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닥쳐야 알 수 있는 일이지, 평소에 관심가지기 어려워요

일상/다양한이야기|2018. 1. 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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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한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다 후배가 한 말입니다.

"자신에게 닥쳐야 알 수 있는 일이지, 평소에 관심가지기 어려워요"

저는 평소에 친한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저 또한 잘난 것도 없는데 잔소리를 하니 참 쑥스러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했고 깨달은 것을 친한 후배들은 조금더 일찍 알았으면 해서입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는 잔소리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업무적인 것부터, 재무적인, 건강적인 부분까지... 이렇게 잔소리를 한차례 쏟아 붓고 나서 후배들이 빠르게 실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또 다시 다그치듯 잔소리를 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니 제가 뭐라고 성인인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했는지 쩝 ;; 그렇게 잔소리를 하면서 정작 저는 맥주를 완전히 끊지도 못하는데 말입니다)

그동안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한 것은 "이 친구는 나랑 친하고 착한 친구니까 잘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생각해보시면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그렇게 잔소리를 하는 것은 부모님이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 중 좋지 않거나, 실수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자식들이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 또한 비슷한 이유 때문에 친한 후배들에게 잔소리를 했던 것이죠.

"자신에게 닥쳐야 알 수 있는 일이지, 평소에 관심가지기 어려워요"라는 후배의 말이 오늘 뇌리에 오래 남아았는 이유는 얼마전 보았던 [알쓸신잡]에서 유시민이 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지막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나는 멘토가 되기 싫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 보고 스스로 깨닫고 배우면 되지만
멘토는 그 사람의  인생까지 책임져야 한다. 나는 누군가를 책임지지 못할 뿐더라 그럴 역량도 되지 않는다"


그동안 저는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저 자신이 올바른 가치 아래 성장해서 친한 사람들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좀 더 자유롭게 본인의 생각을 펼칠 수 있고, 틀안에 갇혀서 살지 않고,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유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동안 제가 멘토라는 개념을 조금은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녹색창에 검색해본 멘토의 개념은 아래와 같습니다.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로 쓰이는 말.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 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동안 멘토는 왕자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즉, 멘토는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이다.
멘토의 상대자를 맨티(mentee) 또는 멘토리(mentoree), 프로테제(Protege)라 한다.


멘토의 개념에서 살펴보면 멘토는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돌보아 주는 사람이며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고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멘토의 개념은 가볍게 생각한 것이 맞았습니다. 저는 제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기도 버거운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역량은 더 더욱 갖추지 못했습니다.

참고로 오늘 후배가 한 말에 상처를 받아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2018년이 되어 한살을 더 먹다 보니 조금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고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이 과연 올바른지를 꼽씹어 보다가 내린 결론입니다.

가족, 배우자. 연인이라면 모를까 친하다는 이유로 다른 이의 인생을 이끌어주고 조언 해준다는 것은 역량이 부족한 저로서는 너무 성급한 오지랖이지 싶습니다. 앞으로는 그저 열심히 하는 사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모습을 통해 후배들이 스스로 변화하려는 목표가 생길 수 있게 저 자신의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후배가 이야기 한 "자신에게 닥쳐야 알 수 있는 일이지, 평소에 관심가지기 어려워요"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닥치지도 않은 상황을 사전에 그렇게 잔소리를 했으니 행동으로 실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스스로 경험해 보고 깨달았던 것들인데 친구들의 인생까지 간섭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이 되는 1월 4일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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