차 있던 물을 주사기로 빼는 응급처치를 진행했다.

확실히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난 뒤 한동안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그냥 참아볼까? 라고

생각도 했지만 10월달에 춘천마라톤에 나가야 했기에 원인을 명확 알아야 했다.

무릎통증의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MRI를 찍었다. 허리와 관련된 MRI는

몇번 찍어보았는데 무릎은 처음이였다. 이번에 알게된 것인데 무릎 MRI는 양쪽 무릎을 찍는 것이 아닌

한쪽 무릎만을 찍는다. 이 때문에 MRI 촬영비용은 2배로 들어간다. 아픈 무릎은 오른쪽이였지만

왼쪽 무릎고 미세한 먹먹함이 있어 함께 찍어보려고 했던 처음 계획을 물리고 아픈 무릎만을 촬영했다.

MRI 촬영 후 판독한 결과 우쯕 무릎 내측은 반월판 연골뼈가 두동강 나있었다.

부러진 연골뼈 하나는 위아래 무릎 연골 옆으로 삐쳐나와 있었고 나머지 한 조각은

앞 무릎 연골중간쯤에 위치해 있었다. 의사에게 도대체 난 가볍게 뛴 것 밖에 없는데

무슨 뼈가 찢어질 수 있냐고 문의를 했으나 의사는 퉁명스럽게 그럴 수도 있다는 답변으로

수많았던 궁금증을 일축시켜 보렸다. 그러고는 바로 수술을 해야 하니 수술 날짜를 잡기 위해

또 다시 1시간 가량을 기다려서 수술 상담을 받고 가라는 퉁명스러운 안내를 받았다.

항상 병원을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대학병원의 일반과의 경우는 친절과는 거리가 멀다.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친절하고 명확하게 안내해주면 좋으련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의사와 병원 시스템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

무릎이 아프면서 매일 5km정도 달리기를 했던 내 생활 패턴이 무너져 버렸다.

걷는 것 조차 조심스럽게 걸어야 했기 때문에 답답함은 더욱 심해졌다.

더 우울한 점은 수술을 하고 나면 인공연골뼈를 삽입해야 하는데 그 이후 달리기를

할 수 있을 지 없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내가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지장은 없지만

인생을 살면서 뜻밖에 찾아온 유일한 취미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깊어졌다.

우울감이 깊어지자 하루를 마무리 하는 글쓰기도.

맥주한잔에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보는 것도

아침마다 출근해 땀을 흘리고 기분좋게 샤워하는 것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난 아주 옛날 아주 게을렀던 과거로 돌아가

퇴근하면 쇼파에 누워 넷플릭스를 시청하며 쇼파에서 잠이 들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일상을 지내게 됐다

아프면 일상이 일상이 아닌게 된다.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비록 이번의 경우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하던 도중 다치게 된 거라 억울하긴 하지만 말이다.

11월에 수술을 받게 되는데 제발 그 이후로 무릎의 컨디션이 좋아져

다시 마라톤을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확실히 달리다 걷다보니 너무 답답하다.

새로운 곳의 경치를 바라보며 상기된 얼굴에 땀이 맺히는 경험을 다시 하고 싶다.

올해는 무릎을 이전과 같이 건강하게 되돌려 내는 것을 목표로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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