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0 경제기사 공부하기

반응형

'朴 파면' 영향 미미했다
[환율마감]원·달러 환율 하락 마감…1157.4원(-0.7원)
국제유가, 50달러 하회…“산유국 경각심 살리는 계기 될 것”

[경영일반] 미국엔 손 내밀고 한국만 손보는 中…사드 `이중 플레이`

◆ 레이더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장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강대강' 대결로 치닫던 G2(주요 2개국)의 갈등이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중국에 대해 통상 압력을 가해 온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중국과 북한에 대해 외교적 압박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복잡한 내부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유화책으로 전환하고, 대신 한국을 집중 타깃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과 직접 대결은 피하는 대신에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카드로 활용할 의도를 내비치며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사드 조기 배치,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사이에서 외교적 주도권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중국의 전략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추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검토 등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오던 중국이 유화책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첫 번째 대책이 미·중 정상회담 조기 추진이다. 무역을 둘러싼 통상 갈등, 북한을 둘러싼 외교 갈등으로 미·중 정상회담은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이 최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미국에 급파해 정상회담을 서둘렀다. 미국에 맞서는 것이 위신을 세울 수는 있으나 대결 국면이 장기화하면 중국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 번째 방안은 트럼프그룹이 요청한 상표권 등록을 이례적으로 신속 처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화해 무드를 조성해 회담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지난 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 배치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예전에 비해 표현의 수위가 누그러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현재 양회가 진행 중이고 하반기에는 공산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미·중 관계 안정과 외교적 성과가 절박한 시점이다.

중국은 또 미국과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러시아와의 공조 강화를 통해 간접적인 실력 행사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해 북·중 우호관계를 회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 개발, 방공 레이더 공동 운용, 항공모함 등 양국 해군함정에 상호 정박지 제공 등을 통해 동북아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문제는 한국이다. 중국은 직접 상대하기 버거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만만한 한국을 미·중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사드 배치의 당사자인 미국이 아닌 사드 용지를 제공한 동맹국 한국 때리기에 집중함으로써 중국의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에 직접 보복 조치를 가할 경우 미국의 반격은 중국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당하기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 조치에 대해 한국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미국은 물밑에서 중국을 향해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못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만 보복 조치를 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비난도 일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 대해 보복 조치를 가한다고 해서 사드 배치가 철회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9일 사평에서 "미국은 사드 한반도 배치를 처음 추진했고, 가장 큰 지지자"라며 미국에 대해서도 사드 보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나 이어 "미국에 대해서는 경제 제재가 통하지 않거나 오히려 중국에 불리할 수 있다"면서 "사드의 목적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 억제에 있는 만큼 중국의 핵 위협력을 증강해 이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는 9일 중국 내 한국에 대한 비난과 롯데 제품 불매 운동 확산에 대해 일부 중국인들은 이를 '애국'이 아닌 '국수주의'로 보면서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인터넷상에는 "왜 우리가 롯데를 보이콧하느냐.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는 데 사용할 것인데 왜 우리는 미국을 보이콧하지 않는가"라는 내용의 글도 부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 차원에서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를 천명했던 만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통 큰' 담판이 이뤄질 때까지는 한국에 대한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미국으로부터 통상, 대북, 남중국해, 안보 등의 분야에서 모종의 성과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용인하고 보복 조치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를 방조한 중국에 대한 비난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니케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지난 5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백악관이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방안, 김정은 정권 교체 방안,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 등을 모두 논의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만큼 느슨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 대북 정책과는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우리는 지금 이성적인 사람을 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거나, 명확하게 사고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먼저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백악관은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서 목격했듯이 사드 배치는 한국 방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외교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한미 동맹보다 한중 관계를 더 중시하거나,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를 한일 역사 문제 갈등으로 약화시키는 정치인들의 발언은 미국과의 대북 정책 공조를 어렵게 하고 북핵 문제 해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한·미·중 3각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안 가운데 미·중 제로섬 관계에 있는 사안이 한국을 어렵게 한다"며 "안보와 경제의 선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안보가 우선해야 하고 사드 배치가 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신 전 대사는 한·미·중 3자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시도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 대 정부를 넘어 반관반민의 트랙 1.5 또는 민간끼리의 트랙 2의 소통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중국의 사드 보복은 과거 일본·대만 사례와 비교할 때 '상징적 조치'에 가깝다며 이는 사드 배치와 한중 관계를 두고 중국이 가진 '전략적 딜레마'를 보여주며 한국 외교는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중간재가 아니라 완제품과 여행객 등 '보여주기 좋은' 조치들에 국한되어 있다"며 "중국 역시 한국의 여론이 반중으로 흘러 한국 정부가 일본처럼 미국 쪽으로 완전히 기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사드보다 중국에 더 큰 전략적 손실"이라고 분석했다.

[경영일반] 8월부터 논스톱 고속철…서울~부산 2시간내 도착

8월부터 논스톱 고속철…서울~부산 2시간내 도착

용산~광주 85분내 주파…수익성 고려 日1~2회 편성
1회 정차 열차도 운행하고 일반열차 환승시간도 줄여

KTX·SRT 무정차 도입

부산 서면에 사는 김 모씨(68)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다. 과거 서울대병원에 기부한 인연으로 정밀검진을 저렴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김씨가 서울에 올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KTX다. 아무래도 자가용을 타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행기를 타자니 김포공항에서 서울대병원까지 1시간가량 걸리는 것이 문제다.

김씨는 "KTX가 가장 빠르긴 하지만 중간에 서는 역이 많아 모든 이동 시간을 더하면 3시간 정도 걸린다"면서 "병원 예약 시간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정차역을 줄이고 빠르게 이동한다면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르면 오는 8월부터 김씨처럼 서울과 부산을 자주 왕복하는 승객은 2시간 이내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KTXSRT(수서발 고속철)가 종점까지 이동할 때 중간에 서지 않는 무정차 고속철을 대폭 도입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9일 선로배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고속철 운영 계획을 확정했다. 무정차 고속철을 도입하면 김씨처럼 예약 시간을 고속철 도착 시간에 자유롭게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무정차 고속철은 목적지까지 한번에 가면서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하지만 중간에 내리는 승객이 타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하루에 많이 편성해도 서울~부산은 1~2회만 할 수 있어 정해진 이용 시간에 맞출 수 없으면 아예 다른 시간대에 타는 것이 낫다.

한마디로 김씨처럼 예약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무정차 고속철 이용 시간에 맞춰 예약하면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역(수서역)에서 부산역까지 2~7개 역을 정차하면 2시간15분~2시간48분가량 걸린다. 하지만 무정차로 서울~부산을 주파하면 2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고속철 호남선 용산역~광주송정역은 1시간25분 이내로 주파할 수 있다. 현재 서울~광주송정역 이동 시간은 몇 곳을 정차하느냐에 따라 1시간30분~1시간50분가량 걸린다.

주종완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국토부는 여러 노선을 유연하게 만들어 다양한 승객 수요를 소화할 수 있게 기본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8월까지 코레일과 SR의 노선 계획을 받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속철 이용객 가운데 대전역·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앞으로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경부선 서울~부산 구간은 대전역·동대구역을 한꺼번에 모두 정차하도록 설계했으나 한 곳만 서고 종점까지 가는 '1회 정차 열차'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서울역~대전역, 서울역~동대구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무정차 고속철'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부는 3개 이하 역에서 정차하는 고속철 노선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20%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인 고속철 편성 시간과 편수는 8월까지 수요 조사를 거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과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갈아타는 승객들도 이동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고속철이 직접 닿지 않는 지역은 환승 대기 시간을 20분 수준으로 낮춰 지하철처럼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무궁화호·새마을호 시간과 고속철 도착 시간이 맞지 않으면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아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속철이 지연 도착할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환승 대기 시간은 20분이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 안에 환승할 수 있는 고속철 비중을 70%로 높이고 내년부터는 이를 점차 높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고속철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 국내선 비행기와 본격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할 경우 비행기를 타면 비행 시간은 50분 정도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김포공항까지 갈 때 길이 막히면 1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어 앞으로 국내선 비행기를 KTX가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KTX는 서울~부산 구간은 무정차 고속철을 타면 2시간가량 걸리는 반면 서울역·용산역·수서역 등에선 승객 수요가 가장 많은 종로·강남·여의도 등까지 20분 내로 이동할 수 있어 실질 소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 6개역 몰린 日시부야…역·빌딩·거리 통합개발 `亞 타임스스퀘어`로

◆ '도시 르네상스' 열자 ② ◆

하루 300만명이 모이는 일본 도쿄 최대 역세권이자 번화가인 시부야의 `스크램블 크로싱(교차로)`과 빌딩숲의 모습.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고층복합빌딩 및 역사 정리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제공 = 리처드 슈나이더]

지난달 중순께 오전 8시, 일본 시부야의 상징인 '스크램블 크로싱(교차로)'. 사람들이 동시에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출근족들이다. 총 10개의 지하철, 국철, 공항철도가 만나는 도쿄 최고의 역세권다운 장면이다. 역에서 나온 사람들은 1분30초마다 신호가 바뀌며 가로, 세로, 대각선 어느 방향으로도 질서정연하게 길을 건널 수 있는 '스크램블 크로싱'을 통해 자신의 출근지로 향한다. 하루 유동인구 300만명, 명동의 2배에 이르는 시부야의 출근시간치곤 크게 복잡한 느낌이 없다. 10년 전 시부야를 찾았을 때보다 인파가 덜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이유는 역의 효율적 활용에 있다. 10개 노선이 겹치는 만큼 과거에는 불편함이 매우 컸다. 노선을 갈아타려면 한참을 걸어가거나 층과 층 사이를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출구로 나가는 이동거리도 지나치게 길고, 몇 번씩 길을 건너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새 달라졌다. 민간 기업으로 부동산 및 철도 개발 사업이 주력인 도큐부동산이 국철 운영 공공기업인 JR, 지하철을 운행하는 도쿄메트로를 이끌고 진행한 개발 프로젝트 덕분이다.

도큐는 시부야에서 철도, 유통, 부동산 등을 두루 영위하는 이 지역 맹주다. 1979년 탄생한 시부야109라는 쇼핑몰에 이어 2000년 마크시티, 2001년 세룰리안타워 등을 잇달아 세우고 도큐백화점 등을 넣어 유통까지 장악하고 있다. 2012년엔 히카리에라는 상업·업무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었다. 현재도 시부야 개발은 진행 중이다. 역 바로 앞인 도겐자카1초메 구역엔 높이 110m 건물이, 역 바로 앞에는 시부야 최대 규모인 47층, 230m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이 올라가게 된다. 시부야역 사쿠라가오가쿠치 지역 앞에는 180m 높이의 창업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복합건물이, 역 남쪽에는 과거 도요코선 플랫폼으로 쓰이던 땅 위에 역시 복합빌딩이 180m 높이로 들어설 예정이다.

도큐는 시부야역 일대 개발을 위해서는 복잡하게 흩어진 역 노선과 동선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부야는 교통의 요지이지만 6개 역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다. 버스터미널까지 각각 사업자가 다르다 보니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연결이 복잡하고 불편했다. 개발사업을 총괄한 오타 마사후미 도큐부동산 개발사업부장은 "지하철과 국철 등을 통합·연결해 편의성을 도모함으로써 초대형 역세권의 기능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데서 사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도큐는 도쿄메트로, JR를 비롯해 시부야구, 전문가들이 함께 들어가는 위원회를 발족했다. JR는 우리나라의 코레일과 같은 국철이고, 도쿄메트로는 서울메트로와 비슷하다. 민간 디벨로퍼가 기치를 들고 시와 중앙정부 산하 기관을 끌어들여 지역 개발에 나섰다는 점 자체가 일단 파격적이다.

우선 시부야역을 지나가는 노선 중 가장 길이가 길어 골칫거리였던 사이쿄선의 경우 비는 철로 한 곳을 찾아내 이전시켜 역사를 좀 더 콤팩트하게 만들었다. 이동 동선이 짧아져 편리해졌다는 평가다. 역사 내 2층에 일본 국철인 JR가 있고 3층에는 긴자선이 있는데 갈아타려면 이동이 짜증 난다는 사람들의 비판을 받아들여 이를 개선하는 작업도 마무리했다.

도큐는 이어 시부야 일대에 개발하는 모든 건물과 복합시설을 역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하고 있다. 건물과 건물 간 이동 역시 물 흐르듯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의 구 크기의 거대한 지역에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10개의 철도 노선과 그 주변에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이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진짜 역세권 개발'의 모범 사례다.

다만 역과 고층 빌딩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들고, 이는 용적률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도큐는 놓치지 않았다. 시부야구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 도큐가 보유한 땅이 있었다. 역과 거리도 멀고 개발 효율성도 다소 떨어졌다. 도큐는 과감하게 이 땅을 하천 개발을 통한 공원 조성을 위해 내놨다. 800%였던 중심부 용적률을 1300%까지 높이는 데 핵심이 됐다. 한국의 통상적인 기부채납과는 차원이 다른 유연성이다. 한국은 동일 지역 용지를 내놔야 기부채납으로 인정받는다. 오타 부장은 "하천 용지라서 어차피 용적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곳이었다"며 "이를 포기하는 대신 다른 좋은 땅의 용적률을 높이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도쿄도가 인정한 또 다른 도큐의 기부채납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지구라는 시부야의 특성을 활용한 용적률 상향이 이뤄졌다. 상업과 오피스 복합빌딩 히카리에의 경우 8층을 아예 지역 주민과 젊은이들이 쓸 수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만들었고, 시부야 일대가 과거 지진에 취약했던 지역임을 감안해 강력한 내진설계를 통해 추가 용적률을 받아냈다.

도큐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시부야를 미국의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외국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부야를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도큐철도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큐가 보유한 게이큐선은 하네다공항에서 시부야 인근 시나가와역까지는 연결하지만 시부야로 바로 들어오지는 못해서 한 차례 환승해야 한다. 환승 자체도 불편하지만 시간도 20분가량 더 걸린다. 이를 게이큐선을 통해 시부야까지 연결하게 되면 공항에서 시부야까지 들어오는 시간이 현재 지하철 기준 40~50분에서 30분 내로 단축될 수 있다. 

[부동산강남역, 20년째 유동인구 최다, 활력지수는 서래마을보다 낮아

역따로, 빌딩따로 개발…교통요지 장점 못살려
초대형건물 삼성타운…지역과 연계개발 못해


◆ '도시 르네상스' 열자 ② ◆

주변 지역과 연계되지 못한 채 외딴섬처럼 고립된 삼성 서초사옥. [김호영 기자]

"강남역이 서울에선 가장 번화한 곳 아닌가요. 그런데 (지하도로에 들어오니) 길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30분을 헤맸는데 나중에 보니까 10분이면 올 거리였더라고요." 한국에 관광 온 싱가포르인 저우쥐링 씨는 서울 강남역에 왔다가 지하도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맸다. 강남역 지하도 상가 길이 미로 같아 방향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남역 일대를 스쳐 가는 사람은 하루 100만여 명(강남구 자료)에 이른다. 서울 인구 10명 중 1명은 매일 이곳을 지나간다. 최근 발표된 '2016 서울 대중교통 이용 현황' 조사에서 강남역은 이용자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으로도 꼽혔다. 하루 평균 19만9596명이 이용했다. 20년째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강남역이 외국인들에게 주는 첫인상은 상당히 불편하다. '강남역에서 길을 잃었다'는 저우쥐링 씨의 얘기는 이곳을 처음 나갔던 한국 사람조차 충분히 경험하는 일이다. 테헤란로에 거대한 오피스 빌딩 군락이 만들어졌지만 바로 한 블록 뒤만 들어가도 유흥가와 소규모 점포가 난립해 있고, 이면 도로가 구불구불 이어진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강남역은 지하상가를 제외하고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보행 전용 쇼핑몰도 없다"며 "상하이 난징루, 싱가포르 오차드 로드, 도쿄 긴자 거리 같은 상징 가로도 없다"고 설명했다.

강남역은 1982년 12월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본격적인 확장이 시작됐다. 이곳을 중심으로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개발이 본격화했다.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로 영동(永東)이라 불리던 지역이 반세기 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됐지만 통합 개발의 개념조차 없었다.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인 강남역 일대지만 공간의 활력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 따르면 강남역의 '거리 활력지수'는 신촌, 서래마을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 활력지수'란 사람이 모이는 정도(보행량)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활동 유형, 활동 시간 등을 통합해 100점 만점으로 산출하는 것이다.

강남역 일대의 평균 활력지수는 16.5점에 불과했다. 여유 공간이 거의 없는 테헤란로 5길의 이면 도로는 활력지수가 0점이었다. 반면 서래마을의 평균 활력지수는 57.3점, 신촌 일대는 35.5점이었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통합적인 마스터플랜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실내 공간과 이동하는 공간이 분절된 극단적인 사례가 강남역"이라며 "메인 거리다운 시원시원함도, 작은 소로의 아기자기한 재미도 없어서 유동인구가 모두 흘러나간다"고 말했다.

물론 강남역이 마스터플랜에 따른 통합 개발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준공된 삼성 서초사옥 건설은 강남역 일대를 크게 바꿀 좋은 기회였지만 초고층 업무빌딩과 아파트 몇 개 동을 지은 '삼성타운'으로 끝났다. 주변지역과 연계된 타운형 개발에 실패했다.

건설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초 삼성이나 서초구청도 강남역 일대와 연계된 복합개발을 추진했지만 반재벌 정서에 부딪혀 좌초됐다"며 "삼성 사옥에 과감히 규제 완화를 제공하고 개발 이익을 강남역 일대 정비로 환원했다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입주현장 NOW] 의정부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정류장·학교 가깝고 실내체육관까지 갖춰
민락2지구 첫 중견사 단지, 잔금 납부율 98% 넘겨…도로·상업지구 조성 호재

대형 실내체육관을 갖춘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단지 전경. [사진 제공 = 금강주택] "안녕하세요, 그저께 이사왔는데 실내체육관은 언제부터 이용할 수 있나요?" 9일 찾은 경기도 의정부 민락2지구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입주지원센터에는 평일 오후에도 커뮤니티시설 이용 문의가 줄을 이었다. 한편에서는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아파트 현수막 너머로 지게차 한 대가 5층으로 사다리를 걸친 채 짐을 올리고 있었다. '봄 이사' 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다.

'똑딱똑딱' 공사 소리가 한창인 민락2지구에서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는 중견 건설사가 처음 집들이한 단지다. 서울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에서 버스로 20분 안에 도착한 민락2지구는 곳곳에서 공사 마무리 현장의 부산함과 아늑한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졌다.

민락2지구는 2006년께 의정부시가 미군 용지 이전 논의에 맞춰 시 전체적인 차원에서 개발을 시작한 택지지구다. 민락·낙양동 262만여 ㎡ 땅에 2020년까지 1만6000여 가구(인구 4만4400여 명)를 새로 맞아들일 예정이다. 민간 분양으로는 대우건설이 '의정부민락푸르지오'(2015년 7월 입주)를 2013년 처음 분양했고, 2014년 금강주택이 중견사로는 가장 먼저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를 공급했다. 지난해 12월 말 입주를 시작한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입주자들은 단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가성비'를 꼽는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초기 분양이지만 알찬 커뮤니티시설을 갖췄고 입주 시점에 맞춰 교육·교통·생활 인프라도 완성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날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로 이사 온 전단비 씨(35)는 "서울 도봉구로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인데 간선급행버스(BRT)를 타면 도봉산역까지 20분 안으로 갈 수 있는 반면 분양가는 낮은 편이라 입주를 결정했다"며 "다른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와 달리 입주 시점에 단지 안팎 시설물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실수요자로서 이사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로 입주지정기간이 끝났지만 이달에도 실수요자들 매매·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입주지원센터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통상 입주지정기간 입주율이 50~80% 선이지만 이 단지의 경우(지난해 12월~올해 2월 말) 90% 선이었고 실입주 여부를 파악하는 지표인 '입주기간 중 잔금 납부율'도 다른 곳(80% 선)보다 높은 98%였다"고 말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용 84㎡형 매매가격이 2억8700만~2억9500만원 선으로 인근 단지보다 3000만원가량 낮으면서 교통 여건(BRT정류장)이 좋다 보니 의정부 외에도 서울 북부지역에 직장을 둔 30·40대 부부들이 주로 문의해 온다"며 "앞으로 남은 호재도 가시화하면 시세가 오르리라는 기대감도 섞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개발 논의가 나온 지 10년여가 지난 지금 민락2지구 일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거듭 변신하는 중이다. 분양이 한창이던 2014년 이후 개발계획 '공약'은 입주에 때맞춰 현실화하고 있다. 교육시설로는 단지 정문에서 바로 보이는 송산초등학교가 2015년 3월 문을 열었다. 인근 '라트(LOT)어린이집'도 원생들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농구장 탁구장, 피트니스 센터 등을 갖춘 단지 실내체육관 내부. [사진제공 = 금강주택] '땅 위의 지하철'로 통하는 BRT는 2015년 초부터 단지 정문 정류장을 오가는 중이다. 서울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과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단지 등을 노선으로 둔 이 BRT는 민락2지구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입주 시점에 맞춰 코스트코와 이마트 등 할인점과 영화관 메가박스도 개장해 운영 중이다.

단지가 들어선 민락2지구 일대에서는 지난해 국도3호선 우회도로가 개통했고 올해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추가로 개통될 예정이다. 기존 송산·민락초, 송양중, 송현고 외에 학교와 도서관 등이 문을 열 예정이다. 단지 남서쪽에서는 카페와 학원 등이 들어서는 중심상업지구가 추가로 조성 중이다.

단지 내부 구성도 알차다. 지하 1층~지상 26층에 8개동, 전용 60~84㎡형 총 716가구로 구성됐고 의정부에서 보기 힘든 대형 커뮤니티가 들어섰다. 60여 m 조깅트랙과 농구장, 탁구장, 배드민턴장 등을 갖춘 실내체육관을 비롯해 피트니스센터와 실내골프연습장 등도 별도로 만들어졌다. 방 3개와 거실이 일렬로 배치된 4베이(bay) 평면 설계로 일조권과 개방감을 강조했다. 3인 이상 가족을 염두에 둔 전용면적 84㎡형은 주방 옆에 알파룸(추가 공간)을 만들고 안방에는 드레스룸을 들였다. 방마다 난방 비용을 아낄 수 있도록 디지털 온도조절기도 설치했다. 

반응형

댓글()