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요약 : 워런버핏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부채를 활용한 투자에 또다시 경계감을 드러냈다. / 매일경제
버핏은 "많은 매니저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드물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레버리지는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버핏은 대형 자산을 많이 소유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은 경기 침체기에도 풍부한 현금 흐름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최근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에게 보내는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지난해 실적과 기업 운영 방침, 투자 방향 등을 설명했다.
버핏은 이번 연례 서한에서 투자에 부채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그는 "부채를 활용하는 투자는 러시안 룰렛과 같다. 자주 이기지만 때때로 죽는다"며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이 가진 것을 위험에 빠뜨리지도 않고,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버핏이 보여왔던 투자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버핏은 지난해 2월 발표한 주주 서한에서도 "부채를 활용한 주식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핏은 기본적으로 주식이 오를 타이밍은 알 수 없으며 좋은 종목을 보유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투자 원칙을 갖고 있다. 시간을 사는 것"이라며 "빚을 내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유하려 해도 일시적인 변동성으로 인해 포지션이 청산되는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PBR가 낮은 종목이라면 '빚 투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도 내비쳤다. 버핏은 "우리 재무제표에서 대부분 부채는 철도와 에너지 자회사에 있다. 자산 규모가 큰 기업들"이라며 "이들은 경기 침체기에도 풍부한 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PBR가 낮은 종목은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위기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라면 부채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버핏은 자신이 투자를 시작한 1942년을 예로 들며 장기 투자와 수수료 절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만약 1942년에 S&P500에 100만달러를 투자했다면, 세금이 없다면 2019년 53억달러가 돼 있다"며 "반면 1%만 매니저나 컨설턴트에게 수수료로 지불했다면 손에 쥐는 금액은 26억5000만달러가 돼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만약 위험 회피를 위해 금에 투자했다면 같은 기간 미국 사업에 투자한 데 비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에 투자한 주주에게 "나무는 잊고 숲을 봐 달라"고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는 경영권 지분과 상장사 소수 지분, 경영권 공동 투자, 현금성 자산, 보험산업 등 5개 큰 숲으로 구성돼 있다"며 "개별 숲 안에 있는 나무보다는 숲 전체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특히 현금 흐름이 큰 보험사업 특성이 나머지 숲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크셔해서웨이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투자자가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는 풀이다. 버핏은 또 지난해에는 2017년에 비해 세후 이익이 47% 증가했다며 법인세 절감으로 인한 효과가 컸다고 진단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위치한 지주회사로, 보험과 철도, 에너지 등 여러 산업군에 걸쳐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버크셔해서웨이를 더욱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이다. 버핏은 매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을 쓰며 시장과 투자에 대한 관점 등을 설명한다. 세계적인 투자 구루로 꼽히는 버핏이기에 많은 투자자가 버핏의 서한을 참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