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골든아워 1(★★★★)

일상/도서리뷰|2018. 11. 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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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냉혹한 한국 사회 현실에서 업(業)의 본질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각자가 선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 치다 깨져나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흔적이다. - 12 페이지 - "

한국의사중에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이국종교수' 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얼마전 국감에서도 나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외상센터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면서 한국사회의 시스템의 변화를 이뤄내고자 고군분투하는 그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 기사,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으로 구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보다 지금 대한민국의 '외상센터'는 이국종교수의 바램대로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골든아워>를 읽고 나서 10년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지금의 현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아니, 놀라기도 하고 당연하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국종 교수가 왜 그렇게 답답해하고 분노를 느끼는지도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단 이국종교수가 속한 외상센터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직장, 노동계, 정부 등 수많은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정교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각 단계별로 담당자가 있고 다양한 이슈를 관할하는 책임자도 존재합니다. 다만 과거에 구축해 놓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유연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 분담형 시스템입니다. 그러다 보니 답답하고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이 늘 반복되어 왔습니다.

이런 비효율적 시스템이 대한민국 각각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기존의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지만 워낙 견고한 시스템으로 인해 소수의 의견은 말살되거나 아웃사이더로 찍혀 조직의 다수의 사람들에게 눈총과 함께 별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치부받곤 합니다. 그저 너무나 당연스럽게 변화되어야 하는 사항을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 조직에 낙인 찍히고 다른 구성원들과 협업하지 못하고 '별난사람'으로 치부를 받게 되니 얼마나 견고한 시스템입니까?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옳은 것을 주장하며 굽히지 않는다. 안 될 경우를 걱정할 것 없다. 정 안되면 다시 배를 타러 나가면 그 뿐이다..... 나쁜 보직을 감수할 자세만 되어 있으면 굳이 타협할 필요가 없다. 원칙에서 벗어나게 될 상황에 밀려 해임되면 그만하는 것이 낫다....그것은 단순한 논리였다. -회귀 41페이지-"

아마 대한민국의 비효율적인 정교화된 시스템은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발생되는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옳은 것을 주장하면 낙인과 눈총을 받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작은 일이라도 맡으며 어떻게든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작은 것이라도 노력하면 되지만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일만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매뉴얼안에서만 업무를 처리하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원칙과 최선보다는 그저 시키는대로 일을 하는 그래서 지금 자신의 자리만 보존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무서운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성과 원칙, 교과서적인 알고리즘을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 그 시스템을 받쳐줄 수 있는 규모의 센터, 민간과 군이하나가 되는 의료체계.... 그 안에서는 환자들이 살아났다. ' 이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해야겠다'.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남루한 시작 15페이지 -

흔히 우리는 벤치마킹을 많이 합니다. 선진 나라, 기업에서 성공한 케이스를 조사하고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많은 돈을 들려 알아보지만 정작 실제로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하면 인력, 비용이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배우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조사까지 하고 어떤 부분을 적용하면 효율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는지 알면서도 바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때문입니다. 인력, 비용, 환경이 우리 사정과 맞지 않다는.... 도대체 언제 맞게 될까요? 이런 부분들은..

"조직은 몇몇 사람의 힘으로 끌려가서는 안 되며 누가 그 자리에 오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진리이나 이것만큼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은 없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특히 특정한 오너(owner)가 없는 대부분의 공조직이나 학교와 같은 조직에서 업무를 추진하거나 정책방향을 밀어붙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 추진력은 해당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열정'에서부터 나온다.모든 정책 추진에 있어 완성도는 담당자 개개인의 업무 능력에 좌우되고, 이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정책 결정권자가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완성된다. 모두가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야만 책임 소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나비효과 129페이지 - "

"왜 일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갈등이 생기고 조직에서 힘들어지는 것인지, 우리는 서로 한탄했다. - 내부의 적 39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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