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정주행
이번 주말에는 비가 온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어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드라마를 정주행 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못봤던 <부부의 세계>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 무엇을 볼지 고민을 했었는데 잠시 틀어 놓았던 텔레비전에서 <우아한 친구들>이라는 드라마를 스쳐보다 보니 유사한 느낌의 드라마가 보고 싶어 <부부의 세계>을 선택하고 정주행에 들어 갔다.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정주행은 일요일 저녁 12시에 끝났다. 기본적으로 주말에는 새벽5-6시 정도에 일어나 저녁 12시까비 보다 보니 이론상으론 짧은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도 정주행을 할 수 있지만 <부부의 세계>는 한회당 1:20분 정도 하기 때문에 하루만에 정주행을 마무리 하는건 무리가 있었다.
이미 오래전 종영된 드라마 이기도 하고 종편에서 최고시청률 30%를 찍고 여러 패러디 까지 했던 명작드라마이기 때문에 줄거리나 내용을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드라마속의 이야기에서 내가 만약 그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솔직히 드라마를 전부 보고 나서는 이야기로 전해 들었던 것 처럼 더 자극적이라던가 파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다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아직까지 머리에 멤도는 것은 김선우의 아들로 나오는 준영이의 행동이자 심리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다.
극중의 준영이는 왜 아빠의 편을 들었을까?
물론 현실이라면 다를 거라 생각하지만 드라마속 전개로 보았을 때 준영이의 행동은 내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웠다.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난거? 그래서 뭐? 그게 뭐 어쨌는데?엄마를 배신한거지 나까진 아니야…
이혼하지마. 엄마가 아빠 한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
극 중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은 6회에서 이혼을 고백하는 엄마에게 이같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빌런’(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돌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으로 급부상했다. 시청자로서의 나 역시 이장면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엄마가 자신을 평상시에 학업등으로 옥죄고 함께 공감하는 일이 적었더라도 일방적이고 헌신적인 김선우의 사랑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 엄마의 상황과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은 본인만을 생각하는 듯한 일방적인 대답이 충격적이였던 것이다. 헌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이러한 행동이 정신건강학적으로 올바른 행동이라고 하니 마음이 더 심란할 뿐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6회에서 준영이의 문제의 발언이 외려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이혼가정 자녀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의 관계 파탄을 자신과의 관계 파탄으로 동일시하면서 괴로워한다”면서 “두 관계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준영이로서는 극복의 첫 단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준영이가 아빠 편을 든 이유
결과적으로 주말동안 정주행 했던 <부부의 세계> 재미있고 아주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드라마도 점점 퀄러티가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연출도 매울 훌륭했던 드라마였고 준영이의 행동과 같이 평상시 고민해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좀더 알아보고 싶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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