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 옳고 그름은 없다.
킹스맨을 보고나서 남한산성을 관람했다. 추석연휴 기간이라 그런지 어르신들도 극장을 많이 찾으신 것 같았다. 영등포 스타리움관에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거대한 스크린 때문인지 가운데 자리에 앉았음에도 맨 앞줄에서 보는 듯한 불편함을 감내하며 영화를 관람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본 소감은 재미는 별로지만 생각할 꺼리는 많은 영화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 같다.
1. 재미는 별로지만
<재미는 별로지만>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명랑과 같이 드라마틱한 전쟁신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적과 우리군의 항쟁을 통해 드라마틱한 전투신을 기대했던 관람객은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역사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승리한 전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이를 기반으로 하여 전투신이나 무언가 효과를 줄 수 있을 만한 연출은 없어도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뭐 소소하게 승리를 하는 장면이나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2. 생각할 꺼리가 많은 영화
<생각할 꺼리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느 입장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아서이다. 과거 젊은 시절에 이 영화를 봤다면 주화파의 입장에 있는 최명길(이병헌)은 역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우리나라는 항상 적에게 강인함과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투쟁하는 역사적 관점을 많이 듣기도 하고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성인이 된 지금 現 글로벌 정세를 포함해서 각국의 실질적 이익을 위한 전쟁이나 외교수단이 활성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존심을 위해 수많은 백성을 희생하고서라도 전쟁을 해야 한다는 척화파 김상헌(김윤식)의 주장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이 교차한다.
주화파 척화파
청을 대하는 조선의 자세 - 청과 싸워서 자존심을 지키자 VS 청을 구슬리면서 백성을 돌보자
척화파 김상헌(김윤식)
주화파 최명길(이병헌)
인조(박해일)
About Movie Story
견뎌 후일을 택할 것인가, 싸워 죽음을 택할 것인가
같은 충심, 다른 신념으로 맞선 두 신하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국 명의 쇠퇴와 청으로 이름을 바꾼 후금의 번성, 이어지는 청의 새로운 군신관계 요구와 이에 척화로 맞선 조선. 그로 인해 병자년 12월, 청이 조선을 침략하며 병자호란이 발발한다. 적이 기병을 앞세워 한양 인근까지 빠르게 진격해 오자 조선의 왕과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몸을 피하지만, 청의 대군에 둘러싸인 채 성 안에 고립된다. 추위와 굶주림, 적의 거센 압박과 무리한 요구, 그 안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채 치열하게 조선의 앞날을 논했던 남한산성에서의 47일(1636년 12월 14일-1637년 1월 30일)이 스크린에 처음으로 그려진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청의 굴욕적인 제안에 화친(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과 척화(화친하자는 논의를 배척함)로 나뉘어 첨예하게 맞서는 조정, 참담하게 생존을 모색했던 낱낱의 기록을 담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남한산성>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충심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달랐던 두 신하를 중심으로 한 팽팽한 구도 속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한층 드라마틱하게 완성되었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통해 후일을 도모하려 하는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 두 신하의 날카로운 논쟁과 갈등은 옳고 그름을 넘어서 ‘무엇이 지금 백성을 위한 선택인가’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던지며 380여 년이 흐른 현시대에도 공감할 수 있는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강대국의 압박에 무력한 조정과 고통받는 민초들의 모습을 보듬으며 당시의 절박하고 고단했던 나날 또한 묵묵하게 눌러 담아낸 <남한산성>은 나라의 운명이 갇힌 그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명분과 실리, 신념과 원칙을 논하고 백성과 나라의 앞날과 생존을 진심을 다해 갈구했던 우리의 이야기이다.
전반적인 나의 소감
영화를 보는 내내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어머님의 '아이고, 아이고'라는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가 복잡했다. 그동안 임진왜란,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에서는 어떻게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국가의 자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사적인물과 사건만을 보아오다가 실제 역사속 인물들의 입장에서 살펴본 <남한산성>을 보고 나서는 어떤 것이 맞고 틀리다를 구분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백성들은 계속되는 전쟁과 기근에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 임금의 밑에서 죽음을 당하나, 주인은 바뀌겠지만 목숨을 버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도 얼어붙은 강가를 안내하는 어부의 말이 아마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설명하는 대사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한가지이다. 병자호란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삼전도의 굴욕을 겪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삼전도의 굴욕의 상황이 발생되게 되면 선택을 해야 겠지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영화를 보고 나서 더욱 명확해진 생각이 '저와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사전에 대비하고, 예측해야지만 <남한산성>과 같은 비극이 대한민국의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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